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감리교회 한인목회강화협의회(Korean Ministry Plan, 회장 정희수 감독)와 한인선교구협의회는 지난 2026년 3월 16일부터 17일까지 오하이오주 워팅톤(Worthington)에서 연석 모임을 개최했다. 팬데믹과 교단 탈퇴(disaffiliation) 이후 직면한 도전적인 현실 속에서 참석자들은 한인 사역의 현재와 미래를 심도있게 논의하며,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재확인하고,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단 내 유일한 현역 한인 감독인 정희수 감독이 섬기는 오하이오 감독구는 동오하이오 연회와 서오하이오 연회 두 곳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번 에 모임이 열린 곳은 서오하이오 연회는 본부가 위치한 워팅톤 사무실이었다.
이번 모임은 단순한 보고를 넘어 한인 교회의 위기와 가능성을 정직하게 성찰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교회의 본질을 재확인하며, “생존(survival)”을 넘어 새로운 “운동(movement)”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깊이 공감했다. 아울러 지금은 비록 약해졌지만 다시 세워질 수 있다는 확신을 나누며, 결연한 각오를 다졌다.
정희수 감독은 요한복음 6장의 오병이어 이야기를 중심으로 교회의 본질과 공동체에 대한 신학적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배고픈 군중(ochlos)이 단순한 집합을 넘어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ecclesia)로 변화되는 과정에 주목하며, 교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설명했다. 또한 이웃을 경쟁의 대상이 아닌 함께 세워가는 자산(asset)으로 인식하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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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프로그램 중심의 운영 구조가 아니라, 관계와 나눔, 감사와 인정(recognition)이 살아 있는 공동체로 재정의하며, “하나님의 경제는 감사(gratitude)에서 시작됩니다. 그 감사가 공동체를 살리고, 사람을 일으켜 세웁니다.”라고 말했다.
정 감독의 이러한 메시지는 단순한 현실 진단을 넘어, 한인 교회가 나아가야 할 근본적인 신학적 전환으로 이어졌다.
이어 한인목회강화협의회 사무총장 장학순 목사는 바울의 고백을 인용하며, 이번 모임의 신학적 중심 키워드로 “약함”을 제시했다.
“내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이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후 12:9)
장 목사는 현재 한인연합감리교회가 여러 면에서 약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며 새로운 비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현장의 목회자들은 “약함”을 주제로 팬데믹 이후의 변화를 솔직하게 나누었다.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총회장이자 산타클라라 한인연합감리교회 담임인 권혁인 목사는 팬데믹 기간 카메라를 보며 설교하다 보니, 어느 순간 ‘왜 설교를 하는가’라는 질문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교회 감소와 고령화, 그리고 사역의 부담 속에서 결국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형재 목사는 개인적인 시련을 통해 변화된 목회관을 나누며, “저는 제가 목회를 잘한다고 착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약함을 경험하면서, 목회는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고백들은 현재 교회의 위기가 단순한 구조적 문제를 넘어, 근본적인 영적 재정렬(spiritual reorientation)의 과정임을 보여준다.
한편, 한인선교구협의회 보고에서는 더욱 엄중한 현실이 공유됐다. 정희수 감독은 자신이 섬기는 오하이오 감독구 소속 교회의 약 30%가 교단을 탈퇴했으며, 그 여파가 공동체 내부의 관계 상실로 이어졌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 예로 정희수 감독은 자신이 섬기는 오하이오 감독구의 한 목회자 사례를 전했다. 정 감독은 한 목회자가 자신이 속했던 지역의 36개 교회 중 단 5개만 남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통해, 공동체 안에서 상실된 관계를 다시 세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실을 마주하며, 한인 교회 지도자들은 “우리가 원하는 교회는 어떤 교회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칼-네바다(Cal-Nevada) 연회 연대사역 책임자(Executive Director of Connectional Ministries)인 이종민 목사는 “이제는 생존( survival)이 아니라 운동(movement)으로 가야 합니다.”라고 강조하며, 한인 교회의 사고와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
이 목사는 교회 개척의 핵심을 “사람을 만나는 운동”으로 정의하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소망이 없으며, 관계를 통해 사람들이 변화되고, 그 스토리가 모일 때 비로소 운동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회가 건물 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깊숙이 들어가는 역동적인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래 사역의 대안으로 “마이크로 커뮤니티, 프레시 익스프레션(Fresh Expressions)” 도입을 제안하고, 한인 디아스포라의 문화적 자산인 “K-컬처(K-Culture)”를 활용한 사역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현장을 섬기는 목회자들이 전하는 기존 교회 개척 모델의 한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있었다.
권혁인 목사는 지난 10년간 개척된 교회 중 지속 가능한 교회가 거의 없다고 지적하며, 문제는 예산(funding)이 아니라 사역의 접근 방식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희수 감독은 건강한 교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공동체를 세우고 돌보는 “모교회(Mother Church)중심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이 모델이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하며, “한 교회가 계속 커지는 구조에서 벗어나, 주변에 작지만 강한 새로운 공동체들을 세우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서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훨씬 건강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각 지역 선교감리사들의 보고는 한인 교회의 현실을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칼-네바다 연회의 감리사이자 서부 지역 선교 디렉터인 홍삼열 목사는 캘팩 (Cal -Pac) 연회 내 50여 개에 달하던 한인 교회가 현재 28개로 급감했다고 밝히며, 교단 탈퇴가 남긴 부정적 여파를 전했다. 이와 함께 샌디에이고와 하와이 지역을 중심으로 회복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는 희망적인 변화도 덧붙였다.
중북부 지역 선교감리사 이훈경 목사는 시카고 제일교회가 주일 출석 200명을 넘어서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한인 인구 감소로 인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북부 지역의 선교감리사 안명훈 목사는 한인 교회 수가 80개에서 약 65개로 감소한 현실을 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2세 중심의 교회들이 견고하게 성장해 독립교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고무적인 소식을 소개했다.
중남부 지역 선교 디렉터인 김관영 목사는 교단 분리 이후 교회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남아 있는 교회들 간 결속력은 오히려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보고들은 한인 교회가 전반적으로 약화되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회복과 재편의 가능성도 함께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논의 후반부에서는 교회 개척뿐 아니라 기존 교회를 지키고 사역을 강화하는 것 또한 중요한 선교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안명훈 목사는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남아 견디고 있는 교회들을 보호하고 격려하는 일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역설하며, 기존 공동체에 대한 돌봄과 지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동남부 지역 선교감리사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와싱톤 사귐의교회 담임 김영봉 목사는 교단 내 한인 교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약 200여 교회가 생존 모드(survival mode)에 놓여 있다며, 이를 위한 구조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논의가 단순히 현존하는 교회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차세대 사역과 리더십 문제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이를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정희수 감독은 향후 10년, 20년을 내다보는 사역의 이정표를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특히 다음 세대를 어떻게 품고 갈 것인지 함께 치열하게 씨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모임에서는 영어권(EM) 사역과 다문화 사역의 확장, 그리고 평신도 리더십 개발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모임을 마무리하며, 정희수 감독은 교회가 역사적으로 분열과 상처 속에서도 새로운 공동체를 탄생시켜 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분열의 아픔에 머물지 말고 치유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모임은 위기(危機)라는 단어 안에 위험(危險)과 기회(機會)가 담겨 있듯이 한인연합감리교회가 처한 위기를 직면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담긴 위험을 점검하고 기회를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공동의 노력으로 평가된다.
참여자들은 생존을 넘어 운동으로, 약함을 넘어 이웃을 품는 새로운 공동체로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며, 이번 논의가 향후 한인 교회의 성장과 부흥에 디딤돌을 놓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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