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화해 사역, '미지의' 새 시대를 향한 분별에 나서다

주요 포인트:

  • 연합감리교회가 지난해 총회에서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교단의 금지 조항을 철회한 후, 첫 화해사역네트워크 집회가 개최되었다.
  • 7월 24일부터 27일까지 열린 이번 집회 내내, 이 단체는 총회의 의결에도 불구하고, 교단 재건과 세계 곳곳의 불의에 대응해 나가는 데 자신들이 감당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 이 집회는 다양한 축하의 순간들로 가득했지만, 동시에 앞으로 마주할 과제들을 함께 확인하는 자리였다.

헬렌 라이드(Helen Ryde)에게 연합감리교회가 성소수자(LGBTQ) 사역에 대한 장벽을 제거한 순간은 여리고 성벽이 무너져 내린 것과 똑같은 의미로 다가왔다.

화해사역네트워크(Reconciling Ministries Network)의 선교 담당 책임자인 라이드는 “여호수아는 단 7일만에 여리고 성을 무너뜨렸지만, 우리는 50년 동안이나 그 벽 주위를 돌고 있었습니다. 그렇죠?”라고 말했다.

라이드는 성경 이야기와 연합감리교회의 성소수자 포용 사이에는 단순히 시간 차이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진실은 이겁니다. 우리는 항상 성안에도 있었고, 밖에도 있었습니다.”

라이드는 위스콘신주 매디슨(Madison, WI) 다운타운에 소재한 제일연합감리교회에서 7월 24일부터 27일까지 열린 화해사역네트워크 집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제적 교단인 연합감리교회는 지난해 열린 총회에서 교단에 지대한 변화를 불러온 의결을 했고, 이후 처음 열린 이 단체의 집회에는 대면과 온라인을 합쳐 250명 이상이 참석했다.

수십 년간의 내부 갈등과 교단 탈퇴의 진통 끝에, 지난해 연합감리교회 입법 총회는 동성 결혼, 동성애자 목사 안수성소수자들과의 사역 자금 지원 중단 조항 해제를 압도적으로 승인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1972년 총회에서 처음 장정에 채택되었던 “동성애는 기독교 가르침과 양립할 수 없다.”라는 부분을 삭제한 것이다.

“미지의(Uncharted)”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교단의 새로운 지형 속에서 자신들의 사역을 축하하고, 미래 방향을 논의하고 협력하기 위한 방안을 나누었다.

“지금, 이 순간에 도달하기까지, 모든 성소수자 연합감리교인과 사역자, 그리고 그들의 사역이 각자의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집회의 개회예배에서 화해사역네트워크의 사무총장인 잰 로렌스(Jan Lawrence)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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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화해 운동(Reconciling movement)은 1984년, 또 다른 성소수자 옹호 단체인 어퍼메이션(Affirmation)과의 연합감리교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열린 총회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장벽을 점차 높여왔지만, 화해사역네트워크의 회원들은 하나님께서 교회를 새로운 시대로 인도하신다는 믿음 아래 계속 기도하며 조직을 확대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그 새로운 날이 왔지만, 화해사역네트워크는 사역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 올해 새로운 선교 전략을 수립한 이들은 교단 탈퇴 사태 이후 교회 재건과 정의 사역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교단 탈퇴 시기는 우리에게 큰 아픔을 주었고, 그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교단 탈퇴는 한 교회의 교인을 분열시켰을 뿐만 아니라 가족마저 갈라놓았고, 우리 주변에서 증가하는 폭력과 권위주의는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연합감리교회 안에서 화해하는 사람들로서 화해 운동을 감당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로렌스는 말했다.

여호수아의 군대와 달리, 화해사역네트워크와 그 동역자들은 파괴가 아닌 확장을 목표로 삼았다. 더 많은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교회가 되도록 돕는 것이다.

연합감리교회의 확장된 개방성을 상징하듯, 그는 51개 미국 연회 중 24개 연회가 후원한 이번 집회에서 서오하이오 연회 은퇴 목사이자 화해사역네트워크의 위원장인 데이비드 메레디스(David Meredith) 목사는 “우리의 사명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연합감리교회 안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발견하고, 그 의미를 온전히 깨닫고,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의 은혜 안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데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과거에는 교단 장정의 금지 조항으로 인해 성소수자 관련 사역에 참여하거나 후원할 수 없었던 총회 기관들과 다양한 사역 단체들도 이번에 행사를 후원했다.

상황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로는 이번 집회에 세 명의 감독이 참석했다는 점이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위스콘신 연회와 북일리노이 연회를 주재하는 댄 슈워린(Dan Schwerin) 감독을 비롯해 교단 최초의 흑인 동성애자 감독이자 미북서지역 세 개 연회를 이끄는 세드릭 브리지포스(Cedric Bridgeforth) 감독, 그리고 교단의 세 번째 동성애자 감독인 마운틴스카이 연회의 크리스틴 스톤킹(Kristin Stoneking) 감독이 그들이다.

연합감리교회 총감독회 회장이자 인디애나 연회를 이끄는 트레이시 S. 말론(Tracy S. Malone) 감독은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영상으로 축하 인사를 보내왔다.

연합감리교회 신학대학원들도 이 집회에 후원 기관으로 적극 참여했다. 댈러스 남감리교대학교(Southern Methodist University) 퍼킨스 신학대학원(Perkins School of Theology)의 새로운 학장 브라이언 P. 스톤(Bryan P. Stone)도 이번 집회에 참석했다.

“저는 이곳에 참석하여 성소수자들(LGBTQIA-plus)과 동역자로서 함께할 수 있다는 우리의 열정과 기쁨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들은 신학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바를 생각할 때, 제 비전의 중심에 있는 존재들이기도 합니다.”라고 스톤 학장은 말했다.

이번 집회를 후원한 단체 중에는 2019년 총회가 성소수자의 사역을 철통같이 틀어막은 전통주의 계획(Traditional Plan)을 통과시킨 직후 이에 반발해 결성된 한국계 미국인 단체인 <색동나무: 성소수자들과 함께하는 한인 그리스도인들>도 포함되어 있다.

연합감리교회 위스콘신 연회의 황현웅 목사는 “사람들이 모든 한국인은 보수적인 전통주의 플랜을 지지할 것이라고 여긴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포용적인 사역을 지지하는 한인 그리스도인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교단의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벽이 옛 여리고 성처럼 무너졌음에도, 헬렌 라이드는 그 무너진 차별의 벽 잔해들이 여전히 길을 막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벽을 허물었지만, 여전히 그 무너진 담벼락의 잔해들 사이를 헤쳐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잔해들을 치우고 나아가는 것입니다. 교단 내에는 잔해 뒤에 숨어 여전히 벽인 척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화해사역네트워크의 교인참여및자료개발(congregational engagement and resource development) 책임자인 로라 영(Laura Young)도 일부 감독, 연회, 교회가 동성 결혼과 동성애 목회자를 환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는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우리가 총회에서 이룬 변화는 강제된 차별을 제거한 것이지, 차별의 가능성 자체를 없앤 것은 아닙니다. 결국 (성소수자를) 포용의 수준은 여러분이 사는 우편번호(거주하는 지역)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그녀는 이러한 어려움이 미국 남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연합감리교회가 점차 더 환대하는 교회로 변화되어 가고 있는 반면, 미국 연방정부와 일부 주 정부는 소외된 사람들, 특히 트랜스젠더, 소수 인종 및 민족, 이민자, 심지어 단순히 미국을 방문하는 사람들까지 표적을 삼아 더욱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네트워크의 평등위원회(Equity Council) 위원장인 발레리 L. 잭슨(Valerie L. Jackson) 목사는 출애굽기 1장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자유로웠던 사람이 노예로 놓일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설교했다.

콜로라도 덴버에 있는 파크 힐(Park Hill) 연합감리교회 담임인 잭슨 목사는 “우리의 자유와 해방은 누가 지도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의 자유와 해방은 누가 우리 연회의 감독으로 섬기느냐, 우리의 지방감리사가 누구냐, 우리 교회의 담임목사가 누구냐에 따라 결정되며, 더 나아가 우리의 자유와 해방은 백악관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서도 결정됩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집회는 많은 사람에게 기쁨과 앞으로 닥쳐올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플로리다 연회 공동 평신도 대표인 앨리스 윌리엄스(Alice Williams)는 화해 운동의 오랜 옹호 사역 덕분에 지난 1년 동안 두 차례 하나님의 얼굴을 보았다고 전했다.

첫 번째는 그녀의 동성애자 친구인 킵 넬슨(Kip Nelson) 목사의 안수식이었고, 두 번째는 자신이 45년간 함께한 연인과 연합감리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린 순간이었다.

여전히 남아있는 잔해에 대한 라이드의 묘사에서 영감을 받은 윌리엄스는 이제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화해하는 연합감리교인들이 “잔해를 뒤집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사람들이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도록 잔해를 뒤집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위축되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네트워크 이사회 위원이기도 한 윌리엄스는 말했다.

“이 나라와 전 세계에서 동성애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관계를 구축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또한 대화에 우리의 간증을 포함시킬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동성애자 안수 금지 조항 폐지 이후 공언한 동성애자이자 동성 결혼을 한 목회자 중 처음으로 감독에 선출된 크리스틴 스톤킹(Kristin Stoneking) 감독은 7월 27일 이번 집회의 폐회예배를 겸한 주일예배에서 설교했다.

그녀는 사도 바울과 그의 동료들이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어디로 보내시는지 분별하기 위해 애쓰던 중, 환상을 통해 로마의 식민지인 마케도니아의 도시 빌립보로 떠나는 과정을 묘사한 사도행전 16장 6-15절 말씀을 본문으로 설교했다. 이 성경 구절에는 하나님을 섬기는 자색 옷감 장사 루디아와 그녀의 온 가족이 함께 세례를 받은 이야기가 나온다.

스톤킹 감독은 화해사역네트워크 연합감리교인들도 루디아처럼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다음 단계의 소명을 위해 분별하고 있으며, 사도 바울과 그의 동료들에게 일어났던 것처럼, 성령이 그들을 알 수 없고 때로는 위험한 곳으로 인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기 전도자들처럼, 그들도 여정 가운데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랫동안 대의를 위해 수고하고 마침내 그 결실을 본 사람들만 알 수 있는 희망과 믿음으로 나아갑시다. 한 번 일어날 수 있다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라는 스톤킹 감독의 말에 사람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우리는 고통이 엄연히 존재할 때 부름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 소명은 침묵하지 않는 희망의 소리이며, 사랑이 아직 통치하지 않는 모든 곳에 스며들어, 사랑이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이 여전히 우리를 인도하고 계시고, 하나님이 우리를 보내셨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Hahn)은 연합감리교뉴스 부편집장이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인 김응선(Thomas E. Kim)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409로 연락하시기를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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