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의의 감독들은 워싱턴 DC에 소재한 웨슬리 신학대학원과 메릴랜드주 엘리코트시티에 소재한 베다니 한인연합감리교회를 오가며, 워싱턴DC 리더십 정상회의(Washington DC Leadership Summit for the Korean Methodist Bishops)의 이틀째 일정을 소화했다.
웨슬리 신학대학원에서 열린 오전 모임은 캐롤라이나 미연방 하원의원인 데이빗 프라이스(David Price)와의 대화 시간으로, 줌을 통해 화상으로 진행되었다.
특별히 이 시간을 위해, 미국의 베테랑 정치 전략가이자 40년간의 화려한 정치 경력을 가진 마이크 맥커리(Mike McCurry)와 웨슬리 신학대학원의 총장인 데이빗 윌슨 박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한 후, 조지타운 대학원과 웨슬리 신학대학에서 각각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변호사로 활동하던 맥커리의 정치 경력은 미 상원에서 시작되었다. 2명의 상원의원의 대변인을 역임했던 그는 미 국무부의 대변인으로 임명되었고, 그 후 실력을 인정받아 1995년도부터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백악관 대변인으로 3년간 재직했다. 현재 그는 공공전략워싱턴(Public Strategies Washington)의 변호사로 일하며, 비영리 단체에 소통 전략과 운영에 관한 도움을 주고 있다.
멕커리와 윌슨 총장은 이날 데이빗 프라이스 미 하원의원과의 대화에 중재자(Mediator) 역할을 담당했다.
주 강사인 데이빗 프라이스는 현재 노스캐롤라이나 4지구 연방하원의원이다. 듀크 대학교에서 정치학과 공공정책을 가르치다 1987년 연방하원으로 선출되어, 미 하원 세출위원회와 다양한 소위원회를 섬기며 인정받는 외교정책 리더로 활동했던 그는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대담을 이어가던 프라이스 의원은 자신의 신앙 여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약간 보수적이면서 개인적인 신앙에 중점을 둔 제자교회(Christian Church: Disciples of Christ)에서 자랐다. 하지만 60년대를 지나면서 나는 개인과 개인 사이를 돈독하게 해주는 신앙에서 인종차별과 인권 문제 등을 다룬 사회로 그 지경을 넓히게 되었다."
그는 또한 그 시기를 “신앙을 뛰어넘어 정의와 선을 함께 이루어나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인권 운동에 성경이 인용되고, 건국 이념이 다시 회자되며, 억눌린 자를 위한 정의가 실현되고, 이방인을 환영하며, 낮은 자를 섬기고, 포용하며, 평화 유지를 통해 정의를 구현해가는 과정을 보았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작금의 미국이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인간의 존엄성을 생각하고 존중하며,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우리 신앙은 인간 본성에 대해 정직하고 현실적인 이해를 통해, 권력 남용과 오용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링컨 대통령은 우리가 정의와 의를 추구함과 동시에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야 하는 존재임을 잊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라고 프라이스 의원은 신앙의 역할이 우리를 겸손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자유와 인간 존엄성의 중요성과 더불어 안정균 감독(충북 연회)이 질문한 환경과 기후 문제에 관한 프라이스 의원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윌슨 총장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이슈라고 공감을 표현했다.
이어 감독들은 마이크 맥커리와의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
자신의 신앙과 정치인으로 사는 삶의 균형에 관한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클린턴 대통령과 일하는 것은 신나기도 했지만 짜증 나는 일이었다. (웃음) 대변인이라는 역할은 스트레스와 압박이 큰 만큼 성취감이나 만족감이 컸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나는 가족들과 주일 아침에 교회에 갈 수 있도록 일과 신앙을 구분했다. 다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현직에 있으면서 나의 신앙을 강요해서도 안 되고, 정치와 신앙이 분리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나의 신앙을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간증하지 못했던 점이다.”
그는 여러 지도자를 만난 경험을 토대로 리더십을 주제로 한 모임의 교회 지도자들에게 조언할 것이 있냐는 질문에 5C를 권면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5C는 Credibility(신뢰), Candor(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정직), Clarity(명쾌함), Compassion(동의하지는 않아도 공감하는 능력), Commitment (사명감이 있는 성실함)로 많은 감독이 이 권면에 공감하며, 감사를 표했다.
같은 날 오후 일정은 메릴랜드주 엘리코트시티에 소재한 베다니 한인연합감리교회(담임 박대성 목사)에서 진행되었던 메릴랜드주 역사상 첫 아시아계 미국인 퍼스트 레이디인 유미 호건(한국 이름: 박유미) 여사의 간증 시간이었다. 이 자리에서 유미 호건 여사는 자신의 삶과 신앙의 여정을 진솔하게 간증해 감독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그 내용은 이렇다.
전남 나주의 8남매 가정에서 태어난 호건 여사는 미국에 이민 와 이혼을 경험했다.
홀로 자녀들을 키우기 위해 두세 군데의 직장을 동시에 다니는 어려운 순간에도, 아이들이 잘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건강은 신경도 못 쓰고, 아파도 누울 시간도 없이 일했지만, 열심히 살다 보니 기쁜 마음도 주셨다고 그녀는 말했다.
물론 돈이 없어 군대에 입대한 자녀도 있고, 융자를 여전히 갚고 있는 자녀도 있지만, 아이들이 잘 성장해준 것이 자신은 그저 고맙기만 하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혼자 20년을 자녀들을 양육하고 기도하며 살아오다 지금의 남편을 만났는데, 자신이 아이가 셋이나 있다고 말했는데도 좋다고 해서 결혼하게 되었다고 호건 여사는 웃음 지으며 말했다.
그 남편이 민주당 텃밭인 메릴랜드에 공화당으로 출마했던 때, 그녀는 주님께 남편을 당선시켜주시면 내가 에스더가 되어 주님과 미국과 나의 조국에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는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이 주지사에 취임한 후 5개월 만에 혈액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고 낙심했던 그녀는 6개월 동안 매일 병원으로 출퇴근하며, 어디서도 맘 놓고 울 수가 없어 목욕탕에서 울었다고 한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호건 주시사의 삶을 회복시켜 주셨고, 그로 인해 그녀에게 하나님은 항상 약속하셨던 것을 잊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삶으로 깨닫게 하셨으며, 더욱더 에스더와 같이 민족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사역을 하기로 다짐하게 만드셨다고 그녀는 말했다.
간증이 끝난 후, 신경림 웨슬리 신학대학원 부총장은 “호건 여사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으며, 그녀의 삶에 얼마나 많은 두려움이 있었을지 생각하면,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감동적인 간증이었다. 삶의 이야기를 통해, 호건 여사가 교회를 많이 배려하는 이유가 믿음에 배경이 있었기 때문임을 알게 되었고, 선한 영향력이 되어 주신 것을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신앙의 뿌리가 다양한 정책을 세우는데 밑거름이 되고, 하나님의 뜻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깨끗한 정치로 이어지도록 앞장서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덕담을 전했다.
호건 여사와의 질의응답을 마친 후 정연수 감독(중부 연회)은 유미 호건 여사를 위해, 감독들과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했고, 다 함께 호건 여사와 그의 남편인 호건 주지사가 크게 쓰임 받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그들의 선한 사역과 소명을 축복했다.
모임을 마친 후, 정연수 감독은 “에스더처럼 이때를 위함이 아닌가 하는 감동이 있었다. 한인들의 작은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더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더 큰 사명을 감당하게 되면 그 또한 귀한 일이 아니겠는가. 에스터처럼 쓰임 받기를 원하고 확신도 있는 호건 여사를 하나님이 쓰시기를 축복해주고 싶은 마음에 기도를 제안하고 인도했다.”라고 기도를 제안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감독들은 멜리사 로저스(Melissa Rogers) 백악관 종교사회협력 담당 보좌관(Chief Director of Office of Faith-Based Neighborhood Partnerships)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로저스는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의 종교사회협력 담당 보좌관으로 임명되었고, 2011년에는 힐러리 클린트(Hillary Clinton) 국무장관의 종교와 외교 정책 그룹의 일원으로 일하다, 현재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종교사회협력 담당 보좌관(Chief Director of Office of Faith-Based Neighborhood Partnerships)으로 섬기고 있다.
로저스는 바이든 행정부를 대신해 기독교대한감리교 감독회의 소속 감독들에게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종교를 존중한다. 항상 지역사회와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하여 그들의 의견을 듣는다. 그들의 역할은 우리 사회에서 참으로 지대하다. 백신 접종에 있어서도 사람들은 의사보다 목사에게 먼저 상의하기 때문에, 여러 종교 지도자들의 협력과 도움이 없었다면, 종교 기관들이 예배를 평안하게 드리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신앙과 공동체의 필요에 응답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다. 지역 사회의 일치를 위해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비롯해 지역사회의 필요를 제공하고, 종교 간 협력과 다양성을 존중하며, 서로 협력하도록 돕는 것이 바로 우리의 사역이다.”
로저스는 신앙과 업무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느냐는 질문에, “사실 나의 일정은 매우 바쁘고, 스트레스로 가득하다. 그때마다 나는 무엇이 우선이고, 어떻게 시간을 배정해야 하는지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기도한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신앙에 대해 말해 달라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신실한 가톨릭 신자다. 그는 꾸준히 그리고 조용히 매주 교회에 참석해 예배를 드린다. 그는 자신이 겪은 많은 어려움을 신앙으로 이겨낸 분이다. 그는 자신의 신앙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신앙도 존중하며, 겸손한 신앙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이 나라와 세계와 관계를 맺고 있다.”
기감 감독회의의 감독들은 11일 수요일 오전에는 워싱턴 국립대성당(National Cathedral)의 대사제인 루돌프 “랜디” 홀러리스(Dean Randolph “Randy” Hollerith)와 주임 사제인 잰 코프(Rev. Canon Jan Cope)와 면담하고, 오후에는 알링톤 국립묘지 무명 용사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한 후, 한국과 미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워싱턴 정가의 여러 인사들을 만나 한국 교회의 관심사를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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