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한 도로시 오글 여사를 추모하며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라.”
— 마태복음 5장 9절

2025년 8월 6일, 정희수 감독이 스크랜턴 한국 선교 14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설교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2025년 8월 6일, 연합감리교회 오하이오 감독구의 정희수 감독이 <오하이오·한국 및 그 너머의 감리교 선교 기념대회>에서 “아름다운 희생을 기리며”라는 제목으로 설교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Thomas E. Kim), 연합감리교뉴스.

도로시 오글 사모님은 나에게 단순한 친구가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믿음과 양심의 동반자요, 복음이 요구하는 가장 깊은 정의와 화해, 자비의 삶을 몸소 살아낸 믿음의 누이였습니다.

사랑하는 남편 조지 오글 목사님과 함께, 도로시 사모님은 자신의 삶을 한국 사람들에게 바쳤습니다. 두 분은 민족과 민족을 잇고, 상처 입은 나라를 치유하는 십자가의 사랑을 살아낸 산증인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억눌린 자들의 고통을 외면할 때, 도로시 사모님은 오히려 더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섰습니다. 노동자, 농민, 양심수들의 목소리가 침묵 당할 때, 그분은 교회와 세상 앞에 그들의 외침을 전하기 위한 길을 찾았습니다.

그분의 소명은 감상적인 정서가 아니라, 단련된 믿음과 뜨거운 양심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도로시 사모님은 평화와 인권이 정치적 선택이 아니라 거룩한 책무라고 믿었습니다.

1971년 7월 4일, 조오지 오글(George E. Ogle) 목사가 박사학위를 마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 소속 교회였던 인천 숭의감리교회에서 열린 송별회를 마치고 찍은 기념사진. 사진 속에는 조오지 오글(George E. Ogle) 목사와 도로시 오글(Dorothy L. Ogle) 선교사 부부가 함께 서 있으며, 오글 목사 옆에는 당시 감독이자 훗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으로 선출된 이호문 목사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사진 제공, 인천 숭의감리교회.1971년 7월 4일, 조오지 오글 목사가 미국으로 박사과정을 떠나기 전, 소속 목사로 있던 인천 숭의감리교회에서 송별회를 마치고 찍은 기념사진. (맨 앞줄 가운데) 오글 목사와 당시 감독이었던 이호문 목사(후에 대한기독교감로회의 감독에 피선되었다)가 나란히 앉아있다. 사진 제공, 이선목 목사, 숭의감리교회.

인천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독재 아래에서 신음하던 한국의 민주주의를 옹호하고 워싱턴에서 한반도의 평화 필요성을 정책 입안자들에게 알릴 때도, 도로시 사모님은 하나님의 정의가 온 세상—특히 그녀가 사랑하게 된 분단된 한반도—를 품어야 한다는 확신을 흔들림 없이 간직했습니다.

워싱턴 시절, 도로시 사모님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가장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옹호자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분은 ‘북미인권연구소(North American Coalition for Human Rights in Korea, NACHR)’을 통해 지도력을 발휘하며, 수많은 회의와 공개 브리핑 및 의회 방문을 통해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윤리와 자비를 바탕으로 세워지도록 힘썼습니다. 아울러 여러 단체와 신앙 공동체와 연대하며, 한반도 정책이 화해와 대화, 그리고 상호 존중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습니다.

도로시 사모님이 믿은 ‘미국과 북한의 관계 정상화가 평화의 핵심 열쇠’라는 확신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그녀 평생의 사명이었습니다.

1984년 평양을 방문한 이후, 사모님은 자주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진정한 평화는 두려움이 아니라 우정으로 세워져야 합니다.”

도로시 사모님과의 전화 통화는 종종 한 시간을 넘기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사모님의 평화에 대한 열정, 예리한 통찰, 그리고 예언자적 희망이 깃든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노년에도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생동했고, 마음은 깨어 있었으며, 정의를 향한 열정은 끝내 식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삶과 증언을 통해 저는 ‘믿음을 온전히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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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소유가 아닌 소명으로 바라보고, 세계의 평화와 정의가 힘이 아니라 ‘끈질긴 사랑’으로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저는 도로시 사모님이 저의 친구이자 멘토이셨던 것을 큰 축복으로 생각합니다. 그분은 언제나 교회의 지도력은 도덕적 용기에서 흘러나와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그분의 친절은 한결같았고, 믿음은 흔들림이 없었으며, 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한 헌신은 끝까지 변함이 없었습니다.

도로시 사모님의 소천은 화해와 자비의 세상을 꿈꾸던 우리 모두에게 깊은 빈자리를 남깁니다. 그러나 그분의 삶은 여전히 ‘국경을 넘어 울려 퍼지는 평화의 노래, 시간을 넘어 지속되는 사랑의 증언’으로 살아 있습니다.

나는 조지 오글 목사님의 장례식 날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조오지 오글(뒷줄 오른쪽) 목사는 부인 도로시 오글(뒷줄 왼쪽)과 함께 1954년 한국에 파견되어 1남 2녀를 두고 1974년 강제추방 당할 때까지 20년 동안 산업선교와 민주화 지원 활동을 펼쳤다. 사진 발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조오지 오글(뒷줄 오른쪽) 목사는 부인 도로시 오글(뒷줄 왼쪽)과 함께 1954년 한국에 파견되어 1남 2녀를 두고 1974년 강제 추방당할 때까지 20년 동안 산업 선교와 민주화 지원 활동을 펼쳤다. 사진 출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손주들이 함께 음악을 연주하고, 자녀들이 눈물과 사랑으로 묘지를 둘러싸던 그 장면은
믿음과 자비, 그리고 용기로 하나 된 가족의 모습으로, 지금도 제 마음에 은혜의 산처럼 남아 있습니다.

이제 도로시 사모님을 기억하며, 우리는 하나님께서 그분이 평생 흘려보낸 사랑과 평화로 가족과 우리 모두의 빈자리를 부드럽게 채워주시기를 간구합니다. 그분의 자녀들, 손주들, 그리고 그녀를 깊이 사랑한 모든 이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도로시 사모님과 함께한 우리의 기억이 복이 되기를, 그리고 정의와 겸손, 평화의 영이
도로시 사모님이 충성되이 섬긴 교회를 계속 이끌어 가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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