한인 공동체의 큰 별, 전 감독 김해종 목사 소천

전 연합감리교회 감독인 김해종 목사가 숙환으로 11월 3일, 향년 85세의 나이로 소천했다.

김해종 목사는 1935년 광주에서 출생하여, 한국전쟁 중 기독교인이 되었고, 17세에는 미 해병대 군목의 설교를 한국인들에게 통역하며,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았다.

김 목사는 1961년 감신대를 졸업한 후 도미해, 1964년 오하이오 감리교 신학교(MTSO)에서 목회학 석사 학위를 받고, 북뉴저지 연회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그는 한인연합감리교회 전국연합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1980-1992년에는 연합감리교회의 총회 대의원으로 섬겼다.

또한 1984년에는 북뉴저지 연회의 지역감리사로 임명되었는데, 이는 연합감리교 사상 최초의 한인 감리사였으며, 1992년 7월 동북부 지역총회에서 감독으로 피선될 때까지 감리사로 섬기며 한인 교회를 위해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쏟았다. 그는 뉴욕 서부 연회(1992-2000년)와 서펜실베니아 연회(2000-2004년)의 주재 감독으로 섬기다가 2004년 은퇴했다.

김 목사는 영욕의 이민 1세대 목사로  많은 공과가 있지만, 그중 한국 이민자들을 돌보며 한인 교회 개척에 보인 남다른 열정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는 뉴저지에 뉴저지연합교회를 비롯한 최초의 한인 교회를 개척했고, 15개의 한인 교회 개척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제공하며 자신의 꿈과 소명을 실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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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종 목사가 마지막으로 감독으로 재임하던 서펜실베니아 연회에서, 2001년 4월 15일 교회의 개척 예배를 드리고 사역을 시작했던 최상공 목사는 김 목사를 이렇게 회상했다.

“난 그분만큼 한인교회 개척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분은 한인 이민 교회의 선구자였고, 그분과의 인연으로 인해 나도 한인 교회 개척에 참여하는 보람과 영광 그리고 고난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분은 나에게는 축복이었고, 오늘의 나를 있게 한 힘이 되셨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민 1세대가 황무지와 같은 미국 땅에 정착할 수 있도록 영적인 안식처인 교회를 개척하고, 성장과 부흥을 통한 자립에도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셨던 큰 리더쉽을 발휘한 분이다. 한마디로, 교회를 개척으로 끝내신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 감독과 감리사 및 GBGM을 통해 한인 교회가 자라고, 열매 맺을 수 있도록 헌신적인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분이다. 그분의 교회를 향한 사랑과 희생정신은 이민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교회 안팎으로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지도력을 발휘하던 김 전 감독에게 2005년 1월에 제기된 교회 재판은 큰 아픔이었고, 시련이었다.

자세한 소송 내용은 연합감리교 장정에 의거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시 총감독회 회장이었던 피터 위버 감독은 2005년 8월 30일 김해종 감독이 감독직을 내려놓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고, 김 감독은 2005년 9월 1일부로 연합감리교 감독직을 사직하고, 2008년 7월 알파인커뮤니티 교회의 목사로 사역을 재개했다.

사진 제공, 뉴저지연합교회.사진 제공, 뉴저지연합교회. 

뉴욕 플러싱제일교회의 김정호 목사는 김해종 목사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내가 젊어서는 김 감독과 이민 1세들의 연합회 활동을 편파적이고 고상하지 못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그는 한인 이민 교회의 개척자(trailblazer)셨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비난도 많았지만, 끊임없이 한인교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헌신하셨다. 우리는 그들의 노력을 잊고 산다. 하지만 그와 그 세대 목회자들이 없었다면 연합감리교회가 한인 교회나 한인 목회자를 귀하게 여기고 그들의 사역을 존중할 수 있었을까? 김해종 목사의 별세로 이민 1세대는 종언을 고했다. 우리 시대의 개척자가 사라졌다. 하지만 그들의 헌신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광진 목사는 김해종 목사가 자신의 사역 롤모델이었다고 말하고, 김해종 목사를 한인 이민사의 선구자라고 칭송하며, 그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배웠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6.25 한국전쟁 시절 한 미군의 슈사인보이를 했다. 김 목사가 감독으로 피선되어 뉴욕 서부 연회에 감독으로 사역을 시작한 후 그는 첫 연회에 자신에게 구두를 닦게 했던 미군 병사를 초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감사하다. 애굽에서 하우스보이 노릇을 하던 요셉이 결국 애굽을 살리고, 애굽의 국무총리가 된 것처럼, 하나님은 슈샤인보이였던 나를 이곳 미국으로 불러 연합감리교 감독으로 세우셨다.’ 김 목사의 말처럼 하나님은 그를 이 미국 땅으로 부르시어, 미연합감리교회의 지도자로 세우시고, 한민족을 살리는 지도자로 세우셨다. 이것이 내가 김 목사를 통해 배운 하나님의 은혜다.”

연합감리교회에 속한 모든 한인 목회자와 한인교회를 대표하는 한인총회의 회장 류재덕 목사는 자신은 김해종 목사와 나이 차이가 많아 가까이 지내지는 못했지만, 그분의 정신적 유산과 업적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연합감리교회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선두에서 많은 역할을 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김 목사와 그분 세대의 개척자 정신과 리더쉽 없이 한인 목회자들이 연합감리교회 안에서 지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며, 우리는 그 점을 우리가 잊어서는 안된다.”

위스컨신 연회를 주재하는 정희수 감독은 김해종 목사의 소천 소식에 애도의 마음을 전하며 연합감리교뉴스에 이렇게 전했다.

"연합감리교회와 한인공동체는 전 감독 김해종 목사님의 소천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갖습니다. 먼저 김 목사님이 가신 리더십과 공로 그리고 한인연합감리교회를 향한 그분의 선구적인 헌신과 열정을 기억하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순례길과 같은 리더십 여정 속에 수많은 갈등과 고독을 견뎌야 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믿음으로 그 길을 여기까지 걸어오셨고, 이제 뭇 증인들과 함께 거룩한 반열에 합류하셨으니 주님의 전능하신 손에 의지하여 작별하며 기도합니다. 또한 짧은 기간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은 유족들에게 주님의 위로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가족과 모든 친지분들에게도 부활하신 주님의 임재가 함께 하시길 빕니다. 김 목사님이 사랑하고 염려하였던 한인 교회들을 위해 여전히 중보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한마음으로 연합감리교회를 사랑하고 섬기라 하신 부탁을 기억하는 저희 모두에게 주님의 평화와 위로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전 감독 김해종 목사는 지난 고등학교 시절에 만난 박화세 사모와 결혼하고 57년을 해로했다. 박화세 사모는 2020년 9월 10일 소천했다. 김해종 목사와 박화세 사모 사이에는 김유진와 김유선 두 아들과 딸 김유미가 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더 읽기 원하시면,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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