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포인트:
- 연합감리교인들은 출생시민권을 부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뒤집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했다.
- 연합감리교회 지도자들은 대법원이 이민자들을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조치를 인정한 데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 연합감리교회 지도자들은 특히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해 온 아이티(Haiti)와 시리아(Syria)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가 철회된 데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연합감리교인들이 예의주시해 온 출생시민권(birthright)에 대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원칙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연방대법원은 찬반이 엇갈린 판결을 통해, 부모가 서류미비 체류자이거나 비자를 소지하고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경우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에게는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뒤집었다. 이 행정명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2025년 1월 20일 서명한 것이다.
이번 트럼프 대 바버라(Trump v. Barbara) 소송에 대해 대법원의 다수 의견을 작성한 존 로버츠(John Roberts)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미국에 불법 체류하거나 일시적으로 체류 중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도 미국의 ‘관할권(subject to the jurisdiction)’ 아래 있으며, 수정헌법 제14조 시민권 조항(Citizenship Clause)에 따라 출생과 동시에 미국 시민권을 가진다.”라고 밝혔다.
연합감리교인들은 6월 30일 대법원판결을 환영하면서도, 그에 앞선 한 주 동안 연방대법원이 난민 신청자와 이민자들, 심지어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사람들에 대한 보호를 축소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여러 정책에 손을 들어준 판결들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총감독회(Council of Bishops) 감독회장인 루벤 사엔스 주니어(Ruben Saenz Jr.) 감독은 총감독회를 대표해 발표한 성명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 법원은 미국 땅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이 나라에 속한다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약속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이러한 정의가 실현된 것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복음은 그보다 더 깊은 시민권을 선포합니다.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으며(빌립보서 3:20), 우리는 그 확고한 소속감 안에서 이 땅의 모든 이웃의 존엄을 위해 힘쓸 자유를 얻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기쁨은 절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시기에 내려진 다른 판결들로 인해 여전히 두려움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의 기쁨은 완전할 수 없습니다.”
연합감리교회는 마태복음 25장 35절을 포함한 여러 성경 말씀에 근거해, 교회 구성원들이 이주민(migrants), 난민(refugees), 그리고 이민자(immigrants)를 환영하도록 부름을 받았다고 오랫동안 가르쳐 왔다. 또한 2024년 총회에서 개정된 연합감리교회 사회원칙(Social Principles)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으며, 출신 국가나 법적 신분과 관계없이 “이주민, 이민자, 난민의 존엄성과 가치, 그리고 권리를 인정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번 트럼프 대 바버라 소송에서 다수 의견을 통해,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가 미국 수정헌법 제14조를 명백히 위반한다는 법적 판단을 내렸다. 클래런스 토머스, 새뮤얼 얼리토, 닐 고서치 대법관은 이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고,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무효화 하는 데에는 동의했지만, 헌법적 근거가 아니라 법률적 근거에 따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 의회가 해당 법률을 개정해 행정명령과 동일한 제한을 입법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이 행정명령을 심리한 모든 하급심 법원은 해당 조치가 위헌이라고 판단했으며, 이 행정명령은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다.
연합감리교 총감독회의 이민 스크포스(United Methodist Immigration Task Force)를 이끌고 있는 은퇴감독 미네르바 카르카뇨(Minerva Carcaño)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미국 수정헌법 제14조의 출생시민권 조항을 확인한 결정에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그러나 나는 미국 민주주의의 이 핵심 원칙인 이 조항을 약화하려는 다른 시도를 계속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민자들에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합감리교 사역인 이민정의네트워크(Immigration Law and Justice Network) 소속 변호사들도 이번 연방대법원 판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들과 다른 연합감리교 지도자들은 합법적인 신분을 가진 사람들의 권리마저 축소하려는 행정부의 시도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이 사역의 공동 사무총장인 멜리사 바우(Melissa Bowe)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이민자들을 표적으로 삼아 왔으며, 한 번의 서명으로 출생시민권을 없애려는 시도는 사람들을 영구적인 하층계급으로 만들려는 잔인하고 불법적인 정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정부는 출생시민권을 없애는 것이 어떤 이민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목적은 이민자 가족과 공동체에 대한 차별과 혼란, 그리고 깊은 상처를 조장하는 데 있다.”라고 말하며, 이어 “오늘 연방대법원이 내린 판결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다시 확인해줬다. 정부가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배제하는 이러한 정책은 위헌이며, 미국적 가치에도 어긋나고, 도덕적으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바우는 "이민정의네트워크는 정권과 관계없이 이 나라에 사는 모든 사람의 권리가 존중되고 보존될 수 있도록 계속 싸워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정헌법 제14조 첫 문장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하고, 미국의 관할권에 속하는 모든 사람은 미국과 자신이 거주하는 주의 시민이다."
이어 수정헌법은 "어떠한 주도 미국 시민의 특권이나 면책권을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하거나 시행해서는 안 되며, 적법한 절차 없이 어떤 사람의 생명·자유·재산을 박탈해서도 안 되고, 그 관할권 안에 있는 어떤 사람에게도 법의 동등한 보호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1868년에 비준된 수정헌법 제14조는 흑인 노예의 후손은 미국 시민이 될 수 없다고 판결했던 연방대법원의 가장 치욕적인 판결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는 드레드 스코트 대 스탠드포드(Dred Scott v. Sandford) 판결을 뒤집기 위해 제정됐다.
이후 연방대법원은 1898년 정부 대 웡킴 아크(U.S. v. Wong Kim Ark) 소송에서 수정헌법 제14조의 출생시민권이 모든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에게도 적용된다고 판결했다.
미국 정부는 약 50년 동안 부족 영토에서 태어난 원주민들은 "미국의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다."라고 보아 출생시민권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러한 상황은 1924년 인디언시민권법(Indian Citizenship Act) 제정으로 바뀌었으며, 미국 영토 내에서 태어난 모든 원주민에게 출생시민권이 확대 적용됐다.
결과적으로 지난 100여 년 동안 미국에서는 부모의 국적이나 혈통과 관계없이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이 보장된다는 원칙이 유지되어 왔다. 예외는 외국 외교관이나 점령군의 자녀처럼 미국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경우뿐이며, 외교관의 자녀도 미국 국토안보부 규정에 따라 합법적 영주권자가 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이민법·정의 네트워크의 멜리사 바우는 "수정헌법 제14조는 이곳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이 인종과 종교, 가정환경에 관계없이 온전하고 동등한 미국인이라는 미국의 핵심적인 약속을 보장해 왔다. 이 원칙은 미국이라는 나라를 규정해 왔으며, 사법제도의 모든 단계에서 법원은 여러 차례 일관되게 이를 확인해 왔다."라고 말했다.
다수의 법정 의견서(amicus brief)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시행될 경우 미국 사회의 근간을 흔들어, 새로운 형태의 미등록 이민자 계층과 사실상 무국적자(stateless people)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주정책연구소(Migration Policy Institute)와 펜실베니아인구연구소(Penn State Population Research Institute)의 추산에 따르면, 해당 행정명령이 시행될 경우 미국에서 매년 태어나는 약 25만 5천 명의 어린이가 시민권을 부여받지 못하게 된다.
연방대법원 다수 의견은 결론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과거나 지금이나 시민권은 권리를 가질 권리이며, 정치 공동체에 자유롭게 참가할 권리이다. 수정헌법 제14조를 제정한 이들은 그 약속을 '이 땅에서 태어난 모든 자유인'에게까지 확대했다. … 우리는 오늘 그 약속을 지킨다."
연합감리교 감독인 카르카뇨는 올해 초 미국 상원에서 열린 출생시민권 관련 청문회에 참석했다. 그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둘러싼 논의를 들으며, 이번 사안은 단순히 출생증명서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특히 미국 원주민의 시민권을 부정했던 역사적 논리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카르카뇨 감독은 "출생시민권에 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이 나라가 저질러 온 오래된 죄악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 카사( Trump v. CASA, Inc.) 판결은 집단 소송(class action)의 가능성을 열어주었으며, 이번 트럼프 대 바바라 소송은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법률 파트너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에서 비롯됐다.
카르카뇨 감독과 다른 연합감리교 지도자들은 최근 연방대법원의 다른 판결들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 가운데에는 지난해 서명 없이 내려진 결정도 포함되는데, 이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방 명령서에 명시되지 않은 국가로도 서류 미비 이민자를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해당 이민자들은 그 국가에서 고문을 당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번 출생시민권 판결은 연방대법원이 지난 한 주 동안 6대 3의 표결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제한 정책을 잇따라 지지하는 판결을 내린 직후에 나온 것이다.
멀린 대 도 (Mullin v. Doe) 소송에서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거주하며 일해 온 아이티 출신 35만 명 이상과 시리아 출신 6,100여 명에 대한 임시보호신분(Temporary Protected Status, TPS)을 박탈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또한 멀린 대 오트로 라도(Mullin v. Al Otro Lado) 소송에서는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망명 신청 기회를 주지 않고 사람들을 일괄적으로 돌려보내는 연방정부의 정책에 대해 다수 의견이 이를 인정했다. 연합감리교회 사회부(Board of Church and Society)는 이 소송에서 초교파종교 그룹이 공동으로 작성한 법정 의견서에 참여해 망명 신청권을 옹호했다.
또 블랜치 대 로(Blanche v. Lau) 소송에서는 국경 심사관이 영주권자에게 입국을 거부하기 위해 '도덕성에 반하는 범죄(crime involving moral turpitude)'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clear and convincing evidence)'로 입증할 필요는 없다고 대법원 다수 의견은 판결했다.
세 사건 모두에서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연합감리교회 산하 6개 기관이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은 임시보호신분(TPS)과 망명에 관한 이번 판결들이 "지극히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우리 국가가 추구해 온 가장 고귀한 이상에서 심각하게 벗어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은 "이번 판결들은 폭력과 박해, 인도주의적 위기를 피해 도망치는 가족들을 외면하고, 수많은 생명을 더욱 큰 위험에 내몰고 있다."라고 밝혔다. 서명 기관에는 사회부(Board of Church and Society), 인종위원회(Commission on Religion and Race), 연합감리교여선교회(United Women in Faith), 히스패닉목회강화위원회(El Plan), 이민정의네트워크(Immigration Law and Justice Network), 그리고 총감독회 이민 태스크포스(Immigration Task Force)가 포함됐다.
연합감리교 지도자들은 특히 멀린 대 오트로 라도(Mullin v. Al Otro Lado) 판결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판결은 아이티와 시리아 출신 이민자들을 미국 정부가 어떠한 이유로도 미국인의 여행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분쟁 지역으로 추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많은 아이티 출신 이민자가 미국 전역의 연합감리교회에서 신앙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영어를 배우고, 직장을 얻고, 가정을 이루며 수년 동안 지역 경제에 기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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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이티는 현재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 가운데 하나를 겪고 있다. 무장 갱단이 국가 대부분을 장악하면서 폭력과 기아가 확산되고 있다. 국제구호위원회 (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 에 따르면, 2025년 7월부터 9월 사이 1,2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동시에 미국은 국제 원조를 대폭 축소했으며, 연합감리교회 역시 그 공백을 메울 만큼의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연합감리교회의 선교 및 인도주의 구호 사역을 대표해 성명을 발표한 롤런드 페르난데스(Roland Fernandes) 세계선교부 총무는 "우리는 연방대법원의 권한을 존중한다. 그러나 신앙인으로서 우리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으며, 누구나 고유한 존엄성과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퍼난데스 총무는 연합감리교인들에게 그리스도의 긍휼과 동행, 그리고 정의를 위한 옹호의 부르심을 삶으로 실천할 것을 촉구했다.
플로리다 연회의 톰 벌린(Tom Berlin) 감독은 목회서신에서 "추방될 가능성에 직면한 사람들이 자신들이 결코 잊힌 존재도 아니고, 홀로 버려진 존재도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교회들을 통해 알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연합감리교인들은 미국이 '모든 사람을 위한 자유와 정의(liberty and justice for all)'라는 이상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도록 힘써야 할 이유가 있다고 지도자들은 강조했다.
카르카뇨 감독은 "미국 시민으로서,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미국이 자신의 죄악 된 역사를 계속 직면하고 극복하도록 이끄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 역사에는 미국이 중남미에서 쿠데타를 지원했던 일, 원주민 공동체에 대한 집단학살, 그리고 아프리카 남성과 여성, 어린이들을 붙잡아 노예로 삼았던 유산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카르카뇨 감독은 "우리가 이러한 중대한 죄악을 극복하기까지는 아직도 긴 여정이 남아 있다. 그러나 오늘 연방대법원은 우리가 구속과 치유, 그리고 더 진정한 민주주의를 향해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라고 말했다.
총감독회 회장이자 호라이즌 텍사스 연회(Horizon Texas Conference)를 이끄는 루벤 사엔스 감독은 갈라디아서 6장 9절을 인용하며 연합감리교인들에게 선을 행하는 일에 낙심하지 말 것을 권면했다.
사엔스 감독은 "많은 사람이 두려움과 의심에 빠지기 쉬운 이 시대에, 연합감리교회는 언제나 그랬듯이 나그네를 환대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모든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소망을 전하는 교회로 발견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은 연합감리교뉴스 부편집장이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인 김응선(Thomas E. Kim)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484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