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차 세계감리교대회(World Methodist Conference, 회장 박종천 박사, 기독교대한감리회)가 2024년 8월 14일 스웨덴 예테보리(Gothenburg)에 소재한 고티아타워(Gothia Tower)에서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On The Move”라는 주제로 열렸다.
세계감리교대회는 세계감리교협의회가 조직하고 진행하는 전 세계 감리교인들이 축하하는 장이다. 미국 연합감리교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전 세계 회원 교회에서 선출된 250~528명의 대의원이 참석하는 이 모임은 2001년 이후 평균 400명이 참석하고 있다.
세계감리교협의회는 138개국 8,000만 명 이상의 교인을 대표하는 80개 감리교 교단과 웨슬리 사상과 감리교 전통을 가진 교단들이 연합한 협력체다.
스웨덴에서 열리는 이번 세계감리교대회는 1961년 노르웨이 오슬로 대회 이후 63년 만에 북유럽에서 열리는 행사로 스웨덴연합교회(Uniting Church in Sweden, Equmeniakyrkan)가 초청 교단이다. 스웨덴연합교회는 2011년 스웨덴 감리교회와 침례교회 그리고 언약교회가 통합하여 형성된 교단으로 600 교회에 6만 등록 교인이 있다.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세계감리교대회는 ‘On The Move’라는 대주제와 ‘이주(Migration)’, ‘순례(Pilgrimage)’, ‘이끄는 빛(Guiding Lights)’이라는 3가지 소주제 아래, 교회와 교인들의 바른 섬김과 사역, 미래 리더십 등을 모색하는 각종 회의와 세미나 및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이 펼쳐질 예정이다.
대회 첫날 아침, 세계감리교협의회는 한반도 결의안(Resolution on the Korean Peninsula)을 채택했는데, 이는 세계감리교협의회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역 중 하나인 정의·평화·화해 사역의 일환이다.
세계감리교협의회는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정치적 문제에 귀 기울이며 인류 화해를 지원하고, 공동체와 세계 평화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연합감리교회와 더불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라운드테이블을 주도하고,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순례뿐만 아니라 갈등과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성명을 발표한 것이 좋은 예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감리교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정신을 통해, 모든 인권을 존중하고 정의를 옹호하며, 박해받는 기독교 소수자와 불의, 결핍, 폭정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연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이날 통과된 한반도 결의안에는 3가지 실천 사항이 포함되었다.
- 세계감리교협의회 회원 교회와 기관은 한반도 평화, 통일, 그리고 협력을 위해 1953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한국 교회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평화 협정은 한반도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비핵화와 남북한 모두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핵심이 될 것이다.
- 매년 8월 15일 직전 주일을 “한반도평화통일을위한기도주일"로 지키고, 한국 교회와 함께 기도한다.
-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평화적 통일을 추구하며,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신뢰 구축 조치를 통해 이러한 노력을 지원할 것을 촉구한다.
14일 저녁 7시 북구 유럽의 오로라를 형상화한 조명 아래, 세계감리교대회가 시작되었다. 세계감리교협의회 총무인 아이반 아브라함스 감독의 개회 선언에 이어, 전 세계에서 참석한 각 나라 대표가 소개되었고, 찬양팀들의 찬양으로 북구 유럽 스웨덴의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었다. 특히 한국 광림감리교회(담임 김정석 감독) 7인 중창단이 찬양을 마치자,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환호했다.
미국 마이애미 제일 연합감리교회의 담임인 오드리 워런(Audrey Warren) 목사는 “움직이라고 지음 받은 우리들(Made to Move)”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면서 대회 주제인 “On the Move”에 관한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는 움직이도록 창조되었습니다. 성경의 처음부터 모든 것이 움직였습니다. 첫 번째 책인 창세기에서도 큰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났고, 노아는 많은 사람들을 방주로 옮겼습니다. 바벨탑에서는 사람들이 흩어졌으며, 아브라함은 새로운 땅으로 보내졌습니다. 야곱은 다른 부족의 여인과 결혼하기 위해 새로운 땅으로 이동했고, 요셉은 노예로 팔렸습니다. 두 번째 책인 출애굽기에서도 움직임의 주제는 계속됩니다.”
이어 워런 목사는 지구라는 공간도 계속 움직이고, 우리가 사는 세상의 환경도 변하고 있다며, 우리의 도덕적 나침반은 우리의 움직임에 달려 있으니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움직이자고, 복음 운동(Gospel Movement)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세상이 빠르게 움직이는 동안, 교회는 느리게 움직이거나 아예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교회 없이 사람들이 덜 관대하고 덜 환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교회는 움직여야 합니다. 우리의 도덕적 나침반은 우리의 움직임에 달려 있습니다.”
또 워런 목사는 복음 운동에는 메시지가 필요한 것이 아니며, 훌륭한 설교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며, 프레데릭 뷰크너를 인용하여, 기독교인으로서 우리의 소명은 "우리의 깊은 기쁨과 세상의 깊은 굶주림이 만나는 곳"에 있다고 말하고, 복음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 질문을 하라고 하십니다. 우리 이웃의 깊은 굶주림은 무엇입니까? 우리의 깊은 기쁨은 무엇입니까? 무엇이 우리를 기쁘게 합니까? 이러한 것들은 어디에서 만납니까? 그곳이 바로 복음 운동이 일어나는 지점입니다!”
워런 목사는 복음 운동이 소외되고, 버림받고, 외면당한 약자를 향해 구체적인 움직임(Move)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설교를 마무리했다.
“복음 운동은 나병환자를 만지는 것입니다. 복음 운동은 병자를 치유하는 것입니다. 복음 운동은 이민자를 집에 초대하는 것입니다. 복음 운동은 아이들이 벽에 낙서를 할지도 모르는 방과 후 프로그램을 교회에 여는 것입니다. 복음 운동은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복음 운동은 장막 아래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움직이기 위해 창조되었습니다. 세상은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움직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파란불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움직일 때 모든 것이 새롭게 되며,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2016년 21차 세계감리교대회에서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회장으로 선출되어 이번 대회로 임기를 마치는 박종천 박사는 연합감리교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열린 개회 예배 메시지가 전 세계 감리교회를 향한 것이지만 특히 유럽 교회를 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의 주제인 ‘On the Move’처럼, 성경의 역사는 아담으로부터 시작해 아브라함과 요셉과 출애굽과 바벨론 포로 이후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바울에 이르기까지 이동하고 움직이며, 순례하고 하나님과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 방향을 향해 개혁하고 회개하며 결단하고 갱신해야 합니다. 특히 서구 교회가 침체와 세속화에서 벗어나 영적 부흥을 이루지 못하면, 죽은 교회가 될 것입니다. 오늘 예배는 그 핵심을 찔러준 것입니다. 소리치고, 찬양하며 춤추는 영적 에너지를 느끼고 살아나라고 외친 것입니다.”
박 교수는 개회 예배가 전세계 감리교인들의 간절하고 애절한 열망이 잘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시여 우리의 빛이 되소서. 나의 마음속에 빛나시고, 이 어둠을 뚫고 빛나주시며, 여기 모인 교회를 비춰주셔서 우리로 하여금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생명의 빛이 되신 주님께서 친히 우리를 인도하소서.”
김응선(Thomas E. Kim) 목사는 연합감리교뉴스의 한국/아시아 뉴스 디렉터입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