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포인트:
-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종교단체들이 예배처소에서의 이민단속을 제한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 이 소송에는 연합감리교회 소속 3개 연회와 총회기관 1곳을 비롯해 기독교와 유대교 단체들이 참여했다.
- 연합감리교회 소속 교회들도 이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표적이 되어 사역에 차질을 빚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0월 20일,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교회를 비롯한 예배처소에서의 이민단속을 허용한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연합감리교회를 비롯한 종교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U.S. Court of Appeals for the D.C. Circuit)의 3인 재판부는 2대 1의 의견으로, 기독교와 유대교 단체들로 구성된 종교단체가 해당 이민단속 정책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법적 근거가 있다고 판결했다.
다수의견을 작성한 플로렌스 팬(Florence Pan) 판사는 새로운 이민 정책에 따라 종교단체 구성원들이 이민단속으로 인해 피해를 당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위협(credible threat)'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 인해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윌킨스(Robert Wilkins) 판사는 다수의견에 동의했으며, 나오미 라오(Neomi Rao) 판사는 반대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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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은 '미국 메노나이트교회 외 대 미국 국토안보부(Mennonite Church USA, et al., vs. U.S.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사건에 관한 것으로, 2025년 4월 하급심 법원이 종교단체들의 조기 구제 요청을 기각한 후 중단됐던 소송을 다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항소법원은 예비적 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 신청을 기각한 하급심의 결정을 뒤집고 사건을 다시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학교와 병원, 유대교 회당, 교회 등 이른바 '민감한 장소(sensitive locations)'에서 연방 요원들이 이민단속을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미국 국토안보부 지침이다.
국토안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 직후인 2025년 1월 새로운 정책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학교와 병원, 예배처소에서 이민단속을 자제해 온 오랜 관행이 폐지됐다.
2025년 2월 11일 제기된 종교단체들의 소송은 법원의 영장이나 특별한 사정 없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종교단체의 사역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소송을 제기한 단체들은 새로운 정책이 종교자유회복법(Religious Freedom Restoration Act)과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모두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에는 연합감리교회 인종위원회(Commission on Religion and Race)와 뉴욕 연회, 북조지아 연회, 서노스캐롤라이나 연회 등이 참여했다.
더 많은 연합감리교회 사역 기관이 소송에 참여하기를 원했지만, 소송에 참여한 연회와 총회 기관이 제한되었다. 이는 소송에 참여할 수 있는 원고의 수에 제한이 있고, 연방법상 각 연합감리교회 기관은 독립된 법적 주체이기 때문이다.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열린 리더십 모임(Leadership Gathering)에 참석 중인 연합감리교회 지도자들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이것이 긴 법적 싸움에서 한 걸음 나아간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뉴욕 연회와 뉴잉글랜드 연회를 이끄는 토머스 비커튼(Thomas Bickerton) 감독은 말했다.
“소외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정의를 추구하는 것은 우리 웨슬리안의 DNA에 담겨 있습니다. 이번 소송은 그러한 특성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 사례입니다. 우리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심각한 불의로 고통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성경 구절에 근거해 작성된 연합감리교회 사회원칙(Social Principles)은 오래전부터 실향민과 무국적자를 포함한 이주민, 이민자, 난민의 존엄성과 가치, 권리를 인정해 왔다. 연합감리교회는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적법한 체류 서류를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는다.
비커턴 감독은 뉴욕의 연합감리교회들이 오랫동안 이민자들을 교인으로 받아들여 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뉴욕시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이민자가 미국에 처음 도착한 관문 역할을 해 왔다.
“그들은 우리 교인들입니다.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과 함께할 것입니다.”라고 비커턴 감독은 말했다.
이번 소송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이민자 단속 정책이 종교단체 구성원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점을 원고들이 입증했는지, 그리고 이전의 민감한 장소 보호 정책을 복원하는 것이 실질적인 구제책이 될 수 있는지였는데 항소법원은 두 쟁점 모두에서 종교단체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팬 판사는 판결문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원고들은 정부가 소송에 참여한 구성원들의 예배 장소 안이나 인근에서 이민단속을 벌인 구체적인 사례를 여러 건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월 항소법원이 이 사건에 대한 구두변론을 열기 직전, ICE 요원들은 로스앤젤레스의 노스힐스 연합감리교회의 히스패닉선교회(North Hills United Methodist Church Hispanic Mission)가 음식을 나누어 주는 사역 현장에서 교인 한 명을 체포했다.
멕시코 출신의 미등록 이민자인 연합감리교인 카를로스 차베스(Carlos Chavez)는 얼마 지나지 않아 추방됐으며, 아내와 자녀들은 미국에 남겨졌다. 그는 어떤 범죄 혐의도 받고 있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가 속한 캘리포니아-태평양 연회의 도티 에스코베도-프랭크(Dottie Escobedo-Frank) 감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회가 겪은 트라우마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ICE가 교회에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교회에 나오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여러 교회에서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교회에 오겠습니까? 사람들은 교회에 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이는 우리가 예배 공동체로 함께 모이는 데도 영향을 미칩니다.”
지난해에는 무장한 ICE 요원들이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한 연합감리교회 주차장에서 유치원생들을 부모나 보호자가 데리러 오는 시간에 이민자 단속 작전을 벌이기도 했다.
샬럿이 속한 서노스캐롤라이나 연회의 켄 카터(Ken Carter) 감독은 연회 감리사회와 재단이사회가 이번 소송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바로 교회들이 이러한 위협적인 단속 방식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예배당은 인간의 존엄성과 하나님의 형상을 보호하기 위해 구별된 거룩한 처소입니다. 예배당은 사람들이 존중받으며 하나님을 예배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라고 카터 감독은 덧붙였다.
이번 소송에는 모두 27개 단체가 원고로 참여했다.
기독교 단체로는 앞에서 언급한 연합감리교회 연회와 기관을 비롯해 미메노나이트교회(Mennonite Church USA), 아프리카감리교시온교회(African Methodist Episcopal Zion Church), 그리스도제자교회(Christian Church (Disciples of Christ)), 미국성공회(Episcopal Church), 퀘이커교의 프렌즈총회(Friends General Conference), 미국장로교회(Presbyterian Church (USA)) 등이 있으며, 유니테리언 보편주의자협회(Unitarian Universalist Association)도 원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미국 최대 유대교 단체인 개혁유대교연합(Union for Reform Judaism)을 비롯해 재건주의유대교(Reconstructing Judaism), 보수주의유대교연합회(United Synagogue of Conservative Judaism) 등 세 분파의 단체들도 소송에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모두 하나님께서 신앙인들에게 낯선 이들을 환대하라고 부르신다는 공통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연합감리교회 인종종교위원회 최고 책임자인 지오바니 아로요(Giovanni Arroyo) 목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민자들은 우리의 형제자매이자 이웃이며, 목회자이고,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동료 지체들입니다.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거나 목회적 돌봄을 받거나 교회 공동체의 삶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공동체 전체가 고통받게 됩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민자 공동체와 동행하고,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에 맞서며, 연대와 돌봄, 권익 옹호 활동을 통해 개체교회들이 신앙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헌신할 것입니다.”
곧 하나로 통합될 북조지아 연회와 남조지아 연회를 이끄는 로빈 디스(Robin Dease) 감독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누군가는 그 틈에 서야 합니다. 불의가 자행될 때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우리 교회들이 이민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기쁩니다.”
한(Hahn)은 연합감리교뉴스 부편집장이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인 김응선(Thomas E. Kim)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484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