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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와 은혜로 보는 하나의 교회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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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감리교뉴스는 2019년 2월에 있을 특별총회를 앞두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동성애와 가지 플랜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들어보기로 했다. 이번 주에는 남가주 샌디에고에서 희망교회를 섬기고 있는 가한나 목사의 의견을 싣는다. 성숙한 토론 문화를 위해 지나친 표현을 삼가고 존중해줄 것을 미리 요청한다.   

한국 감리교회에서 나고 자라면서 고등학교 시절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 부르심의 경험을 가족들과 나눴는데 반대가 여간 크지 않았습니다. 그 후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학교에 진학했고, 신학교 졸업 즈음에야 한국 교회의 여성 목회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현실을 깨닫고 보니 한국에서는 부르심에 응답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떠나온 유학 생활은 쉽지 않았습니다. 언어와 경제적인 어려움은 문화 충격과 신앙 그리고 신학적 도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한국에서 경험한 교회는 동네에서 여러모로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세운 교회로 대부분의 구성원이 비슷한 삶의 경험과 믿음의 색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접한 교회들과 신학교의 가르침은 다양한 인종, 언어, 문화, 사고 등을 염두해 두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2001년 보스톤대학교 신학대학원 시절 어느 날, 교회론 수업 중 브라이언 스톤 교수님으로부터 도전이 되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다른 계층의 사람들이 각자의 정치적 입장을 고집하면서도 한 교회에 다녀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었는데, 그때부터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웨슬리의 신앙/신학의 전통을 물려받은 저는 이 고민을 위해 성서—전통—이성—체험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성경 구절은 갈라디아서 3장 28절로,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바리새인이나 회당장이나 사마리아인이나 건강한 사람이나 병든 사람이나 모두 함께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룰 때에 비로소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이루게 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교회의 전통이 제 발목을 잡았습니다. 한국에서는 교회의 일치를 위해서 교리의 일치가 있어야 한다는 신념 아래 같은 인종과 언어, 관점과 믿음이 같은 사람들이 비슷한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교회를 이루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연합감리교회사를 배우면서 미국 연합감리교회에도 비슷한 전통이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국의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건너와 원주민들의 터전에 자리를 잡으면서 아프리카 대륙에서 흑인들을 노예로 데려와 경제적인 풍요를 누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흑인들은 온전한 사람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3/5은 인간으로, 나머지 2/5는 짐승 같은 취급을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에 백인들은 흑인들을 전도하여 기독교 신앙을 전파했는데, 한 하나님, 한 믿음, 한 세례를 나누면서도 같은 화장실, 같은 식탁, 같은 학교나 교회 등의 삶을 같이 나누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이 와중에 노예를 소유했던 제임스 앤드류 감독의 노예 소유 문제가 대두되었고, 노예 소유의 적법성에 대한 이견으로 감리교회는 1844년에 남과 북으로 갈라지게 됩니다.

1861년 남북전쟁이 있기 17년 전에, 1863년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의 노예 해방 선언이 있기 19년 전에 교회가 먼저 갈라지는 쓰라린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갈라진 교회는 노예 해방 선언이 있은 후 95년이 지난 1939년에 와서야 재결합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회는 노예 문제로 갈라섰고, 사회가 흑인의 인권을 인정하고 난 지 1세기가 지나서야 다른 사람들의 인권을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뒤따라 가기에 바빴습니다.

성서에는 우리가 따를 수 없는 규례들이 종종 소개됩니다.

구약성서에 근거하면 형이 죽으면 형수를 부인으로 맞이해야 합니다. 비늘이 없는 생선과 갑각류는 성서가 금기한 음식입니다. 혼방직물 옷도 입으면 안 됩니다. 고기와 젖을 함께 요리해서도 안 되기에 치즈와 고기를 함께 넣어 먹는 치즈버거도 먹으면 안 됩니다. 피를 먹는 음식인 순댓국도, 돼지고기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려면 주일에 멀리까지 운전해서 교회에 가면 안 됩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하나님이 맺어주신 부부의 인연을 사람이 갈라놓을 수 없기에 이혼도 하면 안 됩니다. 사도바울에 따르면 여성들은 교회에서 잠잠해야 합니다.

명백하게 성서에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은 이러한 성서적 전통을 고수하지 않습니다.  

연합감리교회는 은총의 체험에 기반을 둔 교회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모두 오십보백보의 죄인이나, 하나님의 은총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인류의 죄성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려 첫걸음을 떼셨습니다.

우리 중 그 누구도 행위만으로 구원에 다다를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깨닫지도 못할 때 먼저 다가오셨고, 구원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이를 통해 구원이란 선물을 받는 은혜를 깨닫게 하시고, 아직 갈 길이 먼 우리와 함께하시며 날마다 새로워질 수 있도록 인도하시는 은총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선한 삶은 그 놀라운 은혜에 응답하는 삶일 뿐입니다.

가한나 목사(오른쪽)와 김정민 목사가 2018년 11월 샌디아고에서 열린 한인목회강화협의회 연차회의에서 교회 개척에 대한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UMNS. 가한나 목사(오른쪽)와 김정민 목사가 2018년 11월 샌디아고에서 열린 한인목회강화협의회 연차회의에서 교회 개척에 대한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UMNS.

저는 2017년 7월 40대 중반 한인 여성으로 한인개척교회에 파송 받았습니다. 처음 파송을 받을 때는 환영을 받지 못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바울 시대에는 "교회에서 잠잠해야 했던" 여성도 지금은 목회자로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체험은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내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섭리에 마음을 열고 사는 삶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작년 여름, 한인총회 대안소위에 초대받았을 때 당시 우리 교회 목회협력위원장 역할을 맡고 계시던 집사님께 제가 우리 교회 사역 이외에 이러한 일을 해도 되는지 여쭤봤던 적이 있습니다. 그분의 대답은, "물론이죠"였고, 그러면서 교회가 이번에 인간의 성 이슈로 갈라선다면, 앞으로 또 무슨 이슈로든 갈라서게 될 것이라 염려를 표하셨습니다.

한인 교회 파송 2년 차인 저는 하나님의 부르심과 섭리는 다 알 수 없습니다. 2016년 총회를 통해 전진위원회 (Commission on a Way Forward)가 구성되었고, 1년여의 기도, 논의, 분별을 통해 세 가지 안(전통주의적 플랜, 하나의 교회 플랜, 연대적 연회 플랜)이 2019년 특별총회에 제시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한 달 후 열리게 될 특별총회에서 연합감리교회의 목회자와 평신도 대표들이 모여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며, 연합감리교회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됩니다. 

21세기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성서와 전통, 이성과 체험에 근거하여 다음 세대를 생각하며 교회의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2019년 오늘, 저는 한국에서 보다 미국에서 지낸 날이 많아졌습니다. 20여 년의 긴 세월 동안 연합감리교회의 장학금을 받아 미국에서 목회학 석사 공부도 하고, 윤리학 박사 공부도 하며, 한국 기독교 전통에 따라 남들보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 백방으로 애썼습니다. 드러낼 것은 드러내고 감출 것은 감추느라 가면을 쓰고 살아왔던 38년, 그렇게 애쓰던 모습이 죽는데 6~7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신앙의 고민과 신학적 도전으로 한참 진통을 겪고 나니, 가면을 벗은, 껍데기를 다 벗은 제 내면에 들어있는 솔직한 존재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그 벌거벗은 모습이, 민낯이 처음엔 부끄럽고 민망하고 어색했지만, 그렇게 몇 년을 지내고 나니 홀가분합니다.

그 홀가분한 마음을 담아 개척교회를 준비하면서 교회의 모토를 "From saving face to saving grace"(체면치레에서 구원의 은총으로, 편집자 주)로 정했습니다. "Saving face"란 영어 표현을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체면치레"라 할 수 있습니다. 구차하기 싫고, 남에게 짐이 되기도 싫은 마음에 남에게 도움을 줌으로 자신이 꽤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쉴새 없이 노력하는 삶을 말합니다.

여태껏 우리는 행위/업적에 가치를 두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경외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을 믿고 사는 이들은 행위/업적에 가치를 두고 사는 삶에서 존재 자체에 가치를 두는 삶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즉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 (doing)에 관심을 두고 살던 모드에서 우리가 "누구인가?"(being)를 깨닫는 삶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각 사람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셨기에 사마리아 여인도, 문둥병자도, 소경도, 혈루증 환자도, 이방 여인의 자녀도, 죄인도, 세리도, 가룟 유다에게도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구원하시는 그리스도의 은총 가운데 거하는 존재들입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존귀하신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우리와 함께 사시며, 소외당하던 주변인들에게 다가가시고, 모든 사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놓으신 예수님을 따르는 삶, 자신의 죽음을 넘어 부활로 우리에게 구원을 허락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삶의 주인으로 모시는 삶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 삶의 주인이 되고 다른 이들의 존재를 귀하게 여길 때에 나와 다른 이들에 대한 은혜로운 존중, 존중하는 은혜(graceful respect and respectful grace)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2019년 연합감리교회 총회를 준비하며 함께 기도하기를 원합니다. 2019년 특별 총회를 앞두고, 현재 연합감리교회가 마주하고 있는 위기는 우리에게 위협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다양한 생각과 믿음의 색채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나의 교회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신비는 우리의 다름을 통해서도 역사하심을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총회
차기 총감독회장인 트레이시 스미스 말론 감독이 4월 25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연합감리교회 총회 전체 회의를 주재하면서 전 세계 지역화 청원안 투표 결과를 읽고 있다. 총회 대의원들은 교단 헌법 개정안인 전 세계 지역화 청원안을 586대 164로 통과시켰고, 이 개정안은 이제 전 세계 연회의 투표를 거쳐 비준될 수 있다. 사진: 폴 제프리, 연합감리교뉴스.

총회, 지역화 청원안에 그린 라이트를 켜주다

4월 25일 총회 대의원들은 교단 헌법 개정안인 전 세계 지역화 청원안을 586대 164로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은 이제 전 세계 연회 3분의 2의 투표로 비준된다.
총회
재무행정협의회 총무인 모세스 쿠마가 4월 2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롯에서 열린 총회에서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폴 제프리, 연합감리교뉴스.

대의원들이 감축 예산과 함께 '교회를 새롭게 시작하자’고 촉구하다

연합감리교회 지도자들은 감독 수를 줄이고, 예산을 감축할 필요가 있다고 교단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동시에 대의원들은 일부 교회의 교단 탈퇴에도 불구하고, 부흥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했다.
총회
4월 24일, 트레이시 말론 감독(왼쪽부터) 만데 무욤보 감독, 주디 케내스톤 연대사역협의회 의장, 토마스 비커튼 감독이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에서 진행되는 총회에 보고하고 있다. 사진, 폴 제프리, 연합감리교뉴스.

4월 24일 총회 현장 스케치: 입법위원회 법안 심의에 들어가다

총회 둘째 날, 일어난 일들을 총정리했다. 이날 대의원들이 각 입법위원회에서 의장을 선출하고, 법안 심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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