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황헌영 목사. 코로나 19시대가 길어지자 사람들의 소통에 대한 욕구가 ‘강렬해’지고 있다!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동네 아파트마다 학부모들이 ‘Zoom 수다방’과 같은 영상 소통 방을 운영한다고 한다. 부모들이 무슨 기술이 있어서 그런 모임을 만드냐고 묻는다면 바로 자녀들이 그 답이다. 학교 온라인 수업에 익숙한 아이들이 스트레스받는 부모들의 감정 해소를 위해 Zoom을 설치해주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시대가 이런데 어떤 목회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이 오직 교회에서 ‘대면으로만’ 전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비대면 시대의 목회는 실상이 아니라 가짜다!”라고 외치기도 한다. 애써 현재 팬데믹의 실재를 부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교인들은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
코로나19가 끝나고 대면 예배가 재개되면, 교회는 다시 옛날 방식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미 비대면의 맛을 본 교인들, 젊은 청소년들을 비롯한 청장년 세대들이 과연 전통 방식의 교회로 복귀하기를 원할까?
복음에는 교인들을 돌아오게 하는 힘이 있음을 나는 믿는다.
하지만 그것도 믿음을 굳건하게 지킨 교인들의 이야기일 뿐, 비대면 시대에 소통이 갈급한 교인들의 영적 만족을 채워주기는커녕 세상만큼의 대응도 하지 못했던 교회가 이미 비대면 방식에 익숙해진 교인들을 되돌릴 수 있을까?
언택트(untact) 시대에도 교회는 교인들의 영적인 성숙을 위한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되며, 효과적인 사역 개발을 통해 교인들이 대면 시대와 일관된 신앙생활을 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이미 많은 교회가 영상으로 설교나 교육 프로그램 등을 열심히 만들어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교인들의 필요와 욕구가 외면된 교회의 ‘일방적인’ 기독교 콘텐츠 제공은 교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 아무리 작은 개체 교회가 영상물을 잘 만들어 유튜브에 올린다고 할지라도 이미 거대한 방송국을 운영하며 방송을 송출하는 대형 교회들의 콘텐츠를 따라잡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교인들은 조금 더 화려한 예배와 멋진 설교가들의 채널로 순간 이동을 하기 마련이며, 영상 시대가 깊어갈수록 중소 교회의 어려움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교회들이 영상을 이용한 사역을 이어감과 동시에 교인들의 영적인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쌍방향의 대화를 하는 사역’을 추천한다.
팬데믹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소통이며, 교인들 역시 ‘쌍방향 의사소통’을 하는 신앙생활을 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설교와 같은 말씀 선포는 이 언택트 시대에도 일방적인 방법으로 계속 전달되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일방적인 가르침의 폭풍 전달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기에, 설교 이외의 교육 프로그램들을 계속해서 전달만 한다면 교육의 질과 효과는 급격히 떨어지고 말 것이다.
최근 교인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교인들이 지금 가장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동료 교인들과의 만남과 교류 그리고 대화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서로 얼굴을 보고 만나 삶을 이야기하며 함께 기도해주고, 서로를 향한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며 영적 생활의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은 비단 우리 교인들 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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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자의 입에서 일방적으로 나오는 메시지만으로는 코로나 시대에 각자의 가정에 국한된 삶을 살아가는 교인들의 갈증을 결코 풀어줄 수 없으며, 그들이 나누는 삶의 이야기로 인해 연계되는 신앙의 삶과 믿음을 지탱해주는 동역의 길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비대면의 현실 속에서 교인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쌍방향적 만남과 소통 그리고 교육을 동시에 제공할 방법이 절실해진 지금, 우리는 <이미지성경공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미지성경공부>는 인도자와 참여자들이 서로 만나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상호 간 적극적인 심리적, 영적 교류를 통해 성경 안으로 들어가는 참여자 중심의 소그룹 집단상담 성경 공부다.
지금까지 실시되어온 전통적인 성경 공부는 리더(목회자 혹은 교사)를 중심으로 준비된 내용을 전수하고 가르치는 방법을 취해왔고, 교인들의 이야기는 그저 성경 공부 끝부분에 가서야 적용의 과제로 넘기며, 시간이 없으면 그마저 생략하기 일쑤였다.
<이미지성경공부>는 이러한 종전의 방식을 과감히 탈피했다. 우선, 교인들에게 먼저 삶의 이야기를 나누게 하여 상호 교제와 공감, 지지를 통한 집단 응집력을 키웠다. 그리고 상호 간의 대화 가운데 경험한 인생의 문제들을 성경에서 답을 찾도록 마음을 동기화하는데 집중하여, 인도자 중심의 주입식 교육이 아닌 참여자들이 직접 성경 안으로 들어가 자신의 이야기와 말씀이 만나는 지점을 경험하게 한다.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방식의 ‘귀납식 성경 공부’가 소개된 적이 있었지만, 성경을 지식과 탐구 중심의 인지적 틀에 그치게 하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미지성경공부>는 인간의 삶을 은유적인 심상(이미지)으로 그려보게 하는 방식으로, 교인들 삶의 기억들이 중심이 된 이야기에서 점차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구도로 내용이 이동해 간다. 따라서 <이미지성경공부>는 종전의 문헌비평 중심으로 준비되는 ‘머리’의 성경 공부가 아닌 ‘가슴’과 온몸(삶)으로 접하는 전인적 성경 공부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이미지성경공부>는 참여자들로 하여금 이미지와 기억 그리고 각자의 일상 이야기들을 모아 성경의 진리를 찾게 하는 방법을 취한다.
여기서 이미지란 ‘우뇌’의 작용을 말한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인간의 뇌는 좌반구와 우반구가 있고 이 두 부분은 뇌량으로 연결되어 있다. 좌반구는 우리에게 논리적, 계산적, 합리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고, 우반구는 상상력과 창의성 그리고 통합적인 사고를 제공한다.
그러면 좌뇌와 우뇌 어느 것이 우리에게 성경을 더 편하고 친근하며 역동적으로 동기화할 수 있을까? 단연코 우뇌다. 학자들의 뇌라 불리는 좌뇌가 하는 논리적 발상은 그저 소수의 똑똑한 사람들을 자극하지만, 우뇌의 이미지와 상상을 동원하면 교인들 대부분의 마음을 쉽게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교회에서 설교 전 찬양을 하거나 설교 중 상상력을 동원하게 하는 이야기를 할 때 작동하는 곳이 바로 이 우반구의 뇌다.
상담에서는 실제로 이 우반구의 접근을 통해 내담자가 마음에 담아둔 것들을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이야기로 표현되고 통찰력을 키워 창조적으로 재구성될 수 있도록 만든다. 즉, 우뇌는 좌뇌의 기능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동기화하는 데 적격인 셈이다.
따라서 <이미지성경공부>는 이미지 활용을 통해 일상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도와주며, 함께 참여한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지도록 마음의 문을 여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공감을 한 사람들과 함께 성경으로 달려가 그 안에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미지성경공부> 교재의 1과 주제 '문(door)'의 이미지와 질문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예를 들면, <이미지성경공부> 모임이 시작되면 인도자는 이미지 <문>을 보여주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오늘 이 시간 성경 공부에 참여하기까지 몇 개의 문을 지나오셨나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방어할 이유도 없고 그저 마음에 떠오르는 것을 스스럼없이 나누게 된다. 이렇게 나눔이 시작되면, 인도자는 다음 질문을 던진다. “그 문들을 열고 지나갈 때 가장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어떤 문이었나요?”
나의 경우, 처음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출근길의 문이 생각났다.
어머니 소천 후 홀로되신 아버지에게 출근할 때마다 전화를 드리고 있는데, 오늘은 무슨 말로 힘이 되어 드리나 하며 가졌던 무거운 마음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 마음을 소그룹에서 동료들과 나누었고,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질문은 더 이어졌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지나온 수많은 인생의 문 가운데 당신이 가장 열기 힘들었던 문은 무엇이었나요? 그 문이 열리지 않을 때, 당신이 취한 반응은 무엇이었나요? 그때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들던가요?”
이쯤 되면 참여자들은 자신의 기억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아주 진솔하게 표현하게 되고, 공감과 지지를 통해 소그룹은 더욱 의미 있는 나눔을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모임이 이렇게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수준에서 진행되고 끝난다 해도 소통의 욕구는 이미 엄청나게 충족된다.
사실 위 질문들은 집단상담의 원리들을 담아 제공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집단상담은 위 내용으로만 진행하고 끝내도 엄청난 감정 해소와 자기성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교인들의 삶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도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제 <문>을 통해 나눈 삶의 이야기를 가지고 성경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인생의 문들을 어떻게 지나왔는지 나누어 주셨는데, 성경은 과연 여러분이 거쳐온 그 인생의 문들에 관련해 어떤 말씀을 주실까요?”라고 인도자가 성경 안으로 사람들을 동기화(動機化)하여 초대한다. 그리고 성경 본문으로 들어가 이에 해당하는 잠언 8:33-34를 함께 읽는다.
처음에는 묵상하며 마음에 와닿은 단어들에 동그라미를 그리게 하고, 왜 그 단어가 내 마음에 와닿았는지 소그룹에서 또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주어진 성경 질문들을 함께 토의하며 답해본다. 이렇게 준비된 질문들은 성경과 개인을 연결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주님은 왜 (문밖이나 다른 곳이 아닌) 문설주에서 기다리는 사람에게 복이 있다고 하실까요?”
“문설주에서 주님을 만날 때 주님은 내게 무슨 말씀을 주시려는 걸까요?”
사람들은 이제 열심을 내어 성경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참여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인간의 삶에 아주 심오하게 연결되어 다가오는 진리임을 점차 깨닫게 되고, 이러한 깨달음이 자신의 삶에 새로운 결단과 힘을 전해줌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을 충분히 나누게 한 후, 인도자는 5분 정도 시간에 간단히 말씀 정리의 시간을 갖는다.
인도자가 신학을 겸비한 사람이 아니라면 책에 이미 정리되어 인쇄된 내용을 읽기만 해도 좋다. 그리고 키워드로 결단의 시간을 갖게 한다. 이것은 자신의 삶을 담은 말로 표현하는 것인데, 곧 “내게 있어서 이제 ‘문’은 000입니다.”라는 한 문장에 너무나도 은혜로운 결단이 담긴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풍성한 공감 그리고 깨달음의 고백들이다. 이후 기도 제목을 나누고 기도하며 마친다.
나는 이와 같은 <이미지성경공부>를 지난 6개월간 매주 토요일마다 교인들과 시행해 왔다. 처음에 참여자들은 교재를 쭉 훑어보면서 뭐 이렇게 단순한 성경 공부가 있나 하고 의아해하다 시간이 지나고 자신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나누면서 서로의 얼굴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자발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일상의 이야기와 삶의 여정 그리고 가슴 깊이 담아두었던 상처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나눔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고백이 됨에 놀라게 된다.
또한 온라인이라 개인의 나눔 시간을 각 질문에 맞추어 약 3-4분씩 계속 돌아가게 하므로 절제되고 체계화된 나눔이 되어 아주 심각한 지경에 이르는 위험도 없다. 하지만 성경 말씀 안으로 달려 들어가고 싶어 하고 은혜를 간구하는 모습이 보이면, 너무도 열심인 그 모습에 나는 큰 감동을 받는다.
“내가 목회를 할 때도 이렇게 해야 했는데… 괜히 가르친다고 일방적으로 전하기만 했으니 교인들이 얼마나 힘들고 갑갑했을까? 교인들은 이렇게 쌍방향의 나눔이 있는 성경 공부를 필요로 했던 건데...! ”
그렇다. 인도자가 아무리 좋은 말씀과 신학적 내용을 준비해서 교인들에게 전한다 해도 참여자들이 자신의 삶과 연결하여 나누는 성경 공부만큼 마음의 문을 열 수는 없다. 사람들은 먼저 자신의 말을 할 수 있을 때 남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린다. 내 마음의 이야기가 표출되고 그것이 동료들에게 공감되어 수용될 때 상대를 향한 마음도 열리며 복음을 들을 귀도 열리는 법이다. 따라서 쌍방향의 나눔이 있는 성경 공부는 교인들이 좋은 밭(소통하는 마음)이 되어 복음의 씨앗을 잘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언택트 시대에 우리는 비대면 도구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페이스북 라이브나 유튜브 실시간 방송! 그것을 통해 설교와 성경 공부, 주일학교 공과 등이 전달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교인들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자료들을 얼마나 ‘졸지 않고’ 참여하고 있을까 우리 사역자들은 진단해보아야 한다.
일방적인 전달 방법으로는 교인들의 영적 성장을 책임질 수도 보장할 수도 없다.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메시지는 이미 홍수를 이뤄 너무 많고 피곤해 지치기까지 하다.
교인들이 온라인으로라도 모여 서로 마음을 통하고 ‘우리’가 되는 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야말로 진정한 말씀 잔치의 자리이며, 이 어려운 시대를 이기고 복음으로 승리하기 위한 비결은 역시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하나 되어 성령으로 교통(소통)하는 자리에서 찾을 수 있음을 확신하며, <이미지성경공부>를 우리 동료 목사님들에게 권한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더 읽기 원하시면,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