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안성용 목사는 2018년 하반기에 인디애나주 블루밍턴 한인연합감리교회의 7대 담임 목사로 파송 받아 섬기고 있다. 안 목사는 서울신학대학교에서 M.Div. 를 했고, 기독교대한성결교회에서 안수를 받았다. 이 글은 그의 학원/이민 목회에 관한 글이다.
블루밍턴 한인연합감리교회는 인디애나 주립대학교가 있는 블루밍턴 지역에 약 39년 전 개척되어 “복음의 능력과 성령의 역사로 사람을 세우는 생명의 공동체”라는 사명을 가지고 지역 공동체를 섬기고 있으며, 대학의 학사 기간에는 어린이부터 장년까지 평균 120~130명이 모여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다.
사람들이 갑자기 떠나고, 갑자기 오는 교회
저는 2011년 미국 유학 생활을 시작하여, 블루밍턴에 오기 전까지 보스턴과 켄터키에 있는 두 이민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2018년에 인디애나 연회에 속한 블루밍턴 교회로 파송을 받아 처음 목회를 시작했는데, 이 교회는 이전에 신앙생활을 했던 두 교회와는 무척 달랐습니다. 그중 가장 신기하게 느꼈던 점은 사람들이 매주 떠난다는 사실입니다.
이전 교회들은 교인들의 이동이 없다시피 했는데, 블루밍턴 교회는 제가 부임하자마자 매주 여러 교인이 교회를 떠났습니다. 당연히 교회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사람들은 이미 많이 떠났고, 장년들도 별로 없었으며, 자연스럽게 주일학교의 유스그룹은 아주 적었습니다.
“이렇게 교인들이 다 떠나면, 곧 교회가 없어지겠다!”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교회의 한 집사님이 이런 저의 마음을 아셨는지, “지금은 이렇게 사람들이 떠나도 8월에는 갑자기 많이 옵니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어, 2018년 가을부터 시작하여 2019년 봄까지 전도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열매가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도를 위해 애쓰던 그 시기는 사람들이 “올 때”가 아니었습니다.
긴 기다림 끝에 장년 유학생과 방문 교수가 오는 시기인 2019년 7월 말에 주일학교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했습니다.
여름학기 수업을 듣던 청년들의 헌신에 힘입어, 블루밍턴에 새로 정착한 장년층의 아이들이 3일간 여름성경학교에 참석했습니다. 그후 아이들의 전도로 부모님들이 교회에 출석하게 되었고,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다른 부모님들을 우리 교회로 인도했습니다.
그 결과 2019년 가을 학기에 장년 열 가정이 교회에 등록했습니다. 그렇게 노력할 때는 전혀 안 되던 전도가, 블루밍턴에 사람이 “올 때” 진행했던 여름성경학교를 매개로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또한 교회 집사님의 말씀처럼 정말 8월이 되자 학생들이 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9월 초까지 학생들이 밀려왔습니다.
교회에 사람들이 밀물과 썰물처럼 명확한 리듬을 가지고 오고 간다는 것이 저에게는 참 신기한 경험이었고, 이와 같은 교회의 생리를 아는 것이 교회의 사명인 전도를 위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블루밍턴은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이 정확히 적용되는 도시입니다.
익숙해지지 않는 헤어짐
지금까지 블루밍턴에서 사역하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사람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교회는 교인들이 7~9월에 오고, 5~6월이 되면 떠나는 리듬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를 떠나지 않는 이민자 장년이 26명 있지만, 100명 정도의 청년 장년은 일정 기간 블루밍턴에서 생활하다 결국 떠나게 됩니다.
사실 전 아직도 사람들이 떠나는 것에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니 앞으로도 적응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2020년에는 제가 지난 2년 동안 마음을 많이 줬던 청년들이 블루밍턴을 떠납니다. 이 청년들은 그동안 청년부 회장단, 소그룹 리더, 찬양팀 등으로 교회에서 수고를 참 많이 해주었습니다. 한 주에 3일 이상 말씀과 예배 그리고 개인적으로 교제하던 청년들을 떠나보내야 하고,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제 마음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속상할 줄 알았으면, 마음은 주지 않고 같이 사역만 할 걸 그랬습니다. 서운한데, 잡을 수도 없고, 잡아서도 안 되니, 떠나보내야겠지요. 그렇게 이 헤어짐은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질 것 같지 않습니다.
코로나 사태 가운데 사역하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인디애나주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인디애나 연회는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변경하고, 10명 이상 모이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저는 어떻게 교회 사역을 연속성 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결국 모든 사역을 온라인으로 하기로 결심하고 다음과 같이 실천했습니다.
1. 주일 예배를 금요일에 미리 녹화하여 유튜브에 올리고, 주일 11시에 각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드리기
2. 새벽기도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담임 목사인 제가 유튜버가 되어, 요한일서 설교를 7~8분 정도 녹화해서 올리고, 장년과 청년 카톡방에 링크 공유하기
3. 제가 주관하는 장년 속 모임을 줌(Zoom)으로 진행하기
4. 화요 청년 리더 성경 공부를 줌으로 계속 진행하기
5. 청년들 중심의 속회를 금요일 저녁에 줌으로 진행하고, 주일 설교를 적용한 질문 중심으로 나누기
6. 청년 속 리더와 속 회원이 1:1로 진행하던 양육을 계속 줌으로 진행하기
온라인이라는 특이성 때문에 더 많은 준비를 하지만, 전달이 잘 안 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모든 사역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다 보니, 현장에서 사역하는 것보다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그뿐만 아니라 제가 유튜버가 되어 진행하는 요한일서 강해는 준비와 설교에 걸리는 시간에 비해 보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계속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하지만 효율성보다 중요한 게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 십자가를 마다하시지 않으셨던 예수님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저는 코로나 사태가 끝나기 전까지 이 비효율적인 사역이나마 열심히 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부족한 사역을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말씀을 깨닫고, 하나님께 나아가게 되어 생명을 얻는다면, 해야죠!
복음에 의지하여
또 하나 고백할 게 있습니다.
가끔 저는 스스로 주일설교를 망쳤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성도님들 얼굴도 보기 싫고 도망가고만 싶어집니다. 또한 자책도 얼마나 많이 하는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다시 복음을 기억합니다.
저의 가치가 제가 설교를 얼마나 잘하는가, 사람들이 얼마나 저를 좋아해 주는가에 있지 않고, 저의 공로, 성취, 실력이 아닌 그리스도에게 있음을 상기합니다.
저의 의가 저의 가치가 아닌, 하나님의 의가 바로 저의 가치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여전히 저는 복음을 잘 모를 뿐 아니라, 복음이 얼마나 저를 영화롭게 만들었는지도 종종 잊고 삽니다. 아니 여전히 그리스도 없이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며, 저 자신을 치장하고 싶어 합니다. 앞으로도 설교를 더 망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저 자신을 의지하지 않고 복음에 의지하여 그리스도만 영화롭게 하는 사역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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