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를 위한 범세계적 기도 운동

1945년 8월 15일은 한국인들에게 축복의 날이자 아픔의 날이다. 그날 한반도는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었지만, 나라와 민족은 둘로 나뉘었기 때문이다.

나라가 분단된 지 5년 후인 1950년 시작된 한국전쟁은 민간인을 포함한 남북한의 300만 명의 사망자를 비롯한 50만 명의 중국군, 약 5만 명의 미군과 유엔군의 전사자를 낳았다.

2020년은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이며, 정전협정 하에 있는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이제 전 세계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를 통해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행동에 나섰다.

그중 하나가 세계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미국교회협의회, 연합감리교회, 한국기독교감리회 그리고 미국장로교회와 같은 여러 기독교 단체들이 연합하여 진행하게 될 70일 기도 캠페인, “우리는 지금 당장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 (We Pray, Peace Now, End the War!)”이다.

이 캠페인은 2020년 삼일절인 3월 1일부터 광복절인 8월 15일 사이에 열린다.

The Rev. Jin Yang Kim (left) speaks during the World Council of Churches live-stream event held Feb. 6, 2020. Looking on is Peter Prove, director of the Commission of the Churches on International Affairs.  Photo by Ivars Kupcis, World Council of Churches.기도 캠페인 준비 회의에서 김진양 목사(왼쪽)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세계교회협의회의 국제관계위원회 위원장인 표반석 목사(Peter Prove). 사진, 아이바스 컵시스, 세계교회협의회.

김진양 목사는 제네바의 세계교회협의회에 파송되어 평화 사역을 위해 일하는 연합감리교회 선교사다.

김 목사는 연합감리교뉴스와의 인터뷰에서 70이라는 숫자가 지닌 의미를 설명했다.

“70 일 기도는 한국전쟁이 발생한 지 70년이 되는 숫자에서 나온 것으로, 분단과 이별의 기간을 상징한다. 2019년 12월 2-3일 중국 선양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의 <한반도 평화, 통일 및 개발과 협력을 위한 에큐메니컬 포럼(이하 EFK)>의 실행위원회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조선그리스도련맹 대표단 그리고 세계교회협의회의 EFK 실행위원들이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이 기도 캠페인을 갖기로 약속했다. EFK가 기도 캠페인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나는 감동해서 눈물이 날뻔했다. 왜냐하면 나는 70년 동안 갈라져서 헤어져야만 했던 남북한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을 공감했기 때문이다. 70년은 너무 길고 너무 많은 햇수다. 그 기간은 어떤 사람에겐 한평생이며, 거의 3세대에 해당하는 세월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EFK가 심양에서 만나기 전, 2019년 11월 28일 제68차 총회에서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2020년을 "희년"으로 선포했다. 그 자리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전 선언과 휴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대체하는 등, 한반도에서의 영구적이고 견고한 평화 체제와 통일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총무인 이홍정 목사는 이 기도 캠페인을 “2020년 한반도 희년 평화 운동”이라고 부르며, “1945년 이래 지속된 한반도의 분단과 1950년에 시작하여 아직도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은 한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회 지정학적 ‘원죄’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분단으로 인한 하나님과 인류 그리고 자연에 어긋나게 하는 죄와 거룩한 언약을 깨뜨리는 죄를 경험하며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세계교회협의회의 총무인 올라브 트베이트 목사는 지난 2월 6일, 서울과 제네바 그리고 워싱턴 DC에서 동시에 실시간으로 생중계된 기도 캠페인 준비 회의에서 “올해 2020년은 한국전쟁이 시작된 70주년이 되는 해다. 70년! 남북한의 사람들은 그 오랜 세월 동안 고통과 미움을 가지고 지난한 삶을 살았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기도 캠페인 외에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전쟁 중 미군에 의해 희생당한 노근리 희생자를 위한 치유와 화해의 컨퍼런스와 특별 예배가 오는 6월 23일 워싱턴 DC에서 세계교회협의회와 미국교회협의회 그리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주최로 열릴 예정이다. 또한 6.25 한국전쟁 발발일 하루 전인 6월 24일에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치하기 위한 캠페인도 워싱턴 DC에서 열린다.

연합감리교 한인총회의 평화위원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세계교회협의회의 EFK 그리고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 등과 함께 워싱턴 DC에서 개최될 기도 캠페인과 여러 6월 행사를 준비하고 지원할 예정이다.

A march to Farragut Square is part of the Korean Peace Festival and Vigil held July 26-28, 2018 in Washington. File photo by Thomas Kim, UM News.2018년 8월 와싱톤 DC에서 열린 평화축제 참석자들이 한반도에서의 전쟁 중단과 가족 상봉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 김응선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후러싱제일연합감리교회의 담임인 김정호 목사는 “나의 선친께서는 홀로 월남한 이산가족으로, 평생 부모님과 형제를 만나기를 기도했지만 끝내 못 만나고 세상 떠나셨다.”라고 자신의 가슴 아픈 가족사를 밝혔다.

김 목사는 한반도에서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연합감리교회 2016년 총회에서 채택한 “평화, 정의, 화해의 한국(Korea: Peace, Justice, and Reunification)” 결의안처럼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연합감리교회는 1988년 이후 총회 때마다 한국의 평화에 대한 결의안을 꾸준히 채택해왔다. 2016년 한국 관련 결의안에는 연합감리교인들에게 “1953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치하기 위한 전 세계적 캠페인에 참여”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평화위원회 위원장인 장위현 목사는 “한반도는 이분화되고 양극화된 세계에서 그리스도의 평화 사역이 현실성이 있는지를 인류 공동체가 결정하게 될 중요한 곳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국제정치적 환경을 대립에서 대화로, 긴장에서 실질적 화해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나라다. 미국 기독교인들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고, 의료와 인도주의적 도움을 위한 민간인들의 교류를 허용하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에서도 여러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중 두 행사는 서울과 비무장지대에서 열리는 “시민평화조약 선포식”과 연합감리교회, 세계감리교협의회, 한국기독교감리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원탁회담>이다.  

연합감리교회 위스컨신 연회의 정희수 감독은 세계 희년 기도 캠페인에 앞서 이렇게 기도했다.

“남한과 북한의 지도자들이 냉전을 멈추고 대화하는 것을 보게 하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에게 북한의 지도자와 미국의 지도자가 만나 화해의 꿈을 나누는 모습을 보게 하시고, 한반도 평화를 향한 첫걸음을 허락하신 주님의 역사를 보면서 저희는 감동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의 국제관계위원회를 이끌었고, 캐나다 복음주의 루터란교회의 북한원조협의회를 창립했으며, 유엔의 세계식량기구 식량원조부 설립자인 에릭 바인가트너는 전 세계 기도 캠페인에 앞선 예비모임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한반도 평화를 모든 인류를 향한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생각한다. 한반도의 70년 된 전쟁의 광기를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다면, 어떻게 지구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가?"

김정호 목사 역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호소했다.

“한인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기도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는 믿음으로 이미 이루어진, 성취된 역사다. 교회는 평화와 통일을 과제로만 보지 말고, 예수 십자가 구원의 역사로 이미 이루어진 하나님 나라의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세계 공동 기도 예배가 8월 9일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며, 8월 15일 세계 희년 기도 캠페인이 마무리된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615-742-5470 또는 newsdesk@umnews.org로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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