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아카데미, 평화의 불꽃을 심다

한인연합감리교회 평화위원회가 주최하는 평화학교인 ‘2023년 샬롬 아카데미(Shalom Academy)’가 지난 2월 6일(월)부터 8일(수)까지 뉴욕에 있는 후러싱제일 연합감리교회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사흘간 네 차례 특강과 네 번의 분반 성경공부 및 패널 토의를 가졌고, 2021년 출간된 성경공부 교재 <함께 이루어가는 하나님 나라>를 개체교회에서 평화·화해 목회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눴다.

평화학교 개회예배 설교에서 김정호 목사(후러싱제일 담임)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사사를 세우신 것처럼 연합감리교회에 평화위원회를 세우시고 오늘에 이르게 하셨다고 말하며, 많은 사람이 참여하거나 거대한 조직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이들을 사용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평화위원회를 어떻게 쓰실지 알지 못하지만, 고난이 깊을수록 하나님이 일으켜주시는 은혜의 역사가 크다는 사실과 죽음의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부활의 기쁨이 그만큼 더 커지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교단 문제, 민족의 문제 등 그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어 보여도 지금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를 기대하고 새롭게 하시는 능력을 믿고 나갈 때다.”라고 김 목사는 말했다.

이번 세미나 기간에 진행된 성경공부를 위해, (시계 방향으로) 김성은 목사(몽고메리제일 한인연합감리교회), 이준협 목사(북조지아 연회 임마누엘 한인연합감리교회), 고요한 목사(뉴잉글랜드 연회 시온 한인연합감리교회/Asbury UMC), 김영동 목사(뉴욕 연회 파운드리지 커뮤니티교회) 등이 섬겼다. 사진 제공, 한인연합감리교회 평화위원회.이번 세미나 기간에 진행된 성경공부를 위해, (시계 방향으로) 김성은 목사(몽고메리 제일 감리교회), 이준협 목사(북조지아 연회 임마누엘 한인연합감리교회), 고요한 목사(뉴잉글랜드 연회 시온 한인연합감리교회/Asbury UMC), 김영동 목사(뉴욕 연회 파운드리지 커뮤니티교회) 등이 섬겼다. 사진 제공, 한인연합감리교회 평화위원회.

네 차례의 성경공부는 실제 개체교회에서 신앙의 세상에 대한 책임을 깨닫도록 돕기 위해 기획되었다. 성경공부 교재 <함께 이루어가는 하나님 나라> 집필자들이 직접 성경공부를 이끌며, 개체교회에서 이 교재로 성경공부를 인도할 수 있는 지혜를 공유했다.

몽고메리 제일 감리교회 김성은 목사는 요한복음 4:1-26에 나오는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의 대화에서 찾을 수 있는 ‘평화대화법’에 대한 성경공부를 인도했다. 사람들 간 또는 교회와 세상 안의 모든 갈등과 다툼은 폭력적인 대화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평화를 이루는 첫걸음은 비폭력적인 대화에서 출발해야 한다. 세상에 평화를 전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의 평화대화법을 배워, 갈등과 다툼을 줄이고 세상이 평화에 이르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을 다루었다.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는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에 관한 성경공부는 북조지아 연회 임마누엘 한인연합감리교회 이준협 목사가 담당했다. 이 목사는 창세기 1:1-2:4 말씀을 가지고 “생육하고 번성하는 삶(지구 환경과 온난화)”이라는 주제를 통해,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성서적 의미가 무엇이고, 우리에게 맡겨진 소명이 무엇인지 함께 공부하고 논의했다. 창조 세계의 온전한 보전이 제자도의 중요한 영역임을 깨닫고, 환경보호를 위해 교회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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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연회 파운드리지 컴뮤니티교회(Pound Ridge Community Church)의 김영동 목사는 창세기 1:26-27사도행전 10:23-38 말씀을 본문으로 “인종차별을 거부하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주제로 성경공부를 인도했다. ‘5000년 역사를 지닌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 속에 자란 한국 교회 교인들은 인종정의(Racial Justice)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많지 않다. 그래서 이 시간을 통해 우리 안에 자리한 차별과 편견을 점검하고, 모든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Image of God)으로 대하는 훈련을 했다.

뉴잉글랜드 연회 시온 한인연합감리교회 고요한 목사는 “다종교 사회에서 감리교인으로 살기”라는 주제로 기독교 이민자가 종교가 다른 이웃들과 어떻게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지에 관한 성경공부를 인도했다. 이 자리에서 또 한인 회중과 미국인 회중의 타 종교인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음도 확인했다.

샬롬 아카데미에서 강사로 섬긴 (시계 방향으로) 정희수 감독(위스컨신 연회), 조규백 목사(애틀랜타 두레마을), 박성훈 수사(부르더호프 공동체), 이길주 박사(버겐커뮤니티칼리지 역사학과 교수). 사진 제공, 한인연합감리교회 평화위원회.샬롬 아카데미에서 강사로 섬긴 (시계 방향으로) 정희수 감독(위스컨신 연회), 조규백 목사(애틀랜타 두레마을), 박성훈 수사(부르더호프 공동체), 이길주 박사(버겐커뮤니티칼리지 역사학과 교수). 사진 제공, 한인연합감리교회 평화위원회.

이번 2023년 샬롬 아카데미에는 공동체를 통해 평화를 누리는 개인의 삶, 우리가 몸담고 살고 있는 미국의 건국 이념 속 평화의 개념, 생명운동 공동체로서의 교회, 디아스포라 한인 이민자로서의 자존감, 한반도 평화에 관한 내용 등 다채로운 주제의 강의가 있었다.

첫 번째 강의는 뉴저지 버겐커뮤니티칼리지(Bergen Community College) 역사학과 교수인 이길주 박사의 ‘미국의 건국 이념 속에 담긴 평화 개념’이었다. 이 교수는 미국의 건국 이념 속 평화의 개념은 ‘절대적인 평화’가 아니라 ‘조건적인 평화(Conditional Peace)’로, 미국의 안전과 번영이 보장되는 선에서 유지되는 평화이며, 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전쟁도 불사할 수 있는 개념의 평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할 평화는 조건적 평화가 아닌 절대적 의미에서 추구되는 평화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강의는 뉴욕 메이플릿지(Mapple Ridge) 브루더호프(Bruderhof) 공동체에서 어린이 전용 가구 제작과 출판사 편집 위원으로 활동하는 박성훈 수사가 맡았다. 박성훈 수사는 ‘생명, 사랑, 정의, 평화, 기쁨’의 나라인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구현하는 그리스도의 공동체 경험을 나눴다. 브루더호프 공동체는 1920년 독일 자네츠라는 시골 마을에서 시작됐는데, 현재 미국, 영국, 독일, 호주, 한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3,000여 명이 크고 작은 공동체를 이루어, 사유재산 없는 초대교회 공동체를 지향하며, 단순하고 소박한 삶과 비폭력을 추구하며 살고 있다.

세 번째 강의는 애틀랜타한인교회 ‘애틀랜타 두레마을’의 조규백 목사가 인도했다. 그는 이번 특강에서 노동과 걷기를 통한 ‘몸의 회복’과 기도를 통한 ‘깊은 영성’ 그리고 지구상의 생명 회복을 위해 살아가는 ‘신앙 공동체’의 역할에 대해 나누었다.  

마지막 강의를 맡은 연합감리교회 위스컨신 연회의 정희수 감독은 ‘한반도 평화운동을 향한 연대와 기도’라는 주제의 강의에서 “너희는, 내가 사로잡혀 가게 한 그 성읍이 평안을 누리도록 노력하고, 그 성읍이 번영하도록 나 주께 기도하여라. 그 성읍이 평안해야, 너희도 평안할 것이기 때문이다.”(렘 29:7)라는 말씀을 인용하며, 비록 미국 땅에 살고 있지만,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와 연대 그리고 구체적인 책임과 그리스도인의 결단이 세계 속에서 실천되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샬롬, 즉 평화를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끊임없이 기도하며 노력하라고 부름받은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자고 호소했다.  

“평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파괴적인 전쟁의 피해를 막기 위해 협력하는 것은 책임 있는 신학적 요구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의 눈으로 평화를 위해 일하는 노력은 성서적 신앙의 중요한 가르침이기에 그 현실이 비록 평화로부터 멀고, 역사 현실이 어려워 보여도 함께 논의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평화를 위해 사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마땅히 따라야 할 제자의 길이며, 신학과 목회의 전반에 이 주제와 기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힘을 모으는 일이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정희수 감독은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한 노력이 ‘겸허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긴 안목으로 이끌고 헌신해야 할 변혁적인 믿음의 실천 과정'이라고 말하며, 한인연합감리교회뿐만 아니라, 교단의 사회부(General Board of Church and Society), 세계선교부(General Board of Global Ministries), 총감독회(Council of Bishops) 등 다양한 조직들과 연계하여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지속적인 제도 입안과 기획을 해낼 수 있는 통일위원회가 되라고 권면했다.   

“세계의 평화 현실을 하나님 나라의 이상으로 믿고, 미래적인 통합을 이루어가는 노력이야말로 우리가 서야 할 자리입니다. 배타보다 이해, 차별보다 포용, 사랑과 정의를 우리의 신앙 여정에 담보하고, 자기희생의 십자가를 지고 사회 통합과 화해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정희수 감독은 이번 샬롬 아카데미를 마무리하는 폐회 예배 설교에서 “평화에 대한 담론은 우리가 함께 바라보는 것이며, 타다 남은 불씨 하나도 혁명의 불꽃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2023년 2월 6일부터 8일까지 뉴욕 후러싱제일 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린 샬롬 아카데미에 참석한 사람들의 모습. 사진 제공, 한인연합감리교회 평화위원회.연합감리교뉴스.2023년 2월 6일부터 8일까지 뉴욕 후러싱제일 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린 샬롬 아카데미에 참석한 사람들의 모습. 사진 제공, 한인연합감리교회 평화위원회.

이준협 목사는 이번 평화학교를 통해, 이 길이 나 혼자 가는 외로운 여정이 아니라 함께하는 동역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인 회중, 미국인 회중 그리고 기관 등 우리가 있는 목회 현장은 다르지만, 다양한 사람이 주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곳이 교회임을 다시 확인했고, 아파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긍휼과 자비의 사역, 평화의 목회가 교회를 교회답게 만드는 길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그 길에 평화위원회의 선후배 동료들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은 위로이자 큰 기쁨이었습니다.”

로드아일랜드 헤이븐 연합감리교회(Haven UMC)의 이주희 목사는 이번 평화학교에 참가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따뜻한 만남을 통해 희망을 가득 채우고, 좋은 강의를 통해 생각의 틀을 넓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한마음으로 주님의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그 소망이 저의 마음에 작은 평화의 불꽃을 심어주었습니다. 평화를 이루려는 자들의 이야기를 계속 기대합니다.”

 

신기성 전도사는 현재 뉴욕 후러싱제일연합감리교회에서 양육과 훈련 및 희년준비사역을 담당하고 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tkim@umnews.org 로 이메일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더 읽기 원하시면,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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