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총회 50주년 총회가 시작되다: 이제는 우리가 씨앗을 심을 차례

2026년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가 ‘Encounter(만남), Engage(맺음), Empower(북돋음)’이라는 주제로 역대 최고의 등록자인 315명과 방문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첫날 저녁 3시간에 걸쳐 진행된 50주년 환영 만찬에서 참석자들은 식사를 나누며 한인 공동체를 지켜온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새로운 사명을 다짐했다. 제50회 한인총회는 엠버시 스위트 샌프란시스코 에어포트 워터프런트에서 10월 8일까지 열린다.

첫날 저녁 열린 환영 만찬에서 참석자들이 찬양을 부르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첫날 저녁 열린 환영 만찬에서 참석자들이 찬양을 부르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장 권혁인 목사(산타클라라 한인연합감리교회)는 10월 5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벌링게임에서 열린 50주년 환영 만찬에서 선배들의 헌신을 돌아보며, 다음 세대를 위해 어떤 교회를 남길 것인지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십 년 전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씨앗을 심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심을 차례입니다.”

“우리가 다시 함께 모였습니다.”라고 운을 뗀 권 목사는 팬데믹과 교단 분리로 오랫동안 신앙의 길을 함께 걸어온 이들과 헤어지는 아픔을 겪었지만, 그 시간을 지나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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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예배할 사람이 있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기억하며 기도하는 동역자가 있으며, 여전히 하나님의 부르심 안에 있다는 사실이 감사의 이유”라고 권 목사는 말했다.

권 목사는 또 한인교회의 역사에는 낯선 땅에 도착한 이민자들의 두려움과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기도했던 부모들의 눈물이 담겨 있다고 회고했다. 작은 공간에서 함께 찬송하고, 서로의 외로움을 품으며 가족이 되어준 이들의 헌신을 통해 교회가 세워졌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선배들의 믿음을 미래의 열매를 다 보지 못하면서도 씨앗을 심는 일에 비유했다. 오늘의 공동체는 그들이 심은 나무 그늘 아래 서 있으며, 이제 자신에게 맡겨진 시간을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억은 우리를 과거에 붙들어두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참된 기억은 언제나 우리를 미래에 대한 책임으로 이끕니다.”

권 목사는 앞으로 한인교회와 한인 목회자들이 더 크거나 화려해지는 것만을 바라기보다, 더 깊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 목사는 우리 교회가 사람의 아픔 앞에 오래 머물고, 세상의 신음에 귀 기울이며, 낯선 이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공동체라고 말했다. 또한 언어와 세대, 문화의 경계를 넘어 서로를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로 받아들이고, 예수가 시작한 하나님 나라의 운동에 참여해야 한다며, 이번 총회의 주제도 이러한 공동체를 향한 초대라고 덧붙였다.

“서로를 입장과 주장으로 만나기 전에 한 사람의 얼굴로 만나야 합니다.”

권 목사는 이 만남이 관계로 이어지고, 서로에게 다시 길을 걸어갈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상처 입은 이들을 품고, 다음 세대에게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며, 세상이 외면하는 이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데서 새로운 여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 10월 5일 한인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50주년 기념 만찬에서, 캘리포니아-패시픽 연회 도티 아스코베도-프랭크 감독이 기도에 앞서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2026년 10월 5일 한인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50주년 기념 만찬에서, 캘리포니아-패시픽 연회 도티 아스코베도-프랭크 감독이 기도에 앞서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식사기도를 맡은 캘리포니아-퍼시픽 연회의 도티 에스코베도-프랭크(Dottie Escobedo-Frank) 감독은 예수와 제자들이 함께 식사하던 전통을 떠올리며, 함께 먹는 시간이 거룩한 만남임을 강조했다.

감독은 한자리에 모여 같은 식탁을 나눈 이들이 서로에게서 영적인 새 힘을 얻기를 기도했다. 또한 음식을 재배하고 수확한 이들부터 조리하고 차려주는 이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뒷정리하는 이들까지 감사의 기도에 담았다.

감독은 풍성한 식탁을 나누는 동안에도 굶주림 가운데 있는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도 먹을 것을 얻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또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기억하며 그들을 돕는 일에 동참할 수 있기를 간구했다.

“이 식탁에서 주님의 사랑이 지닌 거룩함을 경험하게 하소서.”

2026년 10월 5일 한인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50주년 기념 만찬에서 한인총회장 권혁인 목사가 유일한 현역 한인 감독인 정희수 감독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후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2026년 10월 5일 한인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50주년 기념 만찬에서 한인총회장 권혁인 목사가 유일한 현역 한인 감독인 정희수 감독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후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50주년 기념사를 전한 정희수 감독(오하이오 감독구)은 한인 이민자들에게 교회가 예배의 자리이자 영적인 고향이었다고 말하며, 서로를 붙들고 자녀들의 미래를 꿈꾸며, 민족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을 품어온 한인연합감리교회의 역사를 되짚었다.

정 감독은 오늘의 한인총회가 선배들의 눈물과 기도 위에 세워졌으며, 한 세대의 믿음이 다음 세대를 만나고, 한 사람의 헌신이 다른 이들의 사명을 북돋우는 과정 속에 하나님의 역사가 이어져 왔다고 전했다.

그는 한인 목회자들이 개체교회뿐 아니라 학교와 신학교, 병원과 군대 등 다양한 현장에서 사역하고 있으며, 평신도 지도자들의 역할과 영향력도 커졌다고 말했다. 또 숫자가 늘어난 것보다 더 감사한 것은 사명의 지평이 넓어졌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한인교회만을 위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웨슬리의 후예이며 연합감리교회라는 한 몸 안에서 다른 모든 지체와 서로 영향을 주며 서로 사랑하고, 서로의 미래를 열어주는 동역자들입니다.”

정 감독은 앞으로의 공동체가 깊은 뿌리와 넓은 가지를 함께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인의 정체성과 전통을 소중히 여기되, 그것이 다른 이들과의 만남을 가로막는 담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전통이 세상을 향한 다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다른 인종의 형제자매들과 더 깊이 만나고 소수 인종 공동체들과 정의와 평화를 위해 연대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평신도와 목회자도 서로의 소명을 북돋우는 동역자로 함께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감독은 반이민 정서와 인종적 배제, 차별과 가난, 불평등과 폭력 앞에서 교회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어려운 이들의 편에 서야 합니다.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야 합니다.”

정 감독은 한인 공동체가 교단의 책임을 함께 지고, 인종과 민족, 세대와 경제적 차이, 언어와 성적 지향을 넘어 다른 공동체들과 교회를 섬길 것을 당부했다.

산타클라라교회 여선교회 회원들의 모습. 이들은 한인총회 참석자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며 환영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산타클라라교회 여선교회 회원들의 모습. 이들은 한인총회 참석자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며 환영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만찬에서는 공동체를 지켜온 기도와 헌신에 감사를 전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특별히 여선교회전국연합회의 기도와 후원에 감사를 전하며, 여선교회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린 기도가 한인연합감리교회의 든든한 뿌리가 되었고, 조용히 내민 손길이 공동체를 지켜온 따뜻한 울타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인목회강화위원회 사무총장 장학순 목사와 정희수 감독에게도 한인 공동체를 뒷받침하고 한인교회와 목회자들과 동행해 온 수고와 헌신에 감사하는 뜻으로 감사패가 전달됐다.

오랫동안 한인총회에 참석하며 후배들을 격려해 온 원로 목회자에게도 감사의 선물이 전달됐다. 그는 팬데믹과 교단 분리로 어려움을 겪은 공동체가 훗날 오늘을 돌아보며, 함께 모여 하나님과 동행했던 시간이 새로운 출발점이 됐다고 간증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이날 만찬에서는 한인 공동체와 목회자, 교회 개척을 위한 시드머니를 기부한 후원자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2026년 10월 5일 한인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50주년 기념 만찬에서 한국에서 온 구자욱 목사가 <내 영혼이 은총 입어>를 트로트 버전으로 부르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2026년 10월 5일 한인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50주년 기념 만찬에서 한국에서 온 구자억 목사가 <내 영혼이 은총 입어>를 트로트 버전으로 부르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이어 참석자들은 한국에서 온 구자억 목사의 트로트 찬양 공연을 함께하며 서로 교제하고 만남의 기쁨을 나눴다.

연합감리교회 한인 목회자의 역사는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로 안수받은 한인 목회자는 양주삼 목사다. 그는 1910년 목회자가 되기 위해 테네시주 내쉬빌의 밴더빌트대학교 신학부에 입학했으며, 재학 중이던 1912년 10월 13일 남감리회 멤피스 연회 감독이었던 콜린즈 데니 감독으로부터 집사목사 안수받았다. 이후 그는 1930년 통합된 기독교조선감리회의 초대 감독(당시 총리사)을 역임했다.

최초로 안수받은 한인 여성 목회자는 전경신(Colleen Chun) 목사로, 1979년 캘리포니아-퍼시픽 연회에서 집사목사 안수받고 1983년 장로목사로 안수받았다.

한인 공동체 조직은 한인 교회의 성장과 함께 발전해 왔다. 연합감리교회 내 한인 교회와 목회자가 증가하면서 조직적인 연대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1974년 샌프란시스코 상항한국인연합감리교회에서 최초의 한인연합감리교회 전국연합회가 출범했다. 초대 회장으로는 송정율 목사가 선출됐다.

이후 여성 목회자, 타인종 목회자, 차세대 목회자들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조직들이 탄생했다. 1985년에는 연합감리교회 한인여목회자협의회가 창립됐고, 1997년에는 타인종 목회 현장을 섬기는 목회자들의 모임인 타인종목회자전국연합회가 조직됐다.

또한 1981년에는 1.5세와 2세를 위한 TG(Transgeneration Ministry)가 시작됐으며, 1989년에는 영어권 한인 목회자들을 지원하는 CKAEM(Center for Korean-American English Ministries)이 설립됐다. 이후 두 조직은 2013년 통합되어 차세대 목회 네트워크인 NEXUS로 발전했고, 오늘날에는 3세 지도자들까지 참여하는 공동체로 성장했다.

이처럼 한인 공동체의 다양한 목소리와 사역을 아우르는 조직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한인연합감리교회 전국연합회는 2008년 애틀랜타에서 열린 모임에서 현재의 한인총회(KAUMC)로 확대 개편됐다. 당시 김정호 목사가 초대 총회장으로 선출되었다.

한인총회는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 4월, 화상으로 열린 총회를 가진 후, 2년 동안 열리지 못했다가 2023년 정희수 감독이 특별한인총회를 소집해 다시금 역사가 이어졌다.

1974년 연합감리교회 한인교회연합회가 설립되었음에도 올해가 52회가 아니라 50회 총회가 된 연유다.

50년 전 선배들이 심은 씨앗에서 오늘의 공동체가 자라났듯, 공동체의 출발점인 샌프란시스코에서 다시 만난 참석자들에게 권 목사는 자신들이 심은 나무 아래에서 자녀들이 쉬고, 아직 알지 못하는 이들도 하나님의 넉넉한 사랑을 경험하는 미래를 함께 꿈꾸자고 말했다.

“또 다른 50년 뒤 누군가 오늘을 기억하며 ‘그때 그 사람들이 오늘의 희망을 다시 심었다’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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