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한국이 계엄으로 민주주의와 평화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한국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한국 교회는 한국 시민들과의 연대를 약속했다. 이글은 한국 상황과 관련한 김정호 목사의 설교로, 원 제목은 ‘하나님의 구원을 보리라’이지만 필자의 허락을 받아 ‘신앙의 위기의식 있어야’로 바꿨음을 밝힙니다. )
세례 요한은 광야에서 회개의 세례와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외쳤습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도끼로 나무를 찍어 불에 던져지는 불행을 맞이하게 된다고 경고합니다. 오늘은 대강절 둘째 주일입니다. 예수님 기다리는 이 계절, 교회력에 따른 복음서 본문은 광야에서 외치는 한 소리, 세례 요한의 회개하라는 메시지입니다.
오늘 성경 본문 말씀 시작을 보면 로마 황제와 유대 총독 이름이 나옵니다. 그리고 유대 지방의 왕이 누구였는지 그리고 누가 당시 대제사장이었는지 이름을 자세히 밝히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분명한 그 시대 역사적 현실에 오셨다는 것을 밝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 믿는 신앙은 추상과 관념적인 어떤 진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현실에 살아 역사하시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통해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것입니다.
또 누가는 누가복음만이 아니라 사도행전도 썼습니다. 예수님과 사도들의 기록을 유대민족이 아니라 로마와 다른 이방인에게 정확하게 알리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세례 요한이 세례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했을 때 당시 종교지도자들은 물론 세리와 군인들까지 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을 때 구체적인 답을 준 것입니다. 그러니까 유대민족 로마제국의 억압 식민지 생활도 어려운데 자기 나라 사람들이면서도 세리와 군인들은 자기 동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파렴치한 매국적인 짓들을 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들 모두 국가 공무원입니다. 세례 요한은 법에 따라 정당하게 먹고 살되, 권력을 악용해서 동족을 괴롭히지 말라는 것입니다.
바리새인들과 제사장들도 세례 요한을 찾아와서 살길이 무엇인지 묻는 것도 그동안 자기들이 해 온 짓들이 잘못된 것을 아니까 양심의 가책을 느낀 것입니다. 그리고 세리와 군인들은 자기들이 정말 못된 짓 한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팽배했던 것입니다. 나라가 통째로 썩어버렸다는 것 그리고 자기들도 그 악한 짓에 동참했다는 것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2,000여 년 전 로마제국의 식민지 이스라엘의 시대적 현실과 오늘 2024년 12월의 현실은 엄청 달라야 합니다. 그런데 2,000년 전이나 오늘이나 우리가 사는 세상이 소망, 사랑, 기쁨과 평화의 빛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필요로 하는 절실함은 동일합니다.
지난주 한국에서는 ‘계엄령’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대를 동원해서 자기 정적들을 잡아들이려고 했습니다. 어느 시대나 정치적 반대파는 존재합니다. 정치 문제는 정치로 풀어야 하는 것을 군대를 동원하는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을 했습니다. 감사한 것은 45년 전 계엄과 달리 인명피해가 없었습니다. 국회가 열려, 탄핵안이 무산되었고, 여당은 “질서 있는 퇴진’을, 야당은 “매주 탄핵 추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절대로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도 광주민주항쟁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계엄령을 선포한 후 몇 시간 내에 국회가 만장일치로 계엄령 철폐를 결정한 것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국회에서 이 사안을 다룰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의 정치적 문제를 45년 전 군사독재 시대의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잘못을 했습니다. 지금 시대가 그렇게 대통령이 함부로 자기 정치적 목적으로 장갑차와 헬리콥터를 움직이고 군대를 국회로 보낼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 무엇보다 광주 때와는 달리 생방송으로 나오니 온 국민이 무슨 일이 벌어지는 줄 다 알았습니다. 그리고 계엄군도 함부로 시위대에게 총을 쏘지 않았습니다. 가장 상징적인 모습이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대변인이 계엄군의 총부리를 손으로 잡고 있는 광경입니다. 젊은 여성이 민주주의를 지켜내려는 모습도 감동이지만 계엄군도 총을 쏘거나 힘으로 누르지 않고 뒤로 물러났습니다. 시위대는 물러나는 계엄군들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성숙한 국민에게서 우리는 소망을 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려운 때 대한민국에 대한 기본 신뢰가 상실되면서 경제적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래도 대한민국은 고난과 고통의 역사를 디디고 일어나 민주주의를 이룬 역사의 경험이 있습니다. 앞으로 정치권에서 잘 해결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이번의 어려움을 잘 이기고 더 발전 도약하는 나라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회개에 합당한 열매라는 것이 아주 상식적인 것입니다.
옷이 두 벌 있으면 옷 없는 자에게 나누어 주고, 먹을 것이 넉넉한 사람은 없는 사람들과 나누라고 합니다. 옷 다 벗어서 주라는 것 아니고 재산 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라는 것 아닙니다. 사람이 기본적 양심이 있는 사람답게 살라는 것입니다. 나에게는 먹을 것 남아있는데 내 주변 이웃들 가운데 먹을 것이 없어 굶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리는 공무원입니다.
정해진 것 외에 더 많이 세금 뜯어내서 자기 배 채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살라는 것이고 법을 지키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군인들이 찾아와서 자기들은 어떻게 해야 회개할 수 있느냐고 하니까 사람들에게서 강탈하지 말고 거짓으로 고발하지 말라고 했는데 영어로 보면 ‘Don’t extort money and don’t accuse people falsely’입니다. 그러니까 첫째는 요즘 말로 하면 주가조작이나 금융사기 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사태의 핵심이 종북 세력 몰아내려고 계엄을 했다고 하는데 거짓 고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런 문제가 있으면 정당한 법적 절차를 밟아서, 진짜 간첩인지 아닌지 재판해야 하는 것이지, 군대를 동원해서 자기 정치 반대편 사람들을 잡아가는 것은 군사독재 시대 발상입니다.
제가 이번에 놀란 것은 계엄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간첩들 다 잡아서 사형시키라는 말입니다. 그런 말 함부로 하고 그런 일 해도 된다고 여기는 참으로 불행한 언행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합니다. 이런 언행 함부로 하는 것을 애국으로 착각하면 큰 문제입니다. 그런 것은 어떤 민주주의 나라에서 있으면 안 됩니다.
아기 예수가 오심을 기다린다는 것은 세상을 새롭게 하시고자 하나님이 보내시는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들의 삶이 새롭게 변화되어야 하는 계절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가요?
1. 하나님의 은혜를 알아야 합니다.
“회개하는 사람이 서 있는 땅은 거룩한 땅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예수 믿는다면, 은혜를 아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물론이고 세례 요한도 당시 종교 지도자들을 책망했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이 종교적인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기들 믿음이 좋은 것처럼 착각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남들 죄만 들춰내려고 하고 남들 정죄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면서 살 뿐이지 자기 자신들의 죄에 대한 애통함이 없는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라고 합니다.
회개에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가롯 유다가 예수님을 은 30냥에 팔아넘기고, “예수를 팔고 나서 스스로 뉘우쳤다”(마 27:3)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가롯 유다가 “스스로 뉘우쳤다”라는 말은 라틴어로 ‘메타-멜로마이’인데 감정적인 뉘우침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는 것이지, 회개를 하고 새롭게 변화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오늘 3절에 나오는 ‘회개의 세례’가 있습니다. ‘죄 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입니다. 용서받음을 통해 새 삶과 새 생명을 주는 회개입니다.
사도행전 11:18에 보면 ‘생명 얻는 회개’가 있습니다.
생각으로 인정하고 마음으로 느끼는 감정적인 변화로서의 회개가 아니라 죄악된 행실에서 완전히 돌이켜(히6:1) 하나님께로 돌아가 회개에 합당한 일을 행하는 것입니다. 회개에 합당한 열매란 실제 삶에서 나타나는 열매입니다. 우리들도 수없이 반성할 때는 많이 있습니다. 반성도 안 하면 정말 나쁜 사람입니다. 그러나 반성하기만 반복한다면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닙니다. ‘죄 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가 되어야 구원받습니다.
세례 요한이 세례받으려고 오는 사람들에게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했습니다.
누가복음에서는 그냥 ‘무리’라고 했지만, 사실은 바리새인들과 사두개파 사람들로, 산헤드린의 멤버들입니다. 당시 예루살렘에는 산헤드린 공회라는 이스라엘의 최고 종교 지도자들의 회의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멤버가 된다는 것은 미국으로 말하면 국회의원 가운데 연방상원위원이 되는 것과 같은 큰 권력과 명예를 얻는 것입니다.
사두개파 사람들은 성직자 계급으로 그 가문에 태어나야 했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태어날 때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특권층입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은 고마워할 줄도 모르고, 당연하게 태어날 때부터 기득권을 누리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반면에 바리새인들은 자기 노력으로 율법을 열심히 지키고 성경을 많이 공부해서 자기 실력으로 그 자리에 오른 사람들입니다. 바리새인들은 사법고시 시험에 합격하고 또 열심히 노력해서 그 자리에 오르게 된 자수성가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사두개파 사람들을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야단치는 것은 그럴지 모르는데, 왜 바리새인들까지 이렇게 책망을 받아야 했을까요? 그리고 예수님은 사실 사두개파 사람들은 거의 상대를 하지 않고 무시하면서 바리새인들에게 대해서는 ‘회칠한 무덤’이라고도 하시고 혹독하게 책망하셨습니다. 그래서 바리새인들 가운데 회개하고 예수 믿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니고데모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사두개파 중 예수 믿었다는 기록은 제가 보지 못했습니다.
바리새파 사람들은 자기 힘으로 자기 실력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종교적인 성공을 이룬 사람들인데 뭐가 문제였을까요? 이 사람들은 율법의 열심이 특심이지만 하나님 아버지의 자비하심, 긍휼하심, 사랑 많으심에 대한 감사와 은혜의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또한 사마리아인들과 유대민족 동족인데 과거 원수 됨의 역사만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자기들은 옳기 때문에 자기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정죄를 잘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와서 고생해서 성공하고 시민권 받고 그런 사람들 가운데 바리새인과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내가 어떻게 고생해서 영주권 얻고 시민권 얻었는데… 내가 얼마나 고생해서 이 자리에 올랐는데… 그런 마음을 가지고 어렵고 힘들게 미국에 살려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정죄합니다.
제가 지난 주일 설교에서도 언급했고, 오늘 목회 수상에서도 언급했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정책의 기본으로 삼으려는 ‘프로젝트 2025’를 보면,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온 사람들에 대한 체포와 추방에 대해 아주 강경하게 되어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불법(illegal)’이라는 말을 들으면 마치 강도, 강간범, 살인범 수준으로 여기는데 여기에서 ‘불법’은 ‘서류미비자(undocumented)’들을 말합니다. 기독교적 가치를 실현한다고 말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바리새인의 문제와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법을 말하면서 법 정신이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법은 정의와 자비와 생명 보존이 중심에 있습니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은 그런 하나님의 법을 하나님 마음이 없는 법으로 집행하려고 한 문제입니다. 미국 법도 법 정신, 법에 담긴 마음을 무시하고 율법적으로 적용하면 잘못되는 것입니다.
‘불법’을 지지할 사람 없습니다. 그러나 ‘불법체류자’라고 말하지만 ‘서류미비자’입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왔다고 해도 성실하게 일하고 세금 내고 이 나라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합법적으로 이민 온 사람들이 잘 하지 않는 힘든 일 하면서 돈 벌어 자식들 교육시키는 그 어느 미국인과 전혀 다를 것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서 예배드리는 여러분입니다. 후러싱제일교회 교인들입니다.
제가 2019년도 7월 1일에 이런 카드를 받았습니다.
“지난 어머니 주일에 목사님이 진규 이야기를 하시면서 잘 키웠다는 설교 말씀에서 미국에서 보낸 16년의 세월이 헛되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주권이 잘못되어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준비하는데, 진규의 “여기가 좋다”는 말 한마디에 저의 부부는 모두 다 내려놓고 진규만 생각하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여기 진규가 누군지 아시나요?
2019년도 하버드대학 졸업 연설을 한 박진규입니다. 로드 장학생(Rhode scholar)이 되어 영국에 가야 하는데, 불법체류자 신분이기에 가지 못했던 그 박진규입니다. 엄마 아빠가 영주권이 없으니 제대로 된 직장생활 어려웠고 진규도 여기 후러싱 공립학교를 다녔고 후러싱제일교회에서 자랐습니다. 세계 최고 우수한 실력을 갖추고, 사람을 살리자고 하버드 의대에서 의사 공부를 한, 앞으로 미국의 자랑스러운 리더가 될 인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귀한 인재를 체포하고 추방하겠다면 그런 법은 과연 어떤 법일까요?
제가 트럼프의 이런 정책에 대해 설교하면서 잘못된 것이라고 하면, 목사가 정치적인 설교한다고 그러는 분들 계신데 도대체 정치적인 설교가 무엇인가요?
미국이나 한국 정치가 하나님 나라 원칙, 예수님 가르침의 내용에 합당하도록 말하는 것은 정치 설교가 아니라 복음적인 설교입니다. 그리고 여러분 분명히 아셔야 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교회 안 다닙니다. 성경은 선거 운동할 때와 사진 찍을 때 들기만 한 사람입니다. 앞으로 진짜 교회 잘 다니기를 기도합니다. 그런데 왜 그런 것에 예수 믿는다는 사람들 잘 넘어가는지 모르겠어요. 이제 대통령이 그가 되었으니 절대로 우리 이민자들 피해 보지 않고 우리 교인들 억울한 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 차려야 합니다.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성경에는 하나님 축복의 원칙과 성령의 도우심의 원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이 자기 죄를 인정할 때 시작됩니다. 죄인임을 고백할 때 시작되는 것입니다.
챨스 스펄전 목사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이 말할 수 없는 죄가 있을 수 있지만, 그리스도의 보혈로 용서받지 못할 죄는 없다.”(There may be some sins of which a man cannot speak, but there is no sin which the blood of Christ cannot wash away.)
내가 예수님께 내 죄를 고백하고 예수 믿으면 예수님 십자가 보혈로 용서받고 구원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정죄함이 없다”고 한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죄인 됨을 고백하고 회개하면 하나님이 도우십니다.
신앙의 위기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세례 요한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브라함의 자손이란 그것 자체를 부인해 버립니다. 그런 정도는 하나님이 돌들을 가지고도 만들 것이라는 선언입니다. 과거에 잘했던 신앙생활 자랑하는 것 좋은 것 아닙니다. 종교적 가문의 전통도 지금 내가 제대로 신앙생활 못하면 자랑할 것 못 됩니다. 지금!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가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우리들이 맺어야 할 회개의 열매들은 무엇일까요?
현재 카톨릭 교황 프란치스코께서 몇 년 전 대강절 기간에 발표한 ‘교회의 사명’ 권고문에서 이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었습니다. 그는 자본주의를 가난한 이들을 소외시키는 고삐 풀린 새로운 독재라고 평가했습니다. “늙은 노숙인이 거리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것은 뉴스가 되지 않지만, 주식시장이 단 2포인트라도 떨어지면 뉴스가 되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질문을 던지면서 “모든 게 경쟁과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굴러가면서, 강한 자가 약한 이들을 집어삼키고 있다. 그 결과 수많은 이들이 배제된 채 일자리도, 미래에 대한 가능성도, 절망에서 탈출할 수단도 없이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교회에 대해서도 “교회가 손에 흙 묻히는 것 주저하지 말라”고 하면서 “예수님께서는 교인들이 편안한 성전 안에만 머물며 고립된 교회가 아니라 거리로 뛰쳐나가 멍들고 상처받고 더러워진 사람들을 치료하기를 원한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는 회개에는 머리와 가슴과 돈지갑의 회개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머리의 회개는 지적인 변화를, 가슴의 회개는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이웃사랑을, 돈지갑에 대한 회개는 하나님 것을 온전히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돈지갑의 회개라고 했습니다. 입으로 회개한다고 말하고, 마음으로 그렇게 느낀다고 해도, 돈지갑은 회개하지 않는 사람들 진짜 회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율법 다 지켰다고 자부심 강했던 부자 청년이 예수님이 가난한 자들과 재산 나누고 오라고 했을 때, 실망해서 돌아갔던 것이 그것입니다.
회개해야 합니다.
지난 주,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계엄 사태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회개해야 합니다. 이번 계엄을 선포한 것이 북한을 지지하는 종북 세력을 잡으려고 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정말 민주주의적 방법을 써야 했습니다. 북한을 욕하는 이유는 다른 것 아닙니다. 북한은 권력 잡은 사람들이 한 번도 국민 앞에 나와 사과하거나 회개하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 앞에 머리 숙여 회개하는 지도자가 있는 나라는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는 잘못을 인정하고 또 잘못되었으면 정당하게 법에 따라 재판을 받을 수 있는 법이 있습니다. 누구도 억울하게 당해서도 안 되는 것이고, 동시에 어느 누구도 권력 잡은 자가 함부로 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그래서 대역죄를 지었던 전직 대통령들 정당한 법절차에 따라 형을 살고 대부분 일찍 나왔습니다. 그래서 장수 축복 누리다가 세상 떠난 분도 있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은 인민재판이나 마녀사냥으로 사람 잡는 나라가 아닙니다. 군사독재의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회개해야 합니다.
오늘 세례 요한의 외침을 보면, 개인적 신앙의 회개보다 오히려 정치와 종교 지도자들 그리고 국가공무원들을 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 같은 목사들이 포함되고, 교단으로 보면 교단 공무원들 다 포함됩니다. 대통령은 나라를 잘 지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죄가 있는 것처럼, 교회와 교단을 포함한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지도자들이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평화의 왕으로 오셨습니다. 교회의 사명은 어렵고 어두운 역사에서 소망, 기쁨, 사랑, 평화의 빛을 밝히는 것입니다. 아기 예수 오시는 이 대강절은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준비하는 때입니다. 여러분의 삶에, 가정에 예수님 때문에 이루어지는 새로운 거룩한 역사가 임하기를 빕니다. 그래서 이 세상이 예수님 때문에 더 아름답고 사랑과 정의가 넘치는 세상 되도록 쓰임 받는 여러분 되시길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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