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포인트:
- 연합감리교 감독들은 인종 분리 구조였던 미국 내 중앙지역총회(Central Jurisdiction)의 유산과 미국 지역총회 체계의 역사를 배우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 이러한 논의는 교단의 두 지도 기구가 지역총회 체계 변경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 한 연합감리교 역사학자는 역사가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지는 말해주지 않지만, 경고는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퇴 감독 포레스트 C. 스티스(Forrest C. Stith)는 어린 시절 연회(annual conference)에 참석하기 위해 편도만 최소 500마일(약 800 km)을 이동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흑인들이 이동 중 식당이나 모텔에 들르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사우스다코타(South Dakota)주에서 미주리(Missouri)주를 거쳐 콜로라도(Colorado)주를 아우르는 중앙지역총회에 속한 중서부연회(Central West Conference)에서 성장한 스티스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그 시절에는 분리와 차별이 법으로 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무 곳에서나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흑인들은 이동 중에는 동료 흑인들의 집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연회에 도착한 뒤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자리를 비켜주고, 옮길 수 있는 물건들을 치우고, 공간이 생기면 그 자리에 담요를 깔고 잠을 잤습니다. 제 여동생과 저는 연회 기간에 한 번도 침대에서 자본 적이 없습니다.”
스티스 감독은 감리교회 내 인종 분리를 끝내기 위한 노력을 다룬 영상물 「고통과 추진: 중앙지역총회의 이야기(The Pain and the Push: The Story of the Central Jurisdiction)」에서 당시를 회고한 감독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이 영상은 앞으로 미국 내 여러 연회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교단의 사역과 자원을 조정하는 지도력 기구인 연대사역협의회(Connectional Table)는 미국 지역총회 체계에 대한 폭넓은 연구의 일환으로 연합감리교 공보부(United Methodist Communications)와 협력해 이 영상을 제작했다. 연대사역협의회 지도자들은 4월 29일 잭슨빌에서 열린 총감독회 회의와 5월 7일 온라인으로 열린 연대사역협의회 전체 회의에서 이 영상을 소개했다.
연대사역협의회의 연대사역 총책임자인 주디 케나스톤(Judi Kenaston)은 감독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역총회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흑인 감리교인들만을 대상으로 했던 중앙지역총회(Central Jurisdiction)가 지역총회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돌아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968년 감리교회(Methodists)와 복음주의연합형제교회(Evangelical United Brethren)의 통합으로 연합감리교회(United Methodist Church, UMC)가 탄생하면서, 흑인만을 대상으로 했던 인종 분리 구조인 중앙지역총회는 공식적으로 해체되었다. 그러나 다른 다섯 개의 지리적 지역총회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오늘날에도 지역총회는 미국 내 감독 선출과 자체 사역을 담당하고 있지만, 이러한 구조는 미국에만 존재한다.
다만 지역화(regionalization)가 시행될 경우, 이 구조 역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재구조화는 아프리카, 유럽, 필리핀, 미국 등 교단의 각 지역이 동등한 의사결정 권한을 갖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 밖의 여덟 개 해외 지역총회(regional conferences)는 이미 자체적으로 감독을 선출하고 있으며, 미국 전체를 포괄하는 미국 대지역총회(U.S. regional conference)는 현재 형성 단계에 들어섰다.
연대사역협의회는 미국외지역총회상임위원회(Standing Committee on Regional Conference Matters outside the USA, 이하 상임위원회)와 협력해 이러한 변화가 지역총회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검토하고 있다. 현재 양측 대표들로 구성된 공동위원회는 다음 총회(General Conference)에 각 지역총회가 자체적으로 지역총회(jurisdiction) 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입법안을 논의 중이다.
이러한 조치는 교단 헌법 개정을 필요로 하며, 총회와 전 세계 연회들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코 간단한 과정이 아니다.
연대사역협의회는 이 입법안 초기 단계부터, 지도자들이 교단이 오늘의 상황에 이르게 된 과정을 성찰하도록 요청했다. 총감독회 발표에는 영상 상영뿐 아니라 역사 개요 발표와 패널 토론도 포함되었다.
영상 서두에서 스티스 감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공동체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감리교 운동의 중요한 일부였습니다. 이 둘은 결코 분리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모두가 웨슬리 감리교인(Wesleyan Methodists)이라고 부르는 공동체로서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 하는 딜레마가 늘 존재해 왔습니다.”
연합감리교기록보관및역사위원회(United Methodist Commission on Archives and History) 총무인 애슐리 보건(Ashley Boggan)은 역사 개요 발표에서, 교회 구조 안에 인종 분리를 공식적으로 포함하려는 움직임이 1916년에 시작되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 노예제 문제로 1844년 분열되었던 (북)감리교회(Methodist Episcopal Church)와 남감리교회(Methodist Episcopal Church South)의 재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보건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단 통합은 신학적 화해라기보다 실용적이고 국가적인 필요에 의해 추진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종 문제는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간주되었습니다.”
그녀는 당시 논의를 형성한 이념적 흐름에는 단순한 인종차별을 넘어, 백인 기독교 남성 우월주의와 백인 기독교 국가주의(white Christian nationalism) 사상도 포함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또 당시 통합준비위원회가 완전한 통합을 진지하게 검토한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논의의 중심은 하나의 교회 안에서 (흑백을 분리하는) 구조적 분리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교단을 (흑인과) 완전히 분리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여기에 감독의 역할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1828년 분리되었던 감리교개신교회(Methodist Protestant Church)도 재결합 논의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결과, 1939년 세 교단이 통합하여 감리교회를 형성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인종 분리 구조인 중앙지역총회(Central Jurisdiction)와 함께 지역총회 체계가 탄생했다.
“이 체계는 단지 지리적 구조를 정리한 것이 아니라 권한 자체를 재편한 것입니다. 감독들은 더 이상 교단 전체 차원에서 선출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총회라는 지역 기구를 통해 선출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인종적 타협이자 정치적 타협이었습니다.”라고 보건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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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앙지역총회를 해체하려는 노력은 교단 통합과 동시에 시작되었다. 많은 감리교인이 교단 헌법에 명시된 인종 분리가 웨슬리 신학에 반한다고 인식했다. 이후 감리교회와 통합하게 되는 복음주의연합형제교회는 중앙지역총회의 해체를 연합감리교회 창립 참여의 조건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보건은 오늘날까지도 연합감리교회가 감독을 총회나 이에 상응하는 기구가 아니라 지역별로 선출하는 교단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역사는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를 직접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경고합니다.”라고 보건은 말하고, “지역총회 체계는 감리교인들이 연합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특정한 방식으로 연합을 추구했고, 그것은 더 깊은 불의를 해결하지 않은 채 제도적 결속을 유지하려는 방식이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보건의 발표 이후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독일의 은퇴 감독이자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하랄트 뤼케르트(Harald Rückert) 감독은 지역총회 체계와 관련된 문제는 현재 구성 단계에 있는 미국 대지역총회(Regional Conference in US)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여러분은 이 역사 속에서 여러분의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어야 합니다. 미국 대지역총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고민하는 것은 여러분의 과제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조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미국 내부의 중요한 문제를 아프리카나 유럽 또는 필리핀이 대신 해결해 주기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뤼케르트 감독은 말했다.
마운틴스카이 연회(Mountain Sky Conference)의 크리스틴 스톤킹(Kristin Stoneking) 감독은 지역총회 체계 안에서도 인종 분리의 영향은 지역마다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인종차별은 서부 지역 교회들 안에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서부에서 지역총회(jurisdiction)는 더욱 조직적인 연결체로 경험되었고 … 그 맥락 속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분별하는 공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교회 지도력 안에서 인종과 민족의 장벽을 처음으로 허문 많은 선구자는 서부 지역총회(Western Jurisdiction)에서 나왔다.
스톤킹 감독은 지역총회(jurisdiction)의 유산이 매우 미국적인 문제임을 인정하면서도, 온 교회를 섬기도록 성임받은 감독들은 모두 교회의 역사와 그것이 오늘날 선교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함께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죄와 분열의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 하는 것이 여전히 신학적 질문입니다.”
미국 서부 지역총회와 시에라리온(Sierra Leone) 연회를 이끌었던 워너 H. 브라운 주니어(Warner H. Brown Jr.) 은퇴 감독은 자신의 가문이 적어도 5대 이상 감리교 운동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노예로 살아야 했던 미국 흑인들의 후손으로서, 자신의 가계를 그 이전 세대까지 추적할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모든 연합감리교인들이 선을 행하고 예수님의 신실한 제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지만, 두려움이 여전히 그 길을 가로막고 있다고 브라운 감독은 덧붙였다.
“우리가 서로에게 연약함을 드러낼 수 없고, 우리가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하지 못하며, 원한 없이 진실을 말할 수 없다면,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없을 것입니다.”
미시간 연회(Michigan Conference)와 일리노이 그레이트리버 연회(Illinois Great Rivers Conference)를 공동으로 섬기는 데이비드 바드(David Bard) 감독은 아프지만 교단의 역사를 논의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역사는 운명이 아닙니다. 그러나 인정되지 않은 역사는 마치 우리의 무의식 속 인정되지 않은 부분들처럼 작동합니다. 그것들은 우리의 창의성과 가능성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토론 사회를 맡은 동펜실베이니아 연회(Eastern Pennsylvania Conference)와 대뉴저지 연회(Greater New Jersey Conference)를 이끄는 신시아 무어-코이코이(Cynthia Moore-Koikoi) 감독은 교단의 과거를 둘러싼 고통스러운 이야기들이 오간 한 주간이었지만, 동시에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가장 잘못된 모습이었을 때조차도 하나님의 은혜는 그 장벽을 뚫고 우리에게 임했습니다. 어떻게든 하나님은 구원할 수 없어 보였던 것들을 구원하셨고, 하나님의 선교는 계속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 그리고 그것은 연합감리교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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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연합감리교뉴스 부편집장이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인 김응선(Thomas E. Kim)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4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