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포인트:
• 일리노이주 순회법원은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한 그룹이 점유하던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 건물과 자산을 북일리노이 연회에 반환하라고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 연합감리교회에 남아 있던 교인들은 10여 개월 만에 네이퍼빌 연합감리교회 예배당에서 종려주일 예배를 드렸다.
•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 지도자들은 교인들의 치유와 화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3월 21일, 북일리노이 연회는 일리노이주 제18순회법원 앤 테리오 헤이즈(Anne Therieau Hayes) 판사가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한 그룹이 점유하고 있는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 건물과 자산을 연회에 반환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은 향후 본안 소송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판결은 교회의 재산 소유권을 둘러싼 북일리노이 연회와 교단 탈퇴 그룹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려주일이었던 3월 24일,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 교인들은 거의 10개월 만에 예배당으로 돌아가 예배를 드렸다.
2023년 5월 25일, 북일리노이 연회의 성직위원회는 당시 본처목사(local pastor)로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를 섬기던 최기환 목사의 장로목사(elder) 안수 절차를 중단했고, 연회는 그의 파송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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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목사와 교단 탈퇴 그룹은 5월 28일 북일리노이 연회와의 탈퇴 협의 과정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독립 교회가 되었다고 선언했다. 이후 이들은 교회 건물의 잠금장치를 변경하고, 교단에 남은 교인들과 새로 부임한 담임목사 및 연회 직원들의 교회 출입을 막았다.
북일리노이 연회는 2023년 5월 이후 4개월 이상 교회를 점유하고 있던 교단 탈퇴 그룹에 여러 차례 경고 공문을 보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자 10월 10일 교회 재산과 기금 반환을 요구하는 정식 소송을 제기했고, 재산 반환 가처분 결정이 3월 21일 내려진 것이다.
연합감리교회 장정은 개체교회가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하고자 할 경우 반드시 탈퇴 규정을 적용해야 하며, 연회는 그 교회의 탈퇴 과정을 책임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9년 특별총회는 미국 내 교회 중 "동성애를 실천하거나 동성애자를 실천한다는 사람의 안수 또는 결혼"과 관련된 장정의 요건 및 조항과 관련한 양심의 이유로 교단을 탈퇴할 경우, 해당 연회가 정한 탈퇴 조건을 충족한 후 탈퇴할 수 있도록 하는 한시적 조항인 장정 ¶ 2553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조항은 2023년 12월 31일에 종료되었다.
1797년부터 연합감리교회와 교단들은 교단 전체의 선교적 목적을 위해 모든 교회 재산을 "신탁"하는 정책을 유지해 왔다. 신탁 조항은 교회 재산은 개교회가 소유하되, 교단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2022년 위스콘신 연회 소속 교회의 재산 소송을 기각한 위스콘신 연방 판사의 판결을 비롯하여 세속 법원은 이 정책을 존중하고 지지해 왔다.
연합감리교회의 수백 년 된 신탁 조항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한적으로 제공한 장정 ¶ 2553는 탈퇴를 원하는 개체교회가 신탁 조항에서 해제되려면, 재정 및 절차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각 연회가 "장정에 규정한 내용 외에 사항을 추가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장정 ¶ 2553가 2019년 발효된 이후, 미국 내 30,500개 교회의 약 25%에 해당하는 7,700개 교회가 이 규정을 통해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했다.
2022년 말,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는 장정 ¶ 2553에 따라 북일리노이 연회와 탈퇴에 관해 합의하고, 연회에 총 $1,429,457.98를 지불한 후, 연회에 교단 탈퇴 신청서를 제출하고, 연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 탈퇴 절차를 밟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해 5월 28일 이들은 일방적으로 탈퇴 절차를 중단했다. 이에 연회 감리사회는 장정 2549조 3(b)에 따라 연회에 교회 폐쇄를 권고했고, 북일리노이 연회는 지난해 6월 열린 연회에서 교회 폐쇄를 승인했다.
장정 2549조 3(b)는 주재 감독과 감리사회 과반의 찬성 및 지방교회위치건물위원회(district board of the church location and building)의 결정에 따라, 해당 교회의 부동산과 동산, 유형과 무형 재산이 즉시 연회 재단이사회에 귀속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애스베리 한인연합감리교회는 1976년 장철우 목사가 개척하였고, 듀페이지 한인연합감리교회는 1982년 고 손승배 목사가 애스베리 교회의 일부 교인과 함께 개척하여, 시카고 서부 교외 지역에서 사역했다. 두 교회는 2008년 통합해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가 되었다.
1976년과 1990년대 초에 두 교회는 북일리노이 연회로부터 무료로 받았던 애스베리 교회 건물과 듀페이지 교회 건축 부지를 총 275만 달러에 매각하고, 연회로부터 대출받은 150만 달러 등을 포함해 총 425만 달러로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를 건축했다.
교단 탈퇴 그룹의 한 교인은 가처분 결정 후, 자신들이 교회법에 대해 너무 무지했고, 특히 장정 2553조가 무엇인지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담임이었던 최기환 목사가 10년 치 연금과 미납한 건강보험료, 분담금 등 약 24~25만 달러만 내면 교회 재산을 가지고 교단을 탈퇴할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를 전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감독님이 한인교회에는 동성애자 목사를 파송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실과 장정에 신탁 조항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이 과정은 우리를 분열시키고, 힘들게 했습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최기환 목사는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한 교인들과 함께 교회를 섬기다가 3개월 만에 불미스러운 사유로 교회로부터 해고되었고, 지난 3월 24일 근처 침례교 소속 교회인 하이포인트교회(High Point Church) 한인 회중 창립 예배를 가진 바 있다.
여러 연합감리교인들은 가처분 인용 소식을 환영했다.
프레리센추럴(Prairie Central District) 지방의 감리사인 제프 브로스(Jeff Bross) 목사는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의 교인들과 본 교회당으로 돌아가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들은 모든 이웃을 향해 사역을 확장하려는 많은 꿈을 품고 있으며, 사역을 위해 건물을 잘 활용할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브로스 목사는 이번 판결이 이렇게 고난주간을 앞에 두고 신속하게 내려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이번 가처분 신청 인용은 부활절의 희망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떠나기로 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누구든지 우리 연합감리교회를 섬기기를 원하는 사람은 언제나 환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장철우 목사는 이번 판결에 감사를 전했다.
"정의가 승리한 것입니다. 재판에서 진실과 의가 승리한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이 세상을 떠납니다. 교회 재산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는 우리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데 보다 집중해야 합니다."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에 남았던 교인들은 기쁨과 함께 교회의 미래와 사역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다짐했다.
교회의 오랜 리더인 정광표 장로는 교단을 탈퇴했던 그룹을 포함해 모든 교인이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화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2023년 5월 28일부터 거의 10개월간 떠돌이 생활을 한 후, 아버지의 집에 돌아오니 감격스럽습니다."라고 말한 정 장로는 교회로 돌아온 것은 설레고 기쁘지만, 교회 안에 두 번 다시 분열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각오를 되새겼다고 말했다.
"우리 교회의 진정한 회복은 떠나간 교인들이 돌아와야 비로소 일어납니다. 우리는 모두에게 열리고, 포용적이며, 환영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가 되기를 원합니다. 우리에게 최고의 잔치는 잃어버린 자들이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라고 정 장로는 말했다.
은퇴 후 네이퍼빌교회에서 임시 담임으로 섬기고 있는 곽정남 목사도 교인들을 위한 치유와 화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직 재판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번 판결은 우리에게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종려주일 예배 때, 본 교회의 본당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저는 떠나간 교인과 남아 있는 교인들 사이에 화해와 치유가 일어나, 네이퍼빌 한인 사회에 주님의 복음을 계속 증거할 수 있기를 바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라고 곽 목사는 말했다.
북일리노이 연회의 댄 셔륀(Dan Schwerin) 감독은 이번 가처분 결정에 감사하다고 밝히며, 사역에 관심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교회법에 따라 진행되던 과정이 갑작스레 중단되어 안타까웠습니다. 또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상 법에 따라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었지요. 이제 하나님의 은혜에 힘입어, 네이퍼빌 지역의 한인 사회를 향하여 새롭게 사역을 펼치겠습니다."
김응선 목사는 연합감리교뉴스의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입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