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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교단 총회와 한인연합감리교회의 과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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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이글은 전희천 목사가 지난 1월 25일 열린 UMC 한인공동체와 2024년 교단 총회를 주제로 열린 연합감리교회의 감리사들과 연대사역자들의 줌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내용으로 2회에 걸쳐서 소개한다.)

가능한 시나리오와 대책

아이오와연회 센트럴지방 감리사 전희천 목사. 사진 제공 전희천 목사.아이오와연회 아이오와시티 제일 연합감리교회의 담임인 전희천 목사. 사진 제공 전희천 목사.

과연, 2024년 4월 말 총회에서는 어떤 결론을 예측할 수 있을까요? 4가지 시나리오로 간결하게 경우의 수를 정리하면, 첫째는 주요 두 안건 (동성애자 안수와 지역화)이 다 통과되는 경우입니다. 둘째는 두 안건 모두 통과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셋째는 동성애자 안수는 통과되고 지역화는 통과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넷째는 지역화는 통과되고 동성애자 안수는 통과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그렇다면, 각각의 경우에 따라 한인교회나 목회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여기에선 두 안건이 모두 통과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는 진보와 중도층에서 가장 바라는 경우입니다. 장정에 있는 동성애에 적대적인 문구를 삭제하고 교단이 LGBTQIA+에 보다 호의적이고 포괄적으로 대하는 태도입니다. 향후 이런 안건을 결정하는 총회의 구조를 지역총회에서 각기 상황에 맞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하면, 문화적·정치적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 보수적 성향을 보여왔던 한인교회는 이를 신앙적 도전 내지는 충격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는 묻지도 토론하지도 않고, 방치하며 조용히 외면하려는 전략을 사용해 왔고, 분란을 피하고자 서로 거론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2019년 특별총회 이후 미국 내 감리교회들이 동성애를 찬성하는 목소리가 커져 나오고 있고, 하나의 교회 플랜이 상정된 상태에서, 한인교회는 신학적 토론이나 신앙적 고민을 직면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굳이 교단을 떠나지 않고 교단에 남아 있으려면, 어느 정도의 연구와 토론을 통해 한인교회 교인들이나 목회자들이 동성애 문제를 충분히 성찰하고, 신학적으로나 교회적으로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신학이나 신앙의 표현을 바꿀 수는 없지만,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는 교회, 즉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모든 성도가 신학적으로 성숙해야, 더 건전한 방향으로 교회가 발전해 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종차별 문제가 교회 안에서 문제가 된 지는 아주 오래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문제시하고 정책에 반영하기 시작한 것은 시민인권운동을 중심으로 불과 60~70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어느 누구도 교단이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백인교회, 흑인교회가 따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여전히 주일 오전은 미국에서 인종 문화적으로 가장 차별되고 분리되어 있는 시간대입니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가 전 세계적 운동으로 확산되면서, 기독교는 지구화 시대에 걸맞은 탈식민적 기독교를 주창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백 년의 흑인 노예와 인종차별 속에서 존속해 온 교회 스스로 자기 성찰과 정화 운동을 펼친 겁니다. 이 와중에 안타깝게도, 교회는 갈라지기도 했고 새로운 교회로 개혁해 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역사적 갈림길에서 교회가 탈식민적 탈인종차별을 지향하는 사회정의 그리고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은 단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수십 년, 아니 수백 년에 걸쳐 이뤄질 것이며, 아직도 진행 중이고, 어떤 때는 퇴보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총회에서 동성애 안건이 통과되는 것은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지, 모든 것을 다 이룬 것이 아닌 겁니다.

그래서 한인교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여기에서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서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신학적으로 신앙적으로 어느 한 도그마(의견; opinion)에 빠지지 않는 것이며, 열린 마음으로 더 많이 더 깊게 토론하고 영적 성장을 도모해 세계 기독교에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지금 연합감리교회가 동성애 문제로 갈라진 것 말고도, 교회는 성장 동력을 상실하고 젊은 세대로부터 외면당한 채 서서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교회가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지 않으면, 대중에게서 멀리 떨어진 채 잊힌 종교 집단이 될 것입니다.

저는 한인교회에 연합감리교회 교단의 희망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 이유를 다섯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우리에게는 공동체성이 있습니다. 한국 기독교에는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견결하게 내재되어 있습니다. 아주 긍정적인 측면만을 고려하는 것입니다만, 이 힘이 제대로 발휘되면,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는 것이 우리 한인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공동체, 즉 ‘우리’라는 의식을 굳건히 하여 교회를 세울 때도 ‘함께’하는 의식이 강합니다.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은 학연이나 지연 등에 의지하는 배타적인 tribalism(종족주의 혹은 패거리 의식)이라는 부정적 효과를 극복하고, 진정으로 사회와 세계교회에 공헌하는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 의식을 의미합니다. 무엇보다 경쟁하기보다 서로 지원하고 함께 성장한다면, 미국 연합감리교회의 틀 안에서 우리는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한인 목회자들이나 평신도들이 공동체적 지도력을 갖춘다면, 더욱 더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둘째로 영성의 실천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한인교회가 교회를 개척하고 이민자들의 보금자리가 된 데에는 기도와 돌봄의 실천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 한인교회는 기도의 실천이 살아 있습니다. 이것이 복음주의와 선교에 대한 열정으로 나타나는데, 개인적 영성뿐 아니라 사회적 영성도 함께 성숙하게 되면, 사회를 변혁하는 큰 동력이 될 것입니다.

셋째로 인적 자원의 풍부합니다. 소수 한인이 모이는 교회에서도 우리는 전임 사역자를 모시는 것이 중요하고, 신학교육을 받고 안수를 받은 충분히 검증된 목회자, 지도력을 갖춘 목회자를 요구하는데, 이는 우리 안에 그런 요구를 충족할 만한 인적 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의 방증이기도 합니다.

최근 고등교육부의 보고에 따르면, 신학교를 졸업하고 신학석사를 취득해 정회원 안수 목사의 길을 걷는 목사 후보생보다, 5년간 계절학기를 통해서 목회 연수 과정을 마치고 본처 목사로 지역교회를 섬기는 목사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비싼 등록비도 문제이지만, 오랜 기간을 거쳐야 하는 안수 과정도 그 이유 중 하나이며, 13개 신학교가 생존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보다 심각한 문제는 목회자의 자질 문제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염려스럽습니다.

교단적으로도 목회자의 자질 문제는 도전이자 위기 상황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인 목회자들은 교육을 중요시 여겨 학위를 마친 정회원으로서 타인종목회를 하는 목회자 수가 지난 10년간 급격히 증가했는데, 그 이유가 우리 안에 있는 교육열의 DNA에 있다고 봅니다.

30년 전부터 미국 내 신학교는 20~25%의 학생이 한국 학생이었고, 그들 중 상당수가 미국에 남아 미국 내 미국 교단이나 한인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정확한 숫자는 확인할 수 없지만, 연합감리교회 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아이오와만 하더라도 10명이 넘는 한인 목회자 중 신학석사는 기본이고 목회학박사나 철학박사를 소지한 목회자도 있어서, 교육받고 훈련된 목회적 자원이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정희수 감독님을 비롯해, 20여 명의 한인 감리사가 미 전역에 흩어져 연회에서 지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적 자원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한국 사회가 이런 인적 자원의 기반 위에 급성장을 해왔고, 앞으로 많은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기독교 분야에서도 한인들의 활약이 큽니다. 한국에는 신학·철학 박사가 2,000명 정도 있다고 하는데, 단일 국가로는 미국 다음으로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미국 내 연합감리교만 하더라도, 850여 명이 한인 목회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짐작건대, 거의 100%가 신학석사에 정회원 안수 목사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엄청난 자산입니다.

인적 자원이 풍부한 것은 분명 자랑할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교단 안에서 교단을 이끌어갈 지도력입니다. 끊임없는 신학적 논의와 영적 성찰을 통한 개인의 성장과 공동체의 성장이 동반되어야 하며, 우리 안에서 지도자를 계속 양성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회적 영성,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목회자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이제는 혜택의 수혜자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서, 혜택을 분배하고 전략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사용할 줄 아는 지도력을 키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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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야말로 웨슬리가 주창한 글로벌 리더십입니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 재학 중 동생 찰스와 함께 Holy Club을 이끌며, 1) 개인적 영성과 사회적 영성을 주창하고 실천했고, 2) 클래스 미팅을 통해서 평신도 교육과 지도력 개발을 시도했으며, 3) 학교를 설립해 가난한 노동자 가정의 아이들을 교육함으로써 사회 개혁에 앞장섰습니다. 그렇게 “세계는 나의 교구”라는 그의 비전이 선포되었고, 그와 동시에 킹스우드(Kingswood)라는 학교를 275년 전에 설립해 감리교회 운동을 교육에 기초한 평신도 운동으로 이끌었으며, 더 나아가 세계 복음화 운동으로 발전시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지난 2023년 영국에서 킹스우드 학교 275주년 기념행사에 GBHEM 대표로 참석했을 때, 아직도 웨슬리의 비전이 교육 현장에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목격했습니다.

웨슬리의 교육에 대한 열정, 그리고 세계 복음화에 대한 강한 신념과 결단은 한인교회와 많이 닮아 있습니다. 속회를 통한 활발한 평신도 교육과 영적 성숙 및 공동체 운동의 치열한 모색을 통한 교회의 부흥, 발전이 그러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우리 한인교회가 더 발전시켜야 할 분야는 사회 복음, 사회적 정의, 세계 변혁이며, 더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참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들이 지금까지 내적인 부흥에 치중했다면, 이제부터는 사회 참여적 교회 부흥에 중점을 두면서 교회 전체가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넷째는 한인들이 가지고 있는 이중문화적 정체성(Intercultural Identity;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언어를 구사하는 장점) 입니다. 우리는 이를 이용하여 미국 사회에 교회 부흥과 세계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중문화적 정체성을 보유한 한인교회와 목회자들은 앞으로 교단이 지향해야 할 바인 ‘Intercultural connectionalism’(이중문화/상호문화적 연결주의)의 중요한 동력과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한인 이민의 역사가 100여 년이 넘어가면서 미국 내 정치·경제·문화 분야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계 이민자와 그 자녀들이 많습니다. 신학 분야에서도 교수로 활동하거나 교단의 중책을 맡아 지도적 역할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서로 연결되어 우리 이민 사회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공헌할 수 있는 협력 구조가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인 다섯째는 한인교회의 장점 중 하나인 평신도 지도력입니다. 평신도들이 교회와 사회에서 개인적 영성과 사회적 영성을 몸소 실천하며 살아간다면, 연합감리교회의 미션인 그리스도의 제자 삼고, 사회 변혁에 힘쓰는 평신도와 교회로 성장해 갈 것입니다. 결국 이 거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 힘은 평신도들에게서 나온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또한 이것이 감리교회 운동의 근간입니다.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이런 도전적이고 위기적인 상황에서 우리의 젊은 세대들은 여전히 미래에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합니다. 교회가 그들과 함께 동행할 수 있다면,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가난한 이웃이 먹을 것이 없고, 잠잘 곳이 없으며, 교육받지 못하고 방황할 때, 교회가 함께할 수 있다면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감옥에서 오랜 수감 생활로 사회에 나와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교회가 안전한 보금자리가 되어준다면, 우리에겐 희망이 있습니다. 교회가 교단의 정치가 아닌 사람을 살리는 일에 앞장선다면, 분명 우리에겐 희망이 있습니다. 한인교회에도, 한인 목회자들에게도 같은 소망과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이 길을 걸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3. 문화·언어적 차이의 대표적인 예를 들면, 위계적이면서 개교회 중심적인 한인교회와 수평적 관계 중심적인 연합감리교회의 차이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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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교단 총회와 한인연합감리교회의 과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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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의 이튿날,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컨벤션센터 본회장에서 대의원들이 아침 예배를 드리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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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감리교회의 2020 총회에 예비 대의원으로 참여한 김정호 목사의 소회를 담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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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마음의 정원’이라는 이름의 기도실이 운영된다. 영어, 한국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스와힐리어 등 여러 언어로 쓰인 기도문과 성경 구절 책자도 구비되어 있다. 사진은 기도실에 마련된 3곳의 기도 제단 중 하나이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총회 참석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도실

총회 참석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마음의 정원’이라는 이름의 기도실이 운영된다. 영어, 한국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스와힐리어 등 여러 언어로 쓰인 기도문과 성경 구절 책자가 구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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