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담장 넘어 세상과 잇는 식탁을 펼치는 모닥불교회

(편집자 주: 기사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역에 힘쓰며, 영혼 구원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사역의 지평을 넓히는 교회들을 소개하는  <교회를 소개합니다>시리즈입니다. 기사는 캔자스주 올레이쓰에 소재한 모닥불 연합감리교회의 독특한 사역에 관한 이야기이다.)

금요일 저녁이면 캔자스주 올레이쓰(Olathe, KS)에 있는 그레이스 연합감리교회(Grace United Methodist Church)친교실은 캔자스시티에서 가장 붐비는 한식당 ‘더 테이블(The Table)’로 변한다.

손님들은 모닥불 연합감리교회(Bonfire United Methodist Church) 담임목사이자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가진 김창현 목사가 준비한 곰탕과 한식을 맛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최근에는 매주 금요일 저녁 평균 210여 명의 손님이 찾았다. 하지만 김 목사가 ‘더 테이블’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히 한식당을 운영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사진은  8월 9일 주일 캔자스주 올레이쓰에 있는 그레이스교회 교인들이 북앤커피숍(Book & Coffee Shop)에서 예배 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다. 금요일 저녁이면 북앤커피숍은 모닥불연합감리교회가 운영하는 한식당 ‘더 테이블(The Table Korean Cuisine)’을 찾은 손님들로 북적이는 한식당으로 변신한다. 김응선 목사(Thomas E. Kim), 연합감리교뉴스.사진은  8월 9일 주일 캔자스주 올레이쓰에 있는 그레이스교회 교인들이 북앤커피숍(Book & Coffee Shop)에서 예배 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다. 금요일 저녁이면 북앤커피숍은 모닥불연합감리교회가 운영하는 한식당 ‘더 테이블(The Table Korean Cuisine)’을 찾은 손님들로 북적이는 한식당으로 변신한다. 김응선 목사(Thomas E. Kim), 연합감리교뉴스.

“’더 테이블’은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더 테이블’은 그레이트플레인스 연회(Great Plaines Conference)가 개척 중인 모닥불 연합감리교회의 사역이다.

모닥불 연합감리교회의 비전은 세 문장으로 요약된다.

“교회 담장 넘어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자(Love God, Love People, Beyond Church Walls).”

김 목사와 두 가정으로 시작한 모닥불교회의 예배 공동체는 아직 크지 않지만, ‘더 테이블’을 통한 지역사회와의 만남은 빠르게 늘고 있다. 김 목사에 따르면, 최근 3주 동안 ‘더 테이블’’을 찾은 손님은 630명에 달했다. 현재 6명의 유급 직원과 3명의 자원봉사자가 함께 일하고 있다.

‘더 테이블’의 시작은 훨씬 소박했다.

김 목사는 자신의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해 한식 코스요리를 대접했다. 이후 사역은 그레이스교회 친교실로 옮겨갔고, 김 목사는 캔자스시티에서 더욱 정통적인 한국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 곰탕 등을 메뉴로 선택했다.

주변에서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이나 바비큐, 불고기, 비빔밥과 달리 미국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곰탕으로는 손님을 끌기 어려울 것이라는 조언이었다.

그러나 김 목사와 교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더 테이블’이 교회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다리라면, 정통 한식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한국 문화와 새로운 관계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생각은 곧 현실로 이어졌다.

이 지역의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가 ‘더 테이블’을 방문해 영상을 올리면서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었다.

그중에는 음식점을 찾았다가 신앙 공동체와 인연을 맺게 된 사람도 있었다.

김혜영 씨에게는 식당 영업시간을 확인하려던 일이 뜻밖에도 신앙 공동체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지인의 추천으로 ‘더 테이블’을 찾기 시작한 김 씨는 김 목사의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식당이 문을 닫자, 영업 일정을 알아보기 위해 김 목사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식당 영업시간만이 아니었다.

한식당 ‘더 테이블’ 주방에서 만두와 냉면이 손님에게 나갈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김응선(Thomas E. Kim) 목사, 연합감리교뉴스.한식당 ‘더 테이블’ 주방에서 만두와 냉면이 손님에게 나갈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김응선(Thomas E. Kim) 목사, 연합감리교뉴스.

성경공부 모임에 관한 안내가 눈에 들어왔다.

당시 성당에 다니던 김 씨는 성경을 좀 더 깊이 공부하고 싶었고, 성경공부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성경공부에 가서 사람들을 만났는데 너무 좋았어요. 제가 편안하게 마음을 열 수 있는 분위기였어요.”

이후 김 씨는  모닥불교회 예배에도 참석하기 시작했다.

김선영 씨가 모닥불교회를 만난 것도 음식과 친구를 통해서였다. 한국에서는 종교가 없었던 김 씨는 미국에 이민 온 뒤 아이를 낳아 키우며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놀이터에서 또래 아이를 키우는 한인 엄마를 만났고, 김 목사의 집에서 열리던 초기 ‘더 테이블’ 모임에 초대받았다.

“외롭고 한식도 그리웠어요. 아기를 키우면서 제대로 챙겨 먹지도 못하던 때였거든요. 그곳에서 정말 귀한 대접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만남을 계기로 김 씨는 모닥불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고, 처음으로 기독교 신앙을 접하게 됐다. 하지만 모닥불교회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은 김 씨와 같은 새 신자들만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온 사람들도 이 작은 공동체를 통해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한다.

모태신앙인 강채영 씨는 ‘더 테이블’ 초기부터 음식을 나르고 손님들을 섬겼다. 그는 이 작은 공동체에서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을 직접 만나며, 섬기는 경험이 자신의 사역에 관한 생각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큰 교회에서 섬길 때는 내가 섬기는 한 사람 한 사람을 깊이 보지 못할 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여기서는 한 명 한 명이 너무 특별하고 새롭고 소중하니까, ‘아, 내가 이 한 사람을 위해서 섬기는구나’라는 걸 느끼게 됐어요.”

이제 ‘더 테이블’의 사역은 손님과의 만남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로도 이어지고 있다.

‘더 테이블’은 수익의 일부를 다시 지역사회에 돌려주고 있다. 김 목사에 따르면, 매월 마지막 영업 주간의 순수익 전액을 지역 비영리단체나 지역사회 기관에 기부하고 있다.

음식과 목회의 만남은 김 목사의 오래전 소명 이야기와도 연결돼 있다.

한국에서 신학을 공부하던 시절, 김 목사는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명하신 “내 양을 먹이라”라는 말씀을 붙들고 자신의 소명을 고민했다.

한때 그는 이 말씀을 거의 문자 그대로 받아들였다.

신학교를 잠시 휴학한 김 목사는 요리를 배우기 시작해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어머니와 함께 음식 관련 사업을 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신학 공부로 돌아와 감리교신학대학교를 마치고, 2022년 세인트폴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김 목사는 요한복음 21장에서 부활한 예수가 다시 고기잡이로 돌아간 제자들을 찾아가 숯불을 피우고 아침 식사를 준비해 함께 나누는 장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디베리아 호숫가에서 예수님이 보여주신 그 초대와 사랑이 이 교회를 통해 재현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부활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음식을 대접한 그 장면은 ‘모닥불교회’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기도 했다.

모닥불 연합감리교회는 한식당 ‘더 테이블(The Table Korean Cuisine)’을 통해 음식과 환대로 교회 담장 너머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모닥불 연합감리교회 담임이자 ‘더 테이블’의 셰프인 김창현 목사(뒷줄 오른쪽)가 식당 직원 및 교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김응선(Thomas E. Kim)목사, 연합감리교뉴스.모닥불 연합감리교회는 한식당 ‘더 테이블(The Table Korean Cuisine)’을 통해 음식과 환대로 교회 담장 너머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모닥불 연합감리교회 담임이자 ‘더 테이블’의 셰프인 김창현 목사(뒷줄 오른쪽)가 식당 직원 및 교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김응선(Thomas E. Kim)목사, 연합감리교뉴스.

모닥불교회는 연회의 도움으로 그레이스 연합감리교회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레이스교회 담임 배리 던다스(Barry Dundas) 목사는 처음에는 김 목사에게 사무실이 필요한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제가 ‘사무실 공간이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라고 했더니, 김 목사는 ‘사무실은 필요 없습니다. 집에서도 사무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들과 만날 장소가 필요합니다.’라고 하더군요.”

던다스 목사는 김 목사와 함께 교회 건물을 둘러본 뒤, 예배와 모임, 사역에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내주었다. 처음에는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두 교회는 사역의 동역자가 됐다.

“모닥불 연합감리교회는 우리 교회의 세입자가 아니라 사역 파트너입니다.”

던다스 목사는 모닥불교회와의 동역과 동행을 통해 그레이스교회가 추구하는 “모두를 환영합니다(All are welcome)”라는 가치의 의미도 더욱 깊어졌다고 말했다.

“‘모두를 환영한다’라는 말은 단순히 ‘우리가 하는 일에 와서 함께한다면 누구나 환영한다’라는 뜻만은 아닙니다.”

던다스 목사는 서로 다른 두 공동체가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같은 공간을 사용하고 함께 사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모닥불교회가 그레이스교회만으로는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교회의 경계를 넘어 사람들과 연결되려는 모닥불교회의 비전은 주일예배로 이어졌다.

김 목사는 여름 동안 이어진 성령의 열매 설교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사랑과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는 단지 개인의 영적 성숙을 보여주는 덕목이 아니라고 설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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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의 열매는 특히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성령의 열매는 나를 그저 착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담을 허무는 사람으로 만드는 겁니다.”

이어 김 목사는 초대교회에서 유대인과 이방인이 한 식탁에 앉았다가 다시 갈라졌던 갈등을 언급하며, 복음은 문화와 사회적 차이로 갈라진 관계를 회복하도록 그리스도인들을 부른다고 말했다.

이 메시지는 모닥불교회의 리더 가운데 한 사람인 오순종 씨에게도 깊은 의미가 있다.

타주에서 직장을 따라 캔자스시티로 이주한 뒤 그레이스교회에 먼저 출석하던 오 씨는 교회 건물에서 한국어 간판을 발견하고 모닥불 연합감리교회 예배에 참석하게 됐다.

처음에는 작은 교회 규모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는 계속 모닥불교회에 남았다.

“모두를 환영하고 품어주는 한인교회가 있다는 게 저에게는 굉장히 큰 위로가 됐습니다.”

노스이스트캔자스 지방(Northeast Kansas District) 감리사 조현진 목사는 모닥불교회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창의적인 방법을 찾는 다른 교회들에도 새로운 영감과 아이디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닥불교회에서 가장 연장자에 속하고, 오랫동안 전통적인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해온 우경수 씨에게도 이 교회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습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에게 변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항상 제일 중요한 것은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교인들에게 모닥불교회를 한 문장으로 표현해 달라고 하자, 각자의 신앙 여정만큼이나 다양한 답이 돌아왔다.

강채영 씨는 “나의 신앙을 다시 불붙게 해준 공동체”라고 했고, 김혜영 씨는 “하나님을 제대로 알게 해준 가족”이라고 말했다. 김선영 씨에게 모닥불교회는 “하나님을 알게 해주고 하나님을 만나게 해준 곳”이다.

김동희 씨의 대답은 더 간결했다.

“저에게 모닥불 연합감리교회는 모두에게 열려 있는 식탁입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인 김응선(Thomas E. Kim)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484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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