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눈물: 한인 디아스포라의 메시아적 희망과 해방 3

화해와 해방의 메신저로서의 한인 디아스포라

정희수 감독이 2022년 9월 29일 한인목회강화협의회 연례 회의 중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라는 세계선교부 구호와 세계지도가 붙여진 세계선교부 사무실 앞에 서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정희수 감독이 2022년 9월 29일 한인목회강화협의회 연례 회의 중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라는 세계선교부 구호와 세계지도가 붙여진 세계선교부 사무실 앞에 서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 디아스포라는 자신들이 정착한 땅과 사회 정치적 역학관계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현실 속에서 예수님의 복음을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이어가고자 했던 그들의 헌신과 노력은 주목할 만합니다.

한반도 분단의 역사는 남북 간의 대립과 한국전쟁으로 쉽게 정당화할 수 없는 상처 입은 땅과 민족으로 존재하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세계사의 현실 속에서 한국 민족에게 화해와 구원의 은총을 베풀고 계십니다.

비록 서로 다른 정치적 역학관계 속에서 형성되었지만, 한인 디아스포라들의 기도와 공동체의 사명은 화해와 평화를 위한 세계적 현실 속에서 작동하는 변혁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북한 분단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팽팽한 긴장과 대립의 구조로 흐르는 상황 속에서, 그들의 기도는 이 땅의 평화와 공존을 위한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의 차별과 억압을 경험하며, 내면 깊은 곳에서 흐르는 메시아적 신앙의 소망은 평화와 화해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평화와 화해를 염원하며, 많은 사람이 전 세계의 교회에서 다양한 선교 활동과 만남의 다리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것은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기도를 담은 저의 일기 중 일부입니다.

"나는 동북쪽에서 멀리 떨어진 중국 단둥의 압록강에서 북한을 바라보며 내 민족을 생각했습니다.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는 러시아에서 북한의 국경을 찾았고, 그곳에서 눈 덮이고 얼어붙은 두만강을 바라보며 기도했습니다. 이곳은 북서쪽과도 꽤 거리가 있었습니다.”

2015년 세계교회협의회 대표단 자격으로 북한 평양을 처음 방문했을 때, 대동강변을 걸으며 만난 사람들과 인사를 주고받던 감동적인 순간이 있었습니다. 초기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평양은 옛 예루살렘과 같은 곳이었지만, 지금은 그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저는 호텔 방에서 울며 화해와 자유를 위해 기도했습니다."[1]

한반도의 남북 평화와 화해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 디아스포라들의 눈물겨운 기도입니다. 우리는 여러 지역에서 조국을 위한 기도 공동체로서 함께 일하며, 세계 교회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이 사역에 좋은 친구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오랜 분단과 반목, 그리고 경쟁의 현실 속에서 한인 디아스포라들은 각기 다른 땅에 정착하고, 세대를 이어가며 한민족의 역사적 정체성을 형성해 가고 있습니다. 선조들이 남긴 한반도의 현실은 그들에게 기쁨과 슬픔, 자부심과 부끄러움, 어둠과 빛을 동시에 안겨주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분단은 모두에게 고통을 주며, 우리는 언젠가 화해가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고 희망합니다. 여전히 역사적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한인 디아스포라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은 공동체이자 희망이며, 공통의 이야기를 형성하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순례길에서 우리는 서로 만나 같은 소망을 나눕니다.

이민자 신학은 하나의 중요한 담론으로 논의되지만, 전 세계적인 이민 현실 속에서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상황을 바라보며, 고향을 떠나는 수많은 사람에게 어떤 신학적 이해와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까요?

한인 디아스포라는 일제 식민 통치 아래에서 절정에 달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이주는 생존과 저항의 현실을 반영합니다. 우리는 전쟁과 식민주의가 어떻게 많은 사람을 소외시키고 생존권을 박탈하며, 빈곤과 고통의 소용돌이에 빠뜨리는지에 대한 역사적 비판에 참여해야 합니다.

제국주의와 자본주의, 이른바 신자본주의와 이윤 세력의 기득권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고통과 슬픔의 광야로 내몰리고, 사막에서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이하거나 국경을 넘어 작은 배를 타고 거친 바다 위를 떠돌고 있습니다. 수만 명이 매달려 죽음을 맞이하는 현실에서 우리는 어떤 눈물과 탄식을 깊이 읽어야 합니다. 반이민주의와 인종차별이 이 광야에서 더 깊은 눈물을 흘리게 한다는 사실을 성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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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일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로스앤젤레스 폭동은 흑인 로드니 킹을 체포하고 구타한 경찰관 4명을 배심원단이 과잉 진압 혐의로 처벌 없이 풀어준 후 발생한 일련의 폭동, 약탈, 방화, 소요 사태로, TV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적으로 중계되었습니다. 폭동은 LA 지역 경찰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큰 압박이어서 정부는 군대를 투입해 평화와 질서를 회복해야 했습니다. 이 폭동의 결과는 참혹했으며,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고 체포되는 끔찍한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이 사건은 흑인 불평등과 경찰의 폭력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계 미국인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폭동은 로스앤젤레스의 여러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특히 한국계 상점들이 많이 있는 코리아타운이 큰 피해를 당하면서, 예기치 못한 폭동으로 인해 불안한 긴장과 좌절감이 감돌았습니다. 이는 한인들에게 혼란과 절망의 시기로, 그들이 미국에 와서 경제적으로 성공가지 위해 꿈꾸었던 아메리칸드림이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또한 약탈자들로부터 가게를 지키다가 죽거나 다쳤는데, 그들 중 대부분은 나이 많은 가게 주인의 도움 요청에 응한 젊은이들이었습니다.

감정적으로, LA 폭동은 여전히 한인 디아스포라들에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고 있으며, 예상치 못한 인종 간 대립과 폭력은 화해라는 대담한 담론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렇게 소수 인종 간의 연대와 상호 존중은 기독교인의 절실한 고백이 되었습니다.

민중신학은 메시아적 희망과 한인 디아스포라의 현실을 통해 역사의 변혁을 기대했습니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 억압받는 민중이 정의감과 신앙심으로 일어설 때, 올바른 역사와 인권이 세워질 수 있으며, 바로 거기에 민중의 메시아적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민중은 끊임없이 펼쳐지는 드라마와 이야기를 가진 살아있는 실체입니다. 다시 말해, 민중은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사회적 전기와 이야기, 그리고 고통과 희망을 통해서만 민중의 현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

나가는 말

한인 디아스포라의 위치와 신앙의 여정은 역사 속에서 고통과 분열을 겪은 삶이었습니다. 그들이 식민 지배와 제국주의 세력 사이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암울한 삶을 견뎌낸 민족이라는 사실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합니다.
그러나 정든 땅에서 추방당하기 직전, 기독교 신앙을 접한 그들은 새로운 순례의 길을 꿈과 신앙의 언어로 물들였고,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신앙의 전기를 써 내려갔습니다.               

우리는 제국주의 열강의 폭압과 억압 앞에서, 새로운 신앙의 언어를 통해 존재의 새로운 자리를 열어주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깊이 믿습니다.

믿음의 백성으로서 그들은 전혀 경험하지도, 기대하지도 않았던 이국땅에서 세대를 이어 역사를 쓰게 된 것이 하나님의 특별한 뜻이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들 주변 사람이 조국인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을 품고 민족의 해방과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눈물 흘리던 모습을 묘사하면서, 예수님의 눈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들이 역사에 눈물의 탄식들을 더하며 본 새로운 세상은 바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희망과 화합의 세계이며, 서로 공존하고 배려하며 사랑하는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눈물이 희망으로 변하는 것이 신앙의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인 디아스포라의 경험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디아스포라의 현실을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을 우리의 꿈이자 기도로 삼아 신앙을 실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저는 눈물이 단순한 감정의 낭비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위한 통합적 치유와 회복의 길을 인도하는 적극적인 울음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트라우마는 고향을 떠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부모와 친척이 있는 익숙한 고향을 떠나, 아무런 연고도 없는 땅에서 겪은 낯섦과 견딜 수 없는 차별, 그리고 억압은 트라우마가 되었고, 눈물이 되었고, 기도와 노래가 되었습니다.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일어설 수 있는 길은 예수님을 통한 믿음과 새로운 자아 정체성이었습니다. 새로운 땅에서의 삶은 도전과 새로운 배움, 깨달음을 동시에 가져다주었습니다.

주변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이웃을 마주하는 이민의 현실은 또한 우리에게 하나님의 새로움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비록 가난과 어려움, 사회, 경제적 여건이 최하층인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도전적인 자세로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노력하고 가족을 꾸려가는 과정은 새로운 세상에 적응할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들 주변의 경험은 신앙을 통해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했고, 낯선 땅에서의 문화적 적응은 트라우마에서 시작되었음에도, 결국 굳건하게 회복될 수 있는 강한 존재감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이웃들과의 환대와 친숙함의 관계는 우리가 새로운 신학적 경이로움을 만날 수 있게 해주며, 눈물에 시와 노래를 더한 공동체적 담론을 창출합니다. 애도는 점차 종교적 결단과 삶의 고난 극복에 대한 구속 담론으로 변해가며, 그 애도는 하나님의 진리를 진실하게 보증하고 실천하는 강한 희망으로 바뀝니다. 여기에서 구원의 이야기는 신학과 교회 공동체의 핵심이 되어 한인 디아스포라의 희망, 즉 메시아적 소망을 형성합니다.

관련 시리즈 기사 보기

예수님의 눈물: 한인 디아스포라의 메시아적 희망과 해방 1

예수님의 눈물: 한인 디아스포라의 메시아적 희망과 해방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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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용복, 메시아와 민중, 민중과 한국 신학, 서울, 한국신학연구소, 1982, 290쪽

[2] 나의 일기, 2019년 8월 15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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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은 언제까지이고, 그다음은 무슨 절기인가요?

부활절 절기는 부활절 주일 전날인 토요일 일몰에 시작하여, 성령의 오심과 교회의 탄생을 축하하는 오순절이 시작하는 50일 간으로, 그리스도인들이 신앙 안에서 성장하도록 돕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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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감리교회 사회부는 교인들에게 자신이 속한 지역구의 연방 하원의원에게 한반도평화법안(H.R.1841)의 공동 발의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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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아쉬운 반쪽짜리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이 발표되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와통일위원회는 ‘2025년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을 발표하고,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헤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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