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공동체의 당면한 문제와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우리는 한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한인총회를 재건하자.
마지막 대면 모임이었던 2019년 4월 한인총회는 타 교단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성을 가지고, 서로 협력하는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만의 장점이 극대화된 성숙한 총회였다. 특히, 설교의 대부분을 여성 목회자, 타인종 목회자, 영어권 목회자 및 평신도가 담당했고, 주요 행사에도 여성과 평신도의 참여가 두드러지도록 배려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 모임은 한인 공동체의 불확실한 미래를 드러내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총회의 자리에서 바로 이루어진 한인교회총회와 평신도전국연합회의 결성 보고를 비롯해 한인교회총회 창립이 한인총회에 미칠 영향과 한인총회의 미래와 정체성 등에 관한 토론을 통해, 한인교회총회와 한인목회자가 연합해서 모이자는 의견과 NEXUS, 여성목회자, 타인종목회자 및 한인교회총회가 동등한 관계에서 동역하고, 순차적으로 한인총회를 이끌어가며 연합하는 모델로 전화하자는 의견 그리고 현존하는 한인총회를 해산하고 각 그룹이 독자적인 모임을 하는 느슨한 형태로 연대하다 필요에 따라 모이는 구조로 전환하자는 의견 등이 개진되기도 했다.
총회는 이 의견들을 총합하여, 한인총회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테스크포스를 만드는 등의 후속 조치를 이어가기로 결의했다.
그 후 2021년 4월, 화상으로 열린 한인총회에서는 “2021년도 한인총회에서 교단 분리와 관련된 교단 총회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연대기관 대표자 모임을 한인총회를 대신할 임시 관리기구로 단독 상정하기로 결의했다.”라는 보고와 함께 한인총회의 미래를 위해, 여성목회자, 타인종목회자, 한인교회총회, NEXUS, PSKUMC 등을 초청하여 임시관리기구에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한인 공동체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연대기관 대표자 모임이 소집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다.
한인 공동체를 모을 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연대기관의 대표자 모임이 열리지 않은 까닭에, 우리는 한인 공동체의 지체인 한인 교회와 목회자가 겪는 아픔의 순간에도 공동체로서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해마다 함께 사역을 축하하고, 위로하며, 기도해야 할 많은 일에도 대다수의 공동체가 참여할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우리 한인 공동체가 작아지고 위축되어감을 목도하면서도, 각 그룹의 개별적인 움직임을 제외하고는 공동체의 미래와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자리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축소되고, 무기력해진 한인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2021년 총회의 결의대로 연대기관 대표자 모임의 해당 기관인 여성목회자, 타인종목회자, 한인교회총회, NEXUS 그리고 PSKUMC의 회장단은 연대기관의 대표자 모임 소집을 요구해야 하며, 직전 한인총회 총회장 역시 이 모임을 소집하는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는 앞으로의 한인 공동체가 과거의 한인총회를 그대로 답습한 형태로 복원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또한 한인 총회 소집의 이유가 한인 공동체가 전국 단위로 연계했던 세대에 대한 향수를 인함도 아니다.
다만, 한인 공동체의 목소리를 담고, 소망과 비전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라도 연대기관 대표자 모임이 소집되고, 이를 위한 논의를 시작하길 바랄 뿐이며, 이는 은퇴 목사로부터 신학생에 이르는 모든 교회의 리더쉽과 교인들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우리는 앞으로 재건될 한인 공동체가 중도만을 위한 조직이 되어서도, 보수만을 위한 조직이 되어서도, 진보만을 위한 조직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믿는다.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들리겠지만, 우리는 한인 공동체가 갈릴리에도, 사마리아에도, 예루살렘에도, 도시에도, 시골에도 존재하는 한인 교회와 한인 교회 목회자, 여성 목회자, 타인종 목회자, NEXUS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존중하며, 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교단이 분열하고 갈등을 겪는 이 시기에 한인 공동체가 현존하는 갈등 위에 주저앉기보다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헤어지더라도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축복해야 한다.
교단이 분열되는 상황에서 한인 공동체의 지체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되며, 공동체도 지체의 아픔을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분열은 전국적인 단위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우리는 심각하게 우려한다.
따라서, 교단이 결별이 아닌 분열의 길로 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지향점이 다를지라도, 이 고난과 환멸의 시기를 함께 건널 수밖에 없는 한인 공동체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 교단을 떠날 수밖에 없는 교회를 위해서도, 교단에 남을 수밖에 없는 교회를 위해서도 연약한 한인 공동체의 힘과 목소리는 모아져야 한다.
교단의 지극히 작은 지체인 우리 한인 공동체가 서로를 포용하고 힘을 합해도, 이 난관을 극복하기가 벅찬데,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뺄셈으로 더욱더 작아져서는 안 될 노릇이다.
지난 2019년 4월 당시 한인총회 총회장이었던 류재덕 목사는 한인총회를 소집하는 서신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믿음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교만과 속단 그리고 존중 없는 무례한 판단은 항상 교회를 혼란케 합니다. 영적으로 보면 사단과 어둠의 세력은 교회 안에 불신과 분열을 조장합니다. 마음과 감정을 흔들어 서로 나눠지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믿음을 테스트하실 때, 믿음의 성도로 함께 섰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미래를 주체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들을 새롭게 할 꿈과 비전을 다시 점검해야 할 때라 믿습니다. 특별총회 후에도 하나님의 거룩한 사역은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언어와 장벽과 문화적인 차이로 스스로 위축되어 소극적이었던 부분들이 있었다면 이제 한인 교회들도 책임감 있는 주체로 서야 할 때라 믿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의견이 다르고 지향점이 다를지라도 류재덕 목사의 호소는 지금도 유효하며, 한인 공동체를 재건하고, 현안을 다루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목소리를 모을 수 있는 자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기이다.
4월 한인교회총회 연차 총회는 글로벌감리교회로 가는 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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