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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공동체와 <결별을 통한 화해와 은혜의 의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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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일 총감독회는 전 세계 연합감리교회의 다양한 그룹들의 구성원으로 조직된 비공식 단체인 중재 팀이 <결별을 통한 화해와 은혜의 의정서(The Protocol of Reconciliation & Grace Through Separation) (이하 의정서)>를 공동의 합의를 통해 작성하고 전원 서명했다고 발표하며, 전문을 공개했다.

이 <의정서> 작성에 참여하고 서명한 그룹들은 차세대연합감리교회, 주류연합감리교회, 고백운동, 굿뉴스, 종교및민주주의연구소, 웨슬리언약협회, 행동을위한감리교연맹, 화해사역네트워크, 연합감리교성소수목회자코커스 등이며, 그 외에도 미국의 감독들과 유럽, 아프리카, 필리핀 등의 해외지역 감독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성정체성 이슈의 당사자라 할 수 있고, 가장 강력한 목소리를 내었던 <전진하는연합감리교(UMForward)> 그룹은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인 교회가 관심을 보이는 <의정서> 내용

발표된 <의정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간 총회의 다수를 차지했던 전통주의 그룹이 연합감리교회를 떠나 감리교단 내 새로운 교단을 형성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동시에, “연합감리교회는 전통주의 감리교단이 법적으로 구성을 완료하면 그 교단에 총 2,500만 달러를 4년에 걸쳐 지불한다.”에 합의했고, 잠재적 새로운 교단(전통주의자를 제외한 다른 감리교단이 시작할 경우)을 위해 $200만 불을 공탁하기로 했다.

이 문서에 서명한 사람들은 연합감리교회의 인종차별과 폭력의 역사를 인정하고, 향후 8년에 걸쳐 $3,900만 불을 소수민족/인종 및 아프리카대학교 사역을 위해 배당하기로 했다. 또한 연합감리교회를 떠나는 교회도 주어진 조건에 합당하면, 이 자금과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많은 교회가 관심을 보였던 교회의 재산과 자산 및 부채에 관해서는 “새로운 감리교단에 속하게 되는 개체 교회는 그 자산과 부채를 유지한다. 교단 분리 시점에 개체 교회가 속한 연회는 신탁 조항을 행사하지 않고, 개체 교회를 모든 신탁 조항에서 면제시켜야 한다.”(<의정서> 제 4조 a.)라고 합의함으로써 개체 교회들이 재산과 자산과 부채를 지닌 채 교단을 떠날 수 있는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하지만 “개체 교회는 교단에서 분리되는 날까지는 교단에 대한 모든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제 4조 a. i.)라고 개체 교회의 책무와 부채에 대해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이는 개체 교회는 교단을 떠날 때까지 성실하게 선교분담금(apportionment)과 목회자 연금 및 보험의 책임을 다하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연회로부터 융자를 받은 개체 교회가 지닌 의무도 다음과 같이 분명히 했다.

“개체 교회는 연회로부터 대출받은 부채 금액의 전부를 분리되는 시점에 갚아야 할 의무가 없으며, 기존의 대출 조건에 따라 상환하면 된다.”(제 4조 a. i.)

연합감리교회와 연관된 교회와 기관을 섬기는 목회자와 평신도를 위한 연합감리교회의 현재 연금 플랜은 이 <의정서>에 따라 어느 감리교단에 속하게 되더라도 현 상태 그대로 유지된다.

“연합감리교회와 연관된 교회와 기관을 섬기는 목회자와 평신도를 위한 연합감리교회의 연금 플랜은 어느 감리교단에 속하게 되더라도 그대로 유지된다.”(제 4조 c. iv.)

그리고 향후의 연금 플랜은 각 교단에 의해 정해지며, 연금 플랜의 책임은 소속하게 되는 감리교단의 각 연회로 이전된다.(Protocol FAQ 참조)  

이 문서를 작성한 사람들은 이 제안을 실행하기 위한 법안을 만드는데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또 <의정서>의 일부가 교단의 최고 법정인 사법위원회나 민사 법원에 의해 불법으로 판결이 나면, 의정서 전체가 무효화 된다.

 

한인 공동체의 다양한 입장

<분열을 통한 화해와 은혜의 의정서>라는 폭탄과 같은 합의서가 발표되고, <의정서> 작성자들의 실시간 토론회가 끝나면서, 하늘을 뒤덮었던 먼지가 가라앉아 시야가 트이듯이 한인 공동체의 다양한 입장도 점차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전통주의적 입장을 지지하는 보수적인 목회자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교단 내 보수 그룹의 연합체인 웨슬리언약협회의 운영위원회 중 유일한 한인인 김태준 목사(살렘 한인연합감리교회, 일리노이)는 “이 <의정서>가 나오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그 정신에 따라 법이 제정되고 은혜로운 결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며, 이를 통해 교단의 분쟁을 종식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또 교회 재산과 자산을 가지고 교단을 떠나고, 연금 플랜도 유지할 수 있다는 내용은 많은 한인 교회들로 하여금 재정적인 부담을 덜게 했다.”(제 4조 1.a.i. 참조)며 실질적 법안의 작성과 이행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웨슬리언약협회와 공조하고 있는 한인교회총회 회장인 이철구 목사(남부플로리다 한인연합감리교회)도 “지난 특별총회 결정 후, 미국 내 많은 교회가 불복종하는 모습을 보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번 <의정서>는 좋은 합의라고 생각한다.”라고 <의정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펜실베이니아 연회의 총회 대의원에 선출된 타인종 목회자, 한덕희 목사는 “나는 우리 연회에서 제일 먼저 우호적 결별을 주장했던 사람이다. 양 진영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막다른 길에 다다른 상황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합의안을 만들어냈다는 데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안은 교회의 선교와 생명을 위해 전통주의자들이 대폭 양보한 안이며,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본다. 이 <의정서>로 숨통이 트였다고 생각한다.”라고 교단의 절박한 현실이 이 합의안을 만들게 한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정서> 작성자들의 구성과 합의서 내용에 인종적 감수성이 결여되었다는 염려를 한 사람도 있었다.

이성호 목사(콘고드 연합감리교회, 캘리포니아)는 “솔로몬 왕의 이야기를 보면, 성경 속의 두 여인 중 한 여인이 아이를 포기하면서 아이가 살았지만, 이번 <의정서>는 서로 아이를 차지하려다 아이를 죽이게 된 꼴이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이 합의안 작성자들이 의도적이지는 않았겠지만, 인종적 감수성이 결여된 백인 중심의 사고를 반영한 합의를 했다.”라고 <의정서>를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여성목회자 전국연합회 회장인 김소영 목사(벤슨빌제일 연합감리교회, 일리노이)는 “이 <의정서>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 안건이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우선 총회에 제출될 안건을 기다리고, 더 나아가 총회 대의원들의 결정을 기다린 다음 반응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모들은 이혼하면 그것이 끝일지 몰라도 아이들은 상처를 받는다. 교회는 교단의 아이와 같은 존재다. 교단이 이혼하면 교회와 교인들이 상처를 받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주기 바란다.”라면서 교단의 분열이 현실화된 상황을 가슴 아파했다.

김 목사는 이 <의정서>를 작성한 중재 팀의 구성원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서글픈 것은 중재 팀의 면면을 보니, 미국 내 아시아인들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16명 중 11명이 남성이며 대부분 백인 남성이다. 교단의 미래가 성정체성에만 있는 것이 아닌데, 다양성을 찾을 수 없다.”

중도적 입장의 한인 공동체 입장 또한 다양했다.

이민 2세 평신도로 우리 교단의 한인 2-3세 그룹인 NEXUS 회장인 제임스 강(James Kang)은  “우리 넥서스는 2020 총회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한 사역, 한 몸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라고 전제하고 아래와 같이 말했다.

“넥서스의 목표는 지난 수십 년간 한 번도 이루지 못한 한 마음(one mind)을 이루는 것이 아닌, 한 가족(one family)·한 민족(one people)을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넥서스는 최근의 <의정서>를 비롯한 어떤 안건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우리는 항상 우리의 다양성을 확인할 것이며,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잠언 27:17) 서로 제자의 도를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 우리 넥서스는 한 몸을 유지할 것을 약속한다.” 

뉴욕후러싱제일교회 담임인 김정호 목사는 “이번 <의정서>는 교회가 서로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다. 우리는 스스로를 진보 또는 보수라고 부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95%는 똑같다. 특히 한인교회는 99%가 똑같다. 그래서 미감리교와 남감리교가 분열되었다가 다시 통합했던 것보다 더 빨리 재결합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는 서로 잘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건강하게 서로 다시 만나야 한다. 서로 손가락질하지 말고, 미워하지 말고, 바울과 바나바처럼 존중하면서 헤어지고, 다시 만날 준비를 하자.”라며 희망과 기대를 나타냈다.  

대뉴저지연회 총회 대의원인 제니퍼 조 목사는 “이 <의정서>를 보고 놀랐다. 개인적으로는 내용에 대해 달콤씁슬(bitter sweet)하지만, 이 제안을 지지하겠다.”라고 말하며, “내용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성정체성 문제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보다는 서로를 존중하며, 연합감리교회의 미래를 위해 내린 희망적인 합의라고 본다. 부정적이고 남을 악마화하고(demonizing), 상처를 주는 모습에서 벗어나, 서로를 보호하고 인정하며 헤어지자는 것이다.”라고 <의정서>를 평가했다.

조 목사는 자신은 한인 교회를 섬기지 않지만, 한인 교회에서 자랐다며, “한인 교회가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특히 교인들의 입장이 강경하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라고 한인 교회의 현실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연합감리교회는 한인 교회와 목회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인 교인들처럼 열심을 가지고 교회를 성장시키는 그룹은 없다. 앞으로 한인 교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교단과 그들이 속한 커뮤니티에 참여하여 지도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또 한인 목회자들처럼 성실하고 열심으로 헌신하며 열매를 맺는 목회자들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 하나님께서 한인 교회와 한인 목회자들을 통해 큰일을 하실 것으로 믿는다.”라며, <의정서> 발표 이후의 한인 교회와 목회자들의 미래를 낙관적이고 희망적으로 전망했다.

제니퍼 조 목사는 “총회 대의원으로 <의정서>와 관련된 법안이 총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 제안을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장위현 목사는 여러 차례 총회 대의원으로 선출되었고, 지금은 뉴잉글랜드 연회에서 지역감리사로 사역하고 있으며, 성소수자 인권과 권리를 옹호해왔다.

장 목사는 “이 <의정서> 내용이 전혀 놀랍지 않다. 특별총회를 겪으면서 교단은 사실상 분리된 상태였고, 이 제안은 우리의 현실을 정직하게 반영한 첫 단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도를 구하려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으며, 교회의 갱신과 생명력을 가능케 할 변화가 포함되어 있지 않음이 염려된다. 앞으로 예수 운동으로서의 교회, 하나님의 선교를 담당하는 교회로 역량을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의정서> 발표 이후의 교회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관련 기사 보기

다양한 그룹 지도자들의 교단 분리 제안

총감독회가 발표한 보도 자료 보기 

결별을 통한 화해와 은혜의 의정서(The Protocol of Reconciliation & Grace Through Separation)

의정서에 대한 추가 정보 알아 보기(Protocol  FAQ

김응선 목사는 연합감리교뉴스의 Korean/Asian News 디렉터이다. 김 목사에게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615-742-5470 또는 newsdesk@umnews.org로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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