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울림과 어울림 신학생 목회자 컨퍼런스가 <영성, 정의, 목회>를 주제로 지난 1월 29일(월)부터 2월 1일(목)까지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와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년간 한국과 미국의 젊은 목회자들을 만나며 훈련과 회복의 자리를 만드는 일을 감당해 온 웨슬리안펠로우십 대표인 김영봉 목사는 이번 컨퍼런스를 준비한 리더쉽 중 한 명이다.
김 목사는 이번 컨퍼런스를 준비하게 된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월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에서 교단 탈퇴 이슈로 많은 목회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았고, 목회의 남은 여정을 이제는 교단 내 목회자들을 섬기고 돕는 일에 사용하라는 부르심을 받았다.
이번 컨퍼런스는 강사인 강남순 교수(TCU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김기석 목사(청파교회), 김영봉 목사(와싱톤사귐의교회)의 강의와 이에 대한 참여자들의 질의응답으로 진행되었다.
“영성, 정의, 종말론”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주제 강연을 한 김영봉 목사는 에베소서 4장 6절 “하나님은 모든 것 위에 계시고 모든 것을 통하여 계시고 모든 것 안에 계시는 분이십니다”(새번역) 말씀을 바탕으로 영성의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김 목사는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것 안에(in all) 계신 하나님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고 만날 수 있으며(개인 영성), 모든 것을 통해(through all) 일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천국을 닮은 정의로운 사회를 이 땅에 건설하기 위해 힘쓴다(사회 정의). 하지만 정의를 추구하고 사회를 변혁하려는 우리의 시도는 반드시 마지막 때에 만물을 새롭게 하시고 온전케 하실 종말론적 소망(above all)에 기댄 것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강의는 “Church as Archive of Jesus: Enhancing Justice Literacy, Transformative Spirituality, and Holistic Ministry (예수의 기록 보관소인 교회: 정의의 문해력 강화, 변혁적 영성 그리고 전인적인 사역)”라는 제목으로 강남순 교수가 진행했다.
강 교수는 특별히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항상 그 의미가 뭔지 물어라. 세상을 너무 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라며 탈항상성/탈상투화와 본질 탐구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본질적 의미를 잃은 채 반복되고 있는 일들을 비판적으로 탐구하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특히 마태복음에 나타난 예수께서 말씀한 여섯 개의 반 명제를 예로 들어 전통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되, 오늘날의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relevant) 방식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강사인 김기석 목사는 히브리어로 위기(crisis)를 뜻하는 마쉬베르(מַשְׁבֵּר)라는 말로 교회의 당면한 현실을 분석했다. 김 목사는 마쉬베르는 또한 분만 의자(birthing chair)를 뜻한다고 말하고, 교회는 분명 빠르게 세속화되고 있는 세상에서 사람들의 관심(relevancy) 밖으로 멀어지고 있지만, 이는 한편 새로운 기독교가 시작될 수 있는 모판일 수도 있다고 도전했다. 벼농사를 지을 때 논 한쪽에 따로 볍씨를 뿌려 모를 키우는 곳을 못자리라고도 하는데, 김 목사는 교회의 위기가 모판처럼 새로운 희망이 시작되는 곳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김 목사는 미래 목회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자기중심적 신앙에서 공동체와 주변 세계에 관심을 갖는 통전적 신앙, 또 개인적 신앙을 넘어 환대와 연대로 묶인 신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강사들은 강의를 마친 후, 자신들의 내밀한 삶과 신앙의 여정을 나누는 토크콘서트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을 통하여 강사들은 자신들의 영적 성장 과정, 고민, 영향을 주었던 사건과 인물, 그리고 책을 참석자들에게 소개했다.
김영봉 목사는 자신이 신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한 후 6년째가 되던 해에 깊은 영적 어둠을 겪었다고 말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도원에 올라가 특별한(occasional) 경험을 통해 해결하는 신앙’이 아니라, ‘매일의 묵상과 기도하며, 하나님의 임재 구하는 영성’을 통해 그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왔다고 진솔하게 고백했다.
강남순 교수는 자신이 독실한 그리스도인 가정에서 자랐다고 말하고, 자신이 어떻게 물려받은 신앙적 유산 위에, 신학, 철학 공부를 통해 지적 회심을 경험했는지를 나누고, 참여자들에게 영적이고 학문적 도전 정신을 잃지 말라고 격려했다.
김기석 목사는 자신이 겪은 청년기의 방황과 회심 과정,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소명에 답했는지 나눴다. 흑백이 분명하지 않고, 명쾌하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인생의 질문들을 품고, 또 교회와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와 씨름하면서 살아온 자신의 삶을 가감 없이 전한 김 목사의 삶은 참가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한편 이 컨퍼런스에는 다양한 신학적 배경과 목회지에 온 53명 신학생과 목회자들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신학교에서 사역을 준비 중인 신학생들, 막 목회 현장에 뛰어든 목회자, 한인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와 미국인 회중을 섬기는 목회자 등으로 다양했을 뿐만 아니라, 연령대도 은퇴를 앞둔 목회자로부터 목회를 준비하고 있는 젊은 신학생까지 다양했다,
북일리노이 연회에서 미국인 회중을 섬기는 신혜상 목사는 수동적으로 전통이나 유산을 받기만 하는 사람이 아닌, 분별력을 가지고 수용, 도전, 혁신을 이뤄내는 능동적 사람으로 자신을 재정의하면서, “저는 목회 현장과 삶의 여러 자리에서 지쳐 있었고, 때로는 더 이상 내 안에 짜낼 것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컨퍼런스를 통해 나를 쥐어짤 것이 아니라, 의도성을 가지고 제 목회와 삶의 자리들을 바라보고 affirmation, contestation, innovation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깊이 깨닫고 돌아왔습니다.”라고 말했다.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온 조재준 전도사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흔들릴지언정 가라앉지 않는 인생을 살리라 다짐했다고 말했다. “사역과 학업, 그리고 관계와 진로의 어려움 가운데 비틀거리며 버티던 중이었습니다. ‘살고 싶어서’ <울림과 어울림> 컨퍼런스에 등록하였고, 세 분의 강사님과 쉰세 분의 목회자들과의 어울림을 통해 삶의 울림을 경험하였습니다. 쉰여섯 분의 삶처럼, 저 역시 흔들릴지언정 가라앉지 않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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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합감리교뉴스의 의뢰로 황선웅 목사가 작성했다. 황 목사는 시카고 인근인 스코키에 소재한 예수사랑교회의 담임으로 섬기고 있다. 예수사랑교회는 북일리노이 연회의 젊은 교회 중 하나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