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4일, 연합감리교회 북일리노이 연회는 구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 탈퇴파와의 교회 건물 및 기타 자산 소유권을 둘러싼 법정 분쟁이 쌍방 합의로 원만하게 타결되었다고 밝혔다.
북일리노이 연회의 댄 셔륀(Dan Schwerin) 감독은 이번 합의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연회의 고통스러운 시기가 마무리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저는 연합감리교회를 지키기 위해 애쓴 선한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제 우리 연합감리교회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그 자리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고, “우리교회는 이제 소송을 뒤로하고, 네이퍼빌 지역에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를 삼는 사역으로 되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는 지난 3월 21일, 일리노이주 제18순회법원 앤 테리오 헤이즈(Anne Therieau Hayes) 판사가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한 그룹이 점유한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 건물과 자산을 연회에 반환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고, 압류한 재산의 반환을 명령한 지 5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우리교회의 오랜 리더인 정광표 장로는 교단을 떠났던 그룹을 포함해 모든 교인이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하나님은 의로우시고 공평하신 분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교회 재산을 둘러싼 15개월간의 지치고 피곤한 분쟁 끝에 마침내 합의가 이루어져 감격스럽고, 그 결과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고 말한 정 장로는 “앞으로도 교회를 위해 탈퇴파를 포함한 모든 성도가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제 우리교회는 선교와 사역에 더욱 집중하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법정 공방은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15개월이 걸렸다.
2023년 5월 25일, 북일리노이 연회의 성직위원회는 당시 본처목사(local pastor)로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를 섬기던 최기환 목사의 장로목사(elder) 안수 절차를 중단하고, 연회는 그의 파송을 철회했다.
최 목사와 교단 탈퇴 그룹은 5월 28일 북일리노이 연회와의 탈퇴 협의 과정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독립 교회가 되었다고 선언했다. 이후 이들은 교회 건물의 잠금장치를 변경하고, 교단에 남은 교인들과 새로 부임한 담임목사 및 연회 직원들의 교회 출입을 막았다.
북일리노이 연회는 2023년 5월 이후 4개월 이상 교회를 점유하고 있던 교단 탈퇴 그룹에 여러 차례 경고 공문을 보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자 10월 10일 교회 재산과 기금 반환을 요구하는 정식 소송을 제기했고, 재산 반환 가처분 결정이 3월 21일 내려진 것이다.
연합감리교회 장정은 개체교회가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하고자 할 경우 반드시 탈퇴 규정을 적용해야 하며, 연회는 그 교회의 탈퇴 과정을 책임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9년 특별총회는 미국 내 교회 중 "동성애를 실천하거나 동성애자를 실천한다는 사람의 안수 또는 결혼"과 관련된 장정의 요건 및 조항과 관련한 양심의 이유로 교단을 탈퇴할 경우, 해당 연회가 정한 탈퇴 조건을 충족한 후 탈퇴할 수 있도록 하는 한시적 조항인 장정 ¶ 2553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조항은 2023년 12월 31일에 종료되었다.
1797년부터 연합감리교회와 교단들은 교단 전체의 선교적 목적을 위해 모든 교회 재산을 "신탁"하는 정책을 유지해 왔다. 신탁 조항은 교회 재산은 개교회가 소유하되, 교단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2022년 위스콘신 연회 소속 교회의 재산 소송을 기각한 위스콘신 연방 판사의 판결을 비롯하여 세속 법원은 이 정책을 존중하고 지지해 왔다.
연합감리교회의 수백 년 된 신탁 조항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한적으로 제공한 장정 ¶ 2553은 탈퇴를 원하는 개체교회가 신탁 조항에서 해제되려면, 재정 및 절차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각 연회가 "장정에 규정한 내용 외에 사항을 추가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장정 ¶ 2553가 2019년 발효된 이후, 미국 내 30,500개 교회의 약 25%에 해당하는 7,700개 교회가 이 규정을 통해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했다.
2022년 말,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는 장정 ¶ 2553에 따라 북일리노이 연회와 탈퇴에 관해 합의하고, 연회에 총 $1,429,457.98를 지불한 후, 연회에 교단 탈퇴 신청서를 제출하고, 연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 탈퇴 절차를 밟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해 5월 28일 이들은 일방적으로 탈퇴 절차를 중단했다. 이에 연회 감리사회는 장정 2549조 3(b)에 따라 연회에 교회 폐쇄를 권고했고, 북일리노이 연회는 지난해 6월 열린 연회에서 교회 폐쇄를 승인했다.
장정 2549조 3(b)는 주재 감독과 감리사회 과반의 찬성 및 지방교회위치건물위원회(district board of the church location and building)의 결정에 따라, 해당 교회의 부동산과 동산, 유형과 무형 재산이 즉시 연회 재단이사회에 귀속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연합감리교회에 남은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 교인들은 교회 이름을 '우리 네이퍼빌 교회(Naperville Faith Community, 이하 우리교회)'로 변경하고 예배드리다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후 첫 주일이었던 3월 24일 종려주일에 교회 건물로 돌아와 지금까지 그곳에서 예배드리고 있다.
애스베리 한인연합감리교회는 1976년 장철우 목사가 개척하였고, 듀페이지 한인연합감리교회는 1982년 고 손승배 목사가 애스베리 교회의 일부 교인과 함께 개척하여, 시카고 서부 교외 지역에서 사역했다. 두 교회는 2008년 통합해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가 되었다.
1976년과 1990년대 초에 두 교회는 북일리노이 연회로부터 무료로 받았던 애스베리 교회 건물과 듀페이지 교회 건축 부지를 총 275만 달러에 매각하고, 연회로부터 대출받은 150만 달러 등을 포함해 총 425만 달러로 네이퍼빌 한인연합감리교회를 건축했다.
여러 연합감리교인이 이번 합의 소식을 환영했다.
애스베리 창립 목사인 장철우 목사는 이번 합의에 “원만하게 분쟁이 해결되고 합의서에 서명했다는 소식을 듣자 마음이 놓였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기독교인의 해결 방식이죠. 저는 연합감리교회의 은퇴 목사이자 네이퍼빌 교회의 전신인 애스베리 교회를 개척한 사람으로서, 무엇보다 나의 고향 같고, 부모 같은 연합감리교회의 청지기로서 자긍심과 보람을 갖고 있습니다. 언젠가 우리 교단의 동성애 이슈도, 저와 같은 연합감리교회의 청지기를 통하여 잘 해결되기를 기도합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우리교회 교인들은 기쁨을 표하며 교회의 미래와 사역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지난 7월 우리네이퍼빌교회에 새로 부임한 조나단 목사는 “지금에야 비로소 미완의 과제가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라며,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우리교회는 연회에 대한 신뢰를 더 깊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연합감리교회의 연대주의(connectionalism)를 직접 경험하면서 교단에 대한 믿음도 더욱 강고해졌습니다."라며, 교회의 비전을 전했다.
“우선 다가오는 네이퍼빌한인교회 창립 50주년 기념 예배 준비에 집중하고, 더 이상 한인들만을 위한 ‘한인교회’가 아닌, 2세들을 포함한 영어권의 다음 세대 사역에도 중점을 두어, 다가오는 50년를 준비하고, 우리들의 미래를 하나님의 뜻 안에서 그려나가고 싶습니다.”
김응선 목사는 연합감리교뉴스의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입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