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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살펴보면, 오늘날 우리가 참여하는 여러 시스템 속에서 과거와 현재의 차별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논쟁이 되는 비판적 인종이론(Critical Race Theory) 관점에서 보면, 안타깝게도 연합감리교회의 파송 제도와 구조에는 여전히 인종차별의 흔적과 유산이 일부 남아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일례로, 지역총회(Jurisdictional Conference)의 설립 취지와 제도적 이행이 그렇다. 연합감리교회의 전신인 미감리교회(Methodist Episcopal Church)는 인종 문제로 나뉘었던 남감리교회와 북감리교회가 1939년 재결합하면서 설립되었다. 교단은 남북전쟁을 초래한 인종 문제를 극복하고 하나가 된 듯했으나, 당시 교단 통합 계획의 제안자들은 남부 지역의 부당한 요구를 채택하여, 흑인교회를 지역과 상관없이 중앙지역총회(Central Jurisdiction)라는 별도의 행정구역으로 분리하고 고립시키는 편법을 통과시켰고, 흑인교회는 마치 인디언 보호구역처럼 분리되는 차별을 당하며 눈물을 삼켰다.
1968년, 감리교는 또 한 번의 통합을 이루었다. EUB(복음주의연합형제교회)는 감리교회와의 통합 논의 과정에서 통합 조건의 하나로 분리 구역의 해체를 요구했고, 중앙지역총회가 공식적인 폐지를 했지만, 새로 출범한 연합감리교회는 동남부 지역을 주축으로 각 지역으로 편입되는 흑인 교회를 거리두기(코로나와 전혀 상관없음)와 지역적 특성유지 및 역내 리더쉽 보장이라는 명분 아래 전국을 5개 지역총회로 나누었다. 이때, 연합감리교회가 내세운 가장 큰 명분은 최근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표현인 미주 각 지역의 다양성 존중이었다.
감리교회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단위인 연회가 지역마다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5개 광역지역으로 경계를 설정하고, 각 지역의 자율권을 강화하여, 전체 교단의 다양성이 특정 지역에 쉽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인위적인 제도를 고안해 냈던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종이나 문화 그리고 성차별적인 요소가 여전히 내재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감독 선출을 교단 총회가 아닌 지역별로 시행한 것은 타지역의 다양한 리더십이나 신학적 성향이 쉽게 역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울타리를 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역총회는 오늘날에도 지역 이기주의와 차별의 성향을 내포하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닌 제도라고 할 수 있으며, 현재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 가는 과정 중에 있지만, 이를 연합감리교회 역사의 오점 중 하나로 이해하는데, 이론의 여지는 없을 듯하다.
지역화(Regionalization, 세계 각 지역의 연합감리교회가 지리/국가적인 단위로 자율성을 강화하도록 하는 총회 헌법 사안으로 지난 총회에서 이미 통과되었으며, 비준되기 위해서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각 연회의 투표를 거쳐야 하므로 약 2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필자 주)가 추진되는 이 시점에서, 지역총회의 유래와 그 역사는 우리에게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바라본 지역화는 현재 세계 각 지역의 신학적,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식민주의 청산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양자 사이의 데자뷰를 연상시킬 만큼 그 유사성을 보인다.
필자는 최근 교회의 아픈 역사인 GMC의 탈퇴와 분리에서 지역총회 역사의 그림자가 유령처럼 어른거림을 느끼며, 이것이 필자 혼자만의 상상인지 자문할 때가 종종 있다. 지금 추진되는 지역화가 통과된다는 전제로, 그런 전철은 다시 밟지 않기를 바란다.
지역화는 결국, 세계 각 지역 지체 간의 거리를 늘리고 동질성을 저하시키고, 국가의 경계를 넘어 존재해 왔던 국제적 교단으로서의 연합감리교회를 연대주의를 약화하지는 않을까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역사의 교훈을 생각할 때, 모든 일에는 내세우는 명분이 있고 내재한 실제적 동기가 있으며,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귀결된다는 원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사족: 역사는 단절되지 않고, 어떤 형태로든 연속성을 가지며, 반복되는 패턴을 보기기도 한다. 글로벌감리교회의 탈퇴와 설립도 이런 연속성 속에서 더 분명하게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지난날의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자는 그 역사를 되풀이하는 운명에 놓이게 된다고 한 조오지 산타야나(George Santayana)의 말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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