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면 더 나은 우리

(편집자 주: 이 글은 연합감리교회 공골선교회(Mongol Mission Initiative) 주재 감독인 박정찬 감독이 2023년 5월 11일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에서 “Better Together”라는 제목으로 영어로 설교한 내용을 번역한 것입니다.)

박정찬 감독이 2012년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연합감리교회 총회 중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 마이크 두보스, 연합감리교뉴스.박정찬 감독이 2012년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연합감리교회 총회 중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 마이크 두보스, 연합감리교뉴스.

저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니이다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 같이 나도 저희를 세상에 보내었고 또 저희를 위하여 내가 나를 거룩하게 하오니 이는 저희도 진리로 거룩함을 얻게 하려 함이니이다 내가 비옵는 것은 이 사람들만 위함이 아니요 또 저희 말을 인하여 나를 믿는 사람들도 위함이니 (요한복음 17:20~23)

예수께서 그 자라나신 곳 나사렛에 이르사 안식일에 자기 규례대로 회당에 들어가사 성경을 읽으려고 서시매 선지자 이사야의 글을 드리거늘 책을 펴서 이렇게 기록한 데를 찾으시니 곧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누가복음 4:16~19)

인간의 성 문제로 교단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우리 한인연합감리교회 공동체에도 이 문제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많은 교회와 교인들 그리고 목회자와 평신도가 다 함께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는 이 현실과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 된 이들이 깊은 고통 가운데 아파하는 것을 보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입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교단 분리는 더 이상 논의할 대상이 아닙니다. 단지 일부 개체 교회 혹은 교인이나 목회자가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하는 절차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탈퇴의 물결은 개체 교회와 연회를 넘어 미국과 전 세계에 있는 우리 교단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주고 있어, 우리 교회가 향후 어떻게 나아갈지는 두고 봐야 알 일입니다.

이렇게 피할 수도 없고, 급부상 중인 문제에 직면한 현 상황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기란 점점 더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거룩한 부담감을 가지고 우리가 하나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 주제를 다루기엔 이미 너무 늦었을 뿐 아니라, 부적절하거나 무의미하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하나 됨을 이루라고 간청하는 일은 마치 주님의 씨 뿌리는 자의 비유에 나오는 좋은 밭이 아닌 길가나 돌밭 또는 가시와 잡초가 우거진 곳에 씨앗을 뿌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저명한 설교학 교수 프레드 크래독(Fred Craddock)은 이 비유에 관한 흥미로운 관점을 내놓습니다. 이 비유에 등장하는 4가지 종류의 밭이 4종류의 사람들이나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수용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각자가 인생의 여러 계절에서 경험하는 4가지 때와 같다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는 말씀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시기가 있는가 하면, 때로는 척박하고 단단하여 물을 주거나 경작하기에 어려운 계절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밭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영혼은 어떤 상태인지요.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우리가 다른 이들의 토양을 정죄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어떤 사람의 마음이 어제는 이곳에 있었지만, 오늘은 또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의 신뢰와 소망을 비유 속의 씨뿌리는 하나님께 두었습니다. 하나님은 후하시고 과도할 만큼 필요 이상으로 넉넉하게 씨를 뿌리십니다. 이렇게 전혀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장소에서도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경이와 기적 그리고 신비는 바로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입니다.

비유의 씨뿌리는 자와 같이 저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의 씨앗을 뿌려보려 합니다. 물론 최종 결과는 저나 여러분에게 달려있지 않고, 하나님께 달려 있으며, 하나님의 시간에, 하나님의 방식으로, 하나님께서 거두실 줄로 믿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하나라는 주제를 확실하게 전하기 위해, 저는 두 가지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첫째는 기도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무슨 일을 만나든지 기도합니다. 모든 것을 아시고, 모든 일에 능하시며,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우리의 신뢰와 소망을 두기 때문입니다. 

광야를 건너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겐 물이 간절하게 필요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들에겐 물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어떤 희망도 없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반석을 내리쳐서 물을 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우리가 이 말을 들었다면, ‘바위에서 물이 나오게 한다고요?’라고 반문하며, 분명 바위가 아닌 다른 곳에서 물을 찾으려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모세에게 바위를 쳐서 물을 얻으라 말씀하셨고, 그대로 이루어지게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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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하나님은 이렇게 우리의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행하십니다. 이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능히 하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에겐 꼭 기억해야 할 진리가 있는데, 그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하나님께서 이루신다는 것입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하나 됨은 마치 바위에서 물을 구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믿음의 사람들은 하나님이 사막에 강을 내시고,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내시는 분임을 믿고 기도하며, 확신과 인내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주님의 길을 신뢰합니다.

기도는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능하시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신뢰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두 가지 기도를 살펴보며, 은혜를 얻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요한복음 17장에 기록된 주님께서 제자들을 위해 하신 기도입니다.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주님의 제자들)도 다 하나가 되어 …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어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또 나를 사랑하심 같이 그들도 사랑하신 것을 세상으로 알게 하려 함이로소이다.” (요한복음 17:21, 23)

모든 제자가 하나 되길 기도하셨던 주님과 같이, 하나 됨을 위한 우리의 염원과 열망도 더 의도적이고 강력한 방식의 열정적 기도로 승화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살펴볼 기도는 우리가 성찬 예전 중에 드리는 감사기도입니다.

주님의 식탁에서 드리는 이 기도는 우리의 하나 됨을 위해 주신 주님의 기도에 대한 가장 적절한 응답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에 관한 예문을 나눈 후,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죽으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것입니다.”라고 위대한 신앙의 신비를 선포하며, 함께 모인 사람들과 빵과 포도주(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위한 성령 임재를 위한 기도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런 청원 기도를 이어갑니다.

“성령으로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고, 우리도 하나가 되며, 온 세상을 향한 사역도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 마지막 승리를 위해 그리스도가 오시는 그날까지 천국 잔치를 마음껏 누리게 하옵소서.” 

이 두 기도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다른 어떤 때보다 우리에게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우리에게 당면한 곤경으로 인해 우리는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도들을 붙듭시다. 주님의 비유(누가복음 18장)에 나오는 불의한 재판관에게 끈질기게 정의를 구했던 과부처럼, 아들을 달라고 포기하지 않고 간구했던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사무엘상 1장)처럼 기도합시다. 

주님이 일하시는 방식에 관한 가장 흥미로운 점은, 그것이 우리의 계획뿐만 아니라 우리의 이해도 뛰어넘는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중에 교회의 미래에 대해 하나님께서 어떤 생각을 품고 계시는지 온전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이사야 55:9)라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방법을 예단하거나 규정하지 마십시오. 또 우리의 생각으로 하나님이 하실 일을 제한하지 맙시다.

믿음의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것을 기대하고, 믿을 수 없는 것을 믿으며, 새로운 일을 증거하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현재 매우 힘든 광야의 시간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교회가 우리의 교회이기 이전에 하나님의 교회이며, 교회를 향한 우리의 사랑보다 하나님의 사랑이 더 크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 앞에 있는 여정 가운데 하나님의 임재가 함께 계신다는 것을 확신하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하나 됨을 가로막는 장벽이 높아질수록, 그리스도 안에 하나 됨을 위한 우리의 기도는 더욱 치열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우리가 하나 된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소서.”라고 구하셨던 주님의 간절한 기도를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하나라는 사실을 부인해서도, 외면해서도 안 됩니다.

그리스도 안에 하나 됨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주어진 운명입니다.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은 최선의 방법을 아십니다.

하나님은 하실 수 있고, 하나님이 주관하십니다.

그러므로 계속해서 그리스도 안에 하나 됨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둘째는 선교입니다.

저는 선교야말로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 되어야 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라고 믿습니다. 

여러 통계는 일관되게 미국 내 교회의 감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팬데믹으로 인해 이 상황은 훨씬 더 악화되었습니다.

커버넌트 컴패니언(The Covenant Companion)이라는 기독교 잡지는 “바나 그룹(Barna Group)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교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건물을 봉쇄한 이후, 적극적으로 신앙생활하던 기독교인들의 절반이 교회를 떠났다.”라고 보도했으며, AP 통신은 2021년의 헤드라인에서 더 적나라하게 이를 표현했습니다. “‘팬데믹 동안 수백만 명이 교회를 출석하지 않았다. 과연 그들은 돌아올 것인가?’라는 질문에, 거의 삼 분의 일에 해당하는 미국 기독교인들이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잠시 생각해 보라. 전국적으로 현재 교회에 출석하는 인구는 2019년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 코로나 위기는 미국인 신앙생활의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쌓여 온 교회의 위기 징후임을 명백히 드러내는 것이다…”1

물론 팬데믹의 위험이 잦아들면, 일부 교회의 예배 출석 인원과 사역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하지만 교인 감소라는 큰 그림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속적인 교인의 노령화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으며, 신학적 노선과 상관없이, 모든 교단이 교인 감소와 헌금 감소로 인해 사역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교회 일치 정신의 약화와 상실은 이 추세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교단적인 갈등과 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으로 우리 연합감리교회는 다른 교단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인 교회들 또한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교회가 제대로 방향을 잡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합니다.

그렇다면, 그 돌파구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바로 선교에 있습니다. 선교가 우리가 찾는 돌파구입니다.

선교는 교회에 활력을 되찾아 주는 가장 흥미롭고 매력적인 방법입니다. 선교가 살아나면, 교회도 살아납니다.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조직이나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삶을 향상하고, 더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재능 그리고 물질을 드립니다. 교회는 그들처럼 사역하며, 사람들의 삶과 지역사회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세상에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교회의 사명입니다.

제가 기도하고 소망하는 바는 선교를 통해, 우리 교회가 자신만을 돌보는 내향적 사역을 뛰어넘어, 지역사회를 섬기는 외향적 사역을 추구하는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이민자들의 교회(immigrant church)로 시작된 우리 한인 교회는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이 한인 이민자들과 가족들을 신실하게 섬겨왔습니다. 하지만 이민자 사회를 넘어 전체 지역사회를 끌어안는 선교적 사명을 가진 열린 교회가 되지 않으면, 한인 교회는 시들고 말 것입니다. 결국 이렇게 확장되고 새로워진 사명을 어떻게 감당하느냐에 따라 한인 교회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므로, 선교야말로 우리가 찾고 있는 돌파구가 됩니다.

우리는 모두 동일한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사명선언문은 그 조직의 존재 이유를 간결히 표현합니다.

우리 연합감리교회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삼아 세상을 변화시키기(To make disciples of Jesus Christ for the transformation of the world)”라는 분명한 사명선언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사명(Great Commission)을 주님께서 연합감리교회뿐 아니라 모든 교회에 주신 사명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최근 방문했던 교회에서 위대한 사명선언문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복음 중심의 교회로, 예수를 사랑하고, 예수처럼 살며, 다른 이들을 예수께 인도하는 제자들로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저는 그 사명선언문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 사명선언문은 제자를 “예수를 사랑하고, 예수처럼 살며, 다른 이들을 예수께 인도하는 사람”으로 명확히 정의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사명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일이기에, 예수께서 교회의 신조나 교리보다 더 중요합니다. 예수께서는 세상이 경험했던 가장 변혁적인 분이시며, 우리를 자유케 하시고, 환대해 주시며, 긍휼히 여기신 사랑이 넘치시는 분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세상에 제공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이고, 호소력 있는 선물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일 제자들 혹은 예수의 사람,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이 예수를 사랑하고, 예수처럼 살며, 다른 이들을 예수께 인도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세상은 변화될 것입니다!

변화된 삶과 세상의 변화는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도 그와 같고, 제자 삼는 일과 세상을 바꾸는 일도 그와 같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품은 사명은 제자 삼아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며, 교회는 이 사명을 위해 존재합니다. 물론 이를 이루기 위한 전략이나 방법 또는 그 강조하는 바는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만, 그 사명은 동일합니다. 바로, 교회의 사명을 위해 우리가 하나 되는 것입니다.

선교 유산은 우리를 하나로 만듭니다

많은 사람이 오늘의 복음서 본문인 누가복음 4:18~19절이 주님의 개인적인 사명선언문이라는 점에 동의할 것입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지금으로부터 138년 전 부활절 아침인 1885년 4월 5일, 헨리 아펜젤러와 그의 아내 엘라는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이날은 한민족의 운명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날로 근대 한국이 시작된 날로 기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처음으로 근대적 교육과 감리교회의 서막을 연 날이기 때문입니다.

수없이 많은 일을 해낸 아펜젤러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이렇게 기도합니다.

“저희는 부활절에 이곳에 왔습니다. 그날에 사망의 빗장을 꺾으신 주님께서 이 백성을 묶고 있는 줄을 끊으시고, 그들을 하나님의 자녀 되게 하시어 빛과 자유로 인도하시옵소서.” 

저는 아펜젤러의 도착 후 드린 기도문에서 주님의 사명선언문을 읽습니다. 주님처럼, 아펜젤러가 감당한 선교의 초점은 한국인들을 어둠 가운데 매어두었던 사슬을 끊는 것이었습니다. 

아펜젤러에 따르면, 복음, 즉 예수 그리스도 안에 주신 하나님의 복된 소식은 하나님의 완전한 통치와 희년 그리고 주의 은혜의 해를 앞당기기 위해 행하는 모든 억압에서의 해방이었습니다. 즉, 가난으로부터의 해방(가난한 이들에게 주신 복된 소식), 무지와 미신으로부터의 해방(앞을 보지 못하는 이들이 시각을 회복하는 것), 학대로부터의 해방(갇힌 자들의 해방), 소외 계층, 특히 하층민, 여성, 아동들이 경험하는 편견과 차별 그리고 불의로부터 해방(억압된 자들이 풀려나는 일)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은 근대사에서 정말 주목할 만한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파격적이고 변혁적인 방식으로 새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능력입니다.

27세에 한국에 온 아펜젤러(1858년 2월 6일 ~ 1902년 6월 11일)는 타고 가던 여객선의 침몰로 익사 위기에 있던 소녀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의 나이 44세, 안타깝게도 그의 유해는 끝내 수습되지 못했습니다.

펜실베이니아 중부와 동북부 지역의 서스퀘하나 연회의 감독으로 있었던 저는 2014년 약 40명의 연회 지도자를 인도하여 역동적인 한국적 영성을 경험하기 위해 한국에 갔습니다. 그리고 잊지 못할 순간들과 마주했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많은 장소 중에는 수백 명의 선교사와 배우자 그리고 그들의 자녀와 손주들이 묻힌 외국인 선교사 묘원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우리는 아펜젤러의 “빈” 무덤도 방문했습니다. 같이 간 일행 모두에게는 잊지 못할 장소이자 성지였고, 한국인들에게는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사명에 대한 영원한 기념비였습니다. 

동북부 지역총회 감독회는 최근 다음과 같은 성명을 냈습니다.

“우리 연합감리교회 최초의 한국 선교사 아펜젤러로부터 시작된 한국 선교는 삶을 변화시키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능력을 가장 감동적으로 증거하는 사례 중 하나입니다. 한국의 현대사에 감리교인들이 끼친 사회적 영향은 복음이 세계를 변화시킨 진정한 증거입니다. 한국 교회가 선교하는 교회로 알려진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같이 한인 교회의 역동적이고 선교적인 유산을 공유한 가족이자 형제자매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선교 유산을 받아들이고, 기뻐하며 기린다면, 그리스도 안에 하나 됨이 우리 가운데 되살아날 줄로 저는 믿습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2022년 11월 23일 동북부 지역총회에 참석한 박정찬 감독 내외의 모습. 2012년 세계선교부는 한인 교회가 시작한 몽골 선교를 공식 선교 사역으로 채택하고 총감독회에 주재 감독을 파송해 줄 것을 요청했고, 그 이후 박정찬 감독이 몽골 선교 이니셔티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2022년 11월 23일 동북부 지역총회에 참석한 박정찬 감독 내외의 모습. 2012년 세계선교부는 한인 교회가 시작한 몽골 선교를 공식 선교 사역으로 채택하고 총감독회에 주재 감독을 파송해 줄 것을 요청했고, 그 이후 박정찬 감독이 몽골 선교 이니셔티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예수께서 제자들을 위해 하셨던 기도와 우리가 주님의 식탁에서 하나 됨을 위해 드리는 간구는 바로 이 두 단어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Better Together(함께라서 더 좋아)”

교회의 사명을 완수하는 최고의 방법 또한 이 두 단어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Better Together(함께라서 더 좋아)”

몽골 선교에 헌신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우리 교회에 주시는 치유와 희망의 징표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가 가진 차이점들을 극복하는 한편 사명을 위해 하나님의 한 가족이 되어 “Better Together”의 정신을 인정하고 포용할 길은 없을까요? 몽골 선교가 혹시 그 길을 제시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이곳에 모인 이유는 선한 영향력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몽골선교구(Mongolia Mission Initiative)는 최선을 다해 선교하는 교회의 모습을 증거하고 있으며, 저는 몽골선교구의 사역이 우리가 교회를 향해 가진 소망과 치유의 은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 하나가 되라는 성경적 명령을 실천하면서, 우리 하나님은 우리의 차이보다 더 크시고, 세워진 장벽보다 더 강하시며,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보다 더 위대하시다는 것을 세상에 증거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이 나뉘는 것은 우리 모두를 아프게 합니다. 그러니 부디 굳건히 서십시오. 우리는 교회와 교회 너머의 세상을 위한 소망과 치유의 징표입니다. 

몽골선교구를 위해, 무슨 일이 일어나든, 이와 같은 시기에 “함께라서 더 좋아(Better Together)”의 정신을 붙듭시다. 

저는 몽골선교구가 평안의 줄을 매고, 하나 됨의 정신으로 계속 성장하여,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드릴 것을 믿고 기도합니다.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몸이 하나요 성령도 한 분이시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받았느니라 주도 한 분이시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요 하나님도 한 분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시도다.” (에베소서 4:3~6)

아멘 아멘. 

주) 1. 커트 피터슨, Kurt Peterson, 커버넌트 컴패니언 2023년 겨울호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109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읽기 원하시면,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하세요.

사법위원회
미국 지역총회 감독구 및 연회 지도. 그래픽, 연합감리교 공보부.

한 감독의 두 지역총회 연회 배정에 관한 판결

연합감리교회 최고법원인 사법위원회는 한 감독에게 두 지역총회를 섬기도록 한 총감독협조위원회의 결정이 총회가 승인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판결했다.
개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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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퍼빌 교회 소송 마무리되다

2024년 10월 4일, 연합감리교회 북일리노이 연회는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 탈퇴파와의 교회 소유권 분쟁이 마무리되었다고 발표했다.
개체교회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월 10일, 소설가 한강을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고, 그의 작품들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사진은 한강의 작품집 중 채식주의자(2007), 소년이 온다(2014) 그리고 디에센셜(2022년) 등 3편이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한강에게 갈채를

박충구 박사는 “산문적 글쓰기의 정밀함과 아름다움 속에 인간의 비참함에 대한 깊은 연민과 동정, 그리고 분노를 넘어서 순수한 평화에 대한 깊은 열망”이 작가 한강을 노벨문학상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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