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섬세한 리더십으로 소통하는 도서출판kmc 사장 김정수 목사

(편집자 주: 이 기사는 연합감리교뉴스가 교파와 종교, 인종과 성별을 초월하여 독특한 사역지를 섬기는 사람을 심층 취재해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이 사람을 소개합니다> 시리즈 3탄으로, 부드럽고 섬세한 리더십으로 소통하는 도서출판kmc 사장 김정수 목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글 2회 중 1부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그간 꾸준한 교회 성장과 헌신적 선교로 큰 부흥을 이루었고, 특히 1980년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사회를 향한 선교사역도 활발하게 감당함으로써 인권과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등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이라는 복음의 양 날개를 조화롭고 균형 있게 성장시켜 왔다. 기감 내 여성 지도자들의 교단 내 활동도 그에 상응하는 위치에 있는지는 아직 의문이 있고,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여성 지도자들의 활동은 점점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지난 2022년 12월 2일 <도서출판kmc> 최초로 사장에 선임된 점이라고 여겨, 연합감리교뉴스는 김정수 목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도서출판kmc>가 하는 사역과 이를 이끄는 김정수 사장이 누구인지 소개해 주세요.

<도서출판kmc>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산하기관입니다. 교단의 기관지인 <기독교세계>와 목회와 설교를 돕는 <강단과 목회>와 같은 정기간행물 발행과 기독교대한감리회(Korea Methodist Church, 이하 기감)의 <교리와 장정>, <하늘양식>과 같은 공적 출판물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감의 교육국이 기획하는 속회공과와 교회학교 교재를 발행하고, 신학 서적과 신앙 서적도 출판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는 통계학을 공부하고 졸업한 후 통계청에서 일하던 중 소명을 받아 신학대학원에 진학했고, 졸업 후 교육국 교재개발실에서 전임 간사로 일하다가 수련목회자 과정을 거쳐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연대 사역 기관인 대한기독교서회에 파송 받아 출판 현장에서 15년 이상 책을 만드는 사역을 하다가 <도서출판kmc> 사장으로 부임했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도서출판kmc> 사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교회학교와 청장년부를 맡아 사역했습니다.

여성 목사로서 처음으로 감리회 본부 임원이 된 것은 뜻깊은 일입니다. 1930년 감리교 사회신경에서 “여자의 현대 지위가 교육, 사회, 정치, 실업 각계에 있어서 향상 발달하여야 될 것을 믿음”이라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시간은 좀 걸렸지만, 그 믿음이 실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 리더십이 합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23년 12월 2일은 취임 일주년이었습니다. 일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부탁합니다. 취임 당시의 각오와 <도서출판kmc>를 1년 동안 이끌고 난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지난 1년 동안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저 또한 성장했습니다. 직원들과 협업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힘써 실현하며, 독자들에게 좋은 책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우리가 부딪힌 난관을 해결하면서 더 나은 출판사로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보람 있고 행복했습니다.

출판사 운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각오했습니다. 안에서 일할 때 발견하기 어려운 지점을 찾아 제 경험을 활용해서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몇 가지 달라진 점을 들자면, 조금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자고 요청했습니다. 예를 들어 영업부는, 주문 오는 것을 배송하는 소극적 영업만 하다가 인터넷 서점 판매와 오프라인 대형서점의 매대를 활용하는 더욱 적극적인 영업을 하도록 했습니다. 제작비를 줄여서 수익을 내는 것만 아니라 비용을 들여서 구매하고 싶은 책을 만들어 매출이 늘게 했고, <도서출판kmc>에 대해 감리교회가 더 관심을 두도록 독서 모임이나 동문회를 직접 찾아갔습니다. 감리회 본부 감사 지적 사항이나 독자들의 항의 전화에 직원들이 위축되어 소극적이고 심지어 방어적이었던 자세를 조금씩 바꾸려고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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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동안 알게 된 <도서출판kmc>는 교단 출판사답게 ‘충성스러운’ 독자들과 저자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감리교회를 사랑하고 안타까움을 가지고 기도하며 응원하는 많은 분을 만났고, 앞으로 발전할 것을 기대하며 협조를 약속한 분도 많았습니다. 감리교회는 연회와 지방회, 평신도 단체로 구성되어 있어서, 책을 알리기에도 좋은 조직 구조입니다. 그리고 아직 시도하지 ‘않은’ 것들이 있으므로 해볼 방안이 많다는 것도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개선할 점으로는, 좋은 책들을 이미 많이 발행했음에도 홍보 노력이 부족했던 점, 별도로 독자 관리를 못하는 점, 도서 데이터 관리가 허술하여 2차 활용이 어려운 점 등이 있습니다.

일 년 전 저는 취임하면서, <도서출판kmc>가 독자와 소통하는 매력적인 출판사가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는 부서 간 소통부터 점검했습니다. 더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서, 각 부서 업무의 이행 과정을 점검하고 어려움이 없는지를 살폈습니다. 인력 보강 문제는 당장 해결이 어려웠지만, 그 밖에 가능한 부분은 조금씩 개선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를 추가해 제작 비용을 상당 부분 줄였고, 줄인 만큼 디자인과 종이에 더 투자하여 ‘우리도 한다’라는 자신감을 느끼도록 책을 잘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특별한 빛을 보내오는 사람들>은 제작 비용을 들인 만큼 판매와 관심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국이 몇 년에 걸쳐 마련한 어린이 교재가 새로운 시리즈로 시작되었습니다. <바이블큐브> 시리즈 1권이 발행됐고, 종이책만이 아닌 영상 자료까지 만들도록 교육국에 제작 비용을 아끼지 않고 지원했습니다.

어린이 성서 교재인 바이블큐브 그래픽. 출처, <도서출판kmc> 홈페이지어린이 성서 교재인 바이블큐브 그래픽. 출처, <도서출판kmc> 홈페이지.

<도서출판kmc>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북콘서트’도 열었습니다. <기독교세계>의 표지 그림을 맡은 목사님의 전시회를 열어, 저자와 독자가 만났고, 2023년 9월에는 1100호를 맞은 <기독교세계>를 기념하는 감사예배도 준비하였습니다. 성만찬 형식으로 드린 예배에서, 직원들은 자기 손으로 만든 책들을 봉헌하며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었고,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응원을 보내주었습니다. 감리교회 출판사로서 친근하게 느껴지는 기회가 되었다고 봅니다.

밖으로는 독자이자 구매자인 교회와 교인들을 자주 만났습니다. 감리교 리더들이 모이는 자리라면 어디든 찾아가 의견을 경청했습니다. 그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목회자를 위한 목회수첩만이 아니라 평신도 리더를 위한 다이어리를 추가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부활절기 묵상집’인 <부활50>을 제작해 구세군과 순복음 등 타 웨슬리안 교단이 함께 사용하도록 하였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크지는 않아도 매출이 소폭 상승하고, 많은 분의 관심과 응원이 이어지고 있으며, 내년에도 이 추세가 이어져 더 많은 독자의 애정이 매출로 표현되기를 기도합니다.

대한기독교서회에서 쌓은 전문성과 일반 출판계와 교류했던 경험을 모아서, <도서출판kmc>와 직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마중물이 되겠다고 하셨는데, 1년 동안 마중물 역할을 잘하셨다고 생각하는지요?

앞에서 말씀드렸던, 몇 가지 변화로 물꼬를 트는 마중물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직원들의 월급을 올려주지는 못했지만, 업무에 써야 하는 지출은 과감하게 지원했고, 새로운 기획이나 출판 관련 행사 아이디어를 통해 직원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도 마련했습니다. 출판업계에서 사용되는 제작 방법이나 홍보 방법 중에 우리에게 가능한 것들을 소개했고, 대내외적으로 <기독교세계>가 가진 의미와 상징성 그리고 감리교 출판사로서의 위상을 알리고,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애썼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직원들이 믿어주고 따라주어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모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어서 적지 않은 일들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직원들과의 개별적인 만남이나 직원 수양회를 통해 여러 가지 고민이나 고충을 듣고 어려움을 함께 풀어왔는데, 앞으로도 더 나은 출판 환경이 되도록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고, 직원들이 좋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앞으로 <도서출판kmc>가 개선해야 할 점, 또는 도전적인 과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또 앞으로 실행하고자 하는 사역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무척 아쉬웠던 것은, 몇 가지 과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호응해 준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적절한 보상 체계를 구축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지난 제35차 감리교 입법총회 때, <도서출판kmc>가 독립하는 것으로 방향이 정해졌습니다. 실제적인 독립을 위해서는 별도 법인 설립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독립의 목적과 방향을 보다 명확히 하고, 자체적인 재정 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법인 설립 절차와 관련된 법적 요건을 이행해야 합니다. 회사의 법적 구조, 이사회 구성 등과 전환에 필요한 내용들을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이와 별도로 또 다른 도전적인 과제가 있습니다. <도서출판kmc>가 ‘감리교 콘텐츠(contents)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감리교회의 좋은 콘텐츠와 좋은 저자들과 좋은 독자들이 모두 영리를 추구하는 개인 출판사에 흩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더 나아가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역사적 자료들을 교단이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역사전산자료실에 있는 자료를 포함하여, 감리회와 웨슬리 관련 콘텐츠, 즉 초기 선교사들이 만들어 놓은 자료부터 최근 자료까지 하나의 플랫폼에 담아 감리교 교인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찾을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합니다.

한국감리교회의 예배와 선교와 교육의 모든 기억이 기록되어야 합니다. 기억이 기록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콘텐츠 플랫폼’은 한국감리교회의 어떤 사역보다도 가볍지 않습니다. 이 일은 시간과 재정을 들일 필요가 있는 귀한 사역입니다.

또 한국이 점점 더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고, 외국인 노동자와 이주민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하나님의 위로를 전하고 한글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미 연합감리교회(United Methodist Church)의 다락방(The Upper Room)에서 발행하는 격월간 묵상집 <다락방>을 한국 내 외국인을 위한 <한글-외국어 대역 다락방>으로 만들어 보급하려고 합니다. 지난 10월 다락방의 발행인인 킴벌리 오르(Kimberly Or) 목사님과 만나 우선 아시아 지역의 19개 언어를 제공받기로 하고 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5년은 한국 선교 1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990년대 해외여행 자율화로 많은 한국인 선교사가 파송되어, 전 세계에서 놀라운 선교 활동을 한 많은 분이 은퇴하는 시점입니다. 그런데 해외 각 나라에서 활동한 선교사역의 기록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한국에 들어온 선교사들의 기록만이 아니라, 한국인 선교사가 각 선교지에서 어떻게 선교했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나라별이든 사역별이든, 각 선교사의 이야기를 잘 수집해 기록하고, 누구든지 그 선교를 이어갈 수 있는 자료를 남길 필요가 있습니다. 이 일도 선교국, 세계선교협의회 등과 논의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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