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정희수 감독과의 신년 대담 3

세계교회 현상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한인연합감리교회에 관한 감독님의 바람과 실제를 언급하여 주십시오.

 정희수 감독이 2018년 한인목회강화협의회 연례회의에서 설교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정희수 감독이 2018년 10월 15일 열린 한인목회강화협의회 개회예배에서 설교하는 모습.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미주 한인 교회들이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을 극심하게 받았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한 교회가 많지 않고 상당수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저 낙담할 일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은 다양한 사회적인 역학들이 이민 교회에게 던진 도전의 결과라고 봐야 합니다. 오랫동안 이민 공동체의 중심이 된 교회들이 다시 새롭게 구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것은 모든 교회가 함께 기도하면서 간구하고 모색해야 할 공동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한인연합감리교회는 교단 탈퇴라는 쓰나미를 거치면서 상처를 많이 주고받은 상태입니다. 서로의 신뢰를 상실하고 한 지역에서 관계가 단절되거나 서먹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주 정서적인 폭풍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한 우물을 나누어 먹고 살던 때를 기억하고 서로 용서하고 서로 화해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상처를 주지 말고 하나님의 선교 속에서 기도로 후원하고 다른 교단을 선택하였다고 해도 사랑의 끈을 놓지 말아야지요.

무슨 일을 겪었더라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관계 회복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리스도인의 일치는 마땅한 길이라는 신학적인 이해는 기억해야 합니다. 노출된 상처들을 싸매고 더 큰 메타 선교 속에서 동행의 길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바람을 견디는 나무가 뿌리를 단단히 내리듯이 시련을 겪은 한인연합감리교회가 안팎으로 더 단단해져 미래적인 건강한 교회로 성장하는 것은 늦출 수 없는 과제입니다. 한인 공동체가 훌륭한 리더들과 신앙적인 자산이 많기 때문에 더 힘을 합쳐서 건강한 교회, 섬김을 극대화하는 교회로 새롭게 단장하는 2024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우리가 목회와 선교의 방향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하는지 과감히 질문하고 대화를 이어갑시다.

저는 감독님이 한인교회 공동체가 가진 인적 자산과 은사를 언급하시는 것을 자주 듣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그 현주소와 공동체의 미래를 말씀해 주십시오.

연합감리교뉴스와 두루알리미를 통하여 나누는 글들을 보면서 느끼지만, 한인교회들의 인적 자산은 커다란 축복입니다. 글을 쓰는 분들과 교회들 속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선교는 여전히 한인교회의 현주소이고 자랑입니다.

연합감리교회 전체에 분포한 한인 목회자 수가 800명이 넘고 신학교에서 목회자의 길을 준비하는 분이 200명이 넘는다는 것은 큰 자산입니다. 한인교회가 대도시뿐만 아니라 각 주 군소도시에도 있습니다. 주요 교단 기관과 연회의 지도력에도 총무와 감리사로 일하는 분들이 30명이 넘습니다. 연합감리교회 주요 신학교에서 교수로 일하는 신학자가 30명이 넘습니다. 학장과 주요 보직을 맡고 강한 신학적인 논의를 이끄는 저력이 바로 우리에게 있습니다.  과장이 아니고 이렇게 한인연합감리교회 공동체를 주께서 축복하시고 강하게 만들어주셨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평신도 지도자와 여선교회의 활동은 또 얼마나 훌륭합니까. 참으로 자랑스럽고 감사한 일입니다. 저는 이런 현주소를 연합과 일치로 극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합감리교회 교단 역시 한인 리더십과 교회들에 크게 의지하고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고 봅니다. 몇 세대에 걸쳐 한인 공동체가 이룬 성취입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 선배들의 희생이 꽃이 되고, 우리들의 헌신이 미래 세대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힘으로 다가가기를 함께 꿈꿉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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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부르심에 합당하게 헌신하면서 메타 협력을 통해 하나님의 교회를 강하게 세워 가야 합니다. 지난 10월에 한인연합감리교회 총회가 재구성되고 아름답고 튼튼한 공동체를 가속화하는 일이 큰 복이 되었습니다. 다양성이 힘입니다. 교회와 교단, 연회와 지방, 교단 기관과 신학교 등이 연대하고 다양성을 힘으로 극대화하는 노력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2004년 중북부 지역총회(jurisdiction)에서 감독으로 성임되셨으니, 올해로 감독 사역 20년입니다. 감독 사역의 회고를 간단하게 나눠주십시오.

부족한 저에게 성스러운 교회 감독으로 섬기게 세우시고 사명 주신 것을 감사하는 마음 이외에 무엇으로 더할 수 있겠습니까. 연합감리교회가 아름답고 소중한 교회라는 깨달음을 해가 갈수록 더 깊게 인식하게 하시고, 그 공교회를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게 함께 하셨습니다.  여전히 기쁘게 순종하고 이 길을 가라고 용기를 주십니다.

선교의 꿈을 주시고 매 순간 저를 채근하셔 교회와 커뮤니티를 이끌어 가도록 역사하셨습니다. 시카고와 위스콘신에서 천여 교회 공동체를 직접 심방하고 강단을 축복하고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감동입니다. 흩어져 있는 교회와 지역을 방문하느라 몸은 고단하였지만, 이보다 더 큰 축복은 없었습니다. 치리하는 연회 전체를 다 심방한 감독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거기서 목양의 근본을 배웠습니다.

두 연회와 한인 목회 전반을 섬기면서 100여 개의 개척 교회를 세우는 일에 공을 들였습니다. 새로운 공동체를 지속하여 세우고, 다인종 목회의 지평을 강화하는 일이 미국 사회와 교회를 변혁하는 길이자 하나님 나라 운동의 사명이라고 믿었습니다. 제자들에게 그물을 다른 쪽에 던져서 고기를 잡게 하신 것처럼 교회는 새로운 공동체를 세우는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여깁니다.

함께 섬기는 동역자들과 함께 정의와 자비 사역을 실천하면서 편견과 차별에 맞서 항거하고 변화를 선도하는 일은 저를 가슴 벅차게 만드는 일입니다. 소수인종이자 이민자이기에 저는 그 정체성을 분명히 가지고 이민자의 정의와 인종적 평등을 위해 일하고, 분단 조국을 통해서 뼈아프게 느낀 경험자이기에 저는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고대하는 일에 앞장섰습니다. 그 일들이 얼마나 긴급한지를 아니까, 뭇 영혼들의 간절한 기도이고 애끓는 갈증인지를 아니까요. 그 속에서 저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역사 현실에서 얼마나 혁신적이며, 새로운 미래이자 희망인지를 굳게 믿게 되었습니다.

감독으로서의 사역은 여전히 기존의 통념을 깨고 새로운 가능성을 믿고 여는 영감의 오피스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연회가 나아갈 비전을 제시하면서 멈춤 없이 창의성과 변화의 노력을 선도해 가는 일은 더없이 충만하고 설레는 경험입니다.

날이 갈수록 이런 것이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성령의 능력임을 믿게 됩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가지고 함께 모험할 동역자들의 손이 여전히 매 순간 기다려집니다.

특별히 2024년에 계획하고 기도하는 일이 있으시면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캘린더가 여유롭지 않게 채워지는 해여서 무척 설렙니다. 실제 2024년은 또 하나의 변화의 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통 주의 깊게 보지 않는 일과 구조에 좀 더 신경 쓰고 일상에서 영감을 얻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선교는 다양한 사람과 경험을 나누고 교감하는 일입니다. 올해는 기하학적인 상상력을 더해서 연합감리교회와 주변을 재구성하고 하나님 팩터(God factor)에 집중하여 나가렵니다. 그분이면 지금 내게 무엇을 바라실까 여쭙고 새롭게 제 인생의 때를 묵상하여 가는 것입니다. 너무 추상적인 답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에모리 캔들러에서 2월과 3월에 공개강좌를 엽니다. 맥도날드 석좌교수로 초대되어서 지난해 집중 강의를 하였고요. 이제 두 번의 공개강좌를 하게 되는데 이를 영예로 여기고 감사합니다.  한 번은 종교 간의 대화가 주제고, 다른 하나는 코리안 디아스포라(diaspora)의 전기를 통한 신학적인 대망을 강의 주제로 정하였습니다.

5월 교단 총회와 7월 지역 총회로 인하여 교단의 정책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해이기에 교회를 위한 기도를 더 열심히 하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교회, 평생을 몸담은 교회를 사랑하는 것이 주어진 마땅한 과제이고 막중한 특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산을 다시 오르고 싶습니다. 히말라야를 다시 가고 싶은데 기도하여주십시오.  또 산을 오르는 꿈을 꾸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믿음의 성산을 오르는 해라 여기고 용기를 갖습니다.

“만유의 주되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화평의 복음을 전하사….”(행 10:36)

갈릴리에서 시작된 복음이 세계만방에 퍼진 이유를 사도행전이 표현한 글귀입니다. 여러분이 “만유의 주되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성산을 오르는 꿈과 희망의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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