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연합감리교뉴스는 교파와 종교, 인종과 성별을 초월하여 소외된 이웃을 섬기며 헌신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심층 취재하는 <이 사람을 소개합니다>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사는 그 세 번째 순서로, 「샘물교회와 샘물의 집」에서 사역하는 박미숙 목사의 이야기를 담은 3부작의 첫 번째 기사입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 요한복음 4:14
간판 없는 집이 있다.
시카고 교외의 한 주택가. 평범한 단독주택처럼 보이는 이 집에는 이름을 알리는 표지판도, 주소를 안내하는 간판도 없다. 의도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가정폭력과 경제적 어려움, 갑작스러운 위기로 갈 곳을 잃은 여성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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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년 동안 약 200명의 여성이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누군가는 일자리를 얻었고, 누군가는 학업을 마쳤으며, 또 다른 이는 전문 자격증을 취득했다. 가족과 관계를 회복한 사람도 있었고,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새로운 삶을 꾸려간 사람도 있었다.
이 집의 이름은 샘물의 집(Sammool House)이다.
그리고 그 시작에는 30여 년 동안 한결같이 한인 이민자들과 삶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함께 걸어온 박미숙 목사가 있다.
박 목사는 자신의 사역을 특별한 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갔을 뿐이에요."
짧은 한마디지만, 지난 30여 년간 이어온 그녀의 목회를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다.
1992년, 박 목사는 자신의 집 거실에서 몇몇 한인 이민자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낯선 땅에서 의지할 곳을 찾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였고, 그 작은 모임은 샘물교회로 이어졌다. 이후 교회는 성장해 2024년에는 북일리노이연회로부터 공식 차터(Charter)를 받았다.
2024년 3월 샘물한인연합감리교회 차터(Charter) 예배를 마친 뒤, 북일리노이연회 댄 슈베린(Dan Schwerin) 감독과 교인, 축하객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샘물교회는 1992년 시카고 지역 한인 이민자들을 섬기기 위해 신앙공동체로 시작했으며, 2024년 북일리노이연회로부터 공식 차터를 받았다. 사진 제공, 샘물 한인연합감리교회. 당시 여성 목회자가 한인 이민교회를 개척하는 일은 흔치 않았다. 더욱이 같은 교회를 30여 년 동안 한결같이 섬기는 일은 더욱 쉽지 않았다.
북일리노이연회 프레리노스지방 감리사인 정화영 목사는 "박미숙 목사의 사역이 지닌 가치와 영향력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라며, "여성 목회자로 한인교회를 개척해 30여 년 동안 한 교회를 섬긴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을 해낸 것과 다름없습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샘물교회 교인들은 박 목사의 목회를 이야기하면서 교인 수나 건물을 먼저 언급하지 않았다.
"우리 교회는 가족 같아요."
30년 가까이 교회를 섬겨 온 한 교인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목사님이 한결같이 함께해 주셨기에 목사님을 믿고 의지하게 됐고, 교인들도 오래된 가족처럼 서로를 돌보며 지내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샘물교회는 외형적으로 큰 규모의 교회는 아니다. 현재도 자체 예배당이나 사택을 두고 있지 않으며, 일리노이주 마운트 프로스펙트에 위치한 트리니티연합감리교회 예배당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인들은 한목소리로 "우리 교회는 선교하는 교회"라고 말한다.
그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2013년, 샘물교회는 갈 곳 없는 여성들을 위한 또 하나의 공간을 마련했다.
샘물의 집이다.
교회는 아직 자체 예배당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도, 삶의 벼랑 끝에 선 여성들이 머물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공간을 먼저 마련했다.
박미숙 목사(오른쪽)와 신혜성 샘물의 집 이사장이 2026년 6월 14일 북일리노이연회에서 함께했다. 13년째 샘물의 집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는 신혜성 이사장은 "우리는 단순히 머물 곳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김응선(Thomas E. Kim) 목사, 연합감리교뉴스.박 목사는 이곳을 '쉼터(shelter)'라고 부르지 않는다.
'게스트 하우스(guest house)'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이곳은 누군가를 단순히 보호하는 데 머무는 공간이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다시 걸어갈 힘을 얻는 곳이기 때문이다.
입주자들은 거주비와 공과금을 부담하지 않는다. 대신 직장을 찾고, 학업을 이어가며, 자립을 위한 준비를 해 나간다. 음식과 의료비는 각자가 부담하고, 공동생활 공간인 집은 함께 청소하며 돌본다. 기본 거주 기간은 3개월이지만, 상황에 따라 최대 6개월까지 머물 수 있다.
13년 동안 샘물의 집 이사장으로 섬겨 온 신혜성 권사는 "우리는 단순히 머물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습니다."라며, "샘물의 집은 많은 여성에게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어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2부에서 계속)
<이 사람을 소개합니다> 시리즈 보기
3D돈말결한 태베필인스캄을 섬기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벗 한윤수 목사
이 사람을 소개합니다 2: 예수님의 삶을 따르고자 하는 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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