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매년 주현절 이후 첫 주일을 주님의세례주일(Baptism of the Lord)로 지키며, 이날은 교회력에서 세 가지 주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첫 번째로, 교회는 크리스마스 후 13일째인 1월 6일을 주현절(편집자 주: 2025년은 1월 6일이 월요일이기 때문에, 1월 5일을 주현절로 지킵니다.)로 지키는데, 이는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은 행사가 동시에 열리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과거 수년간 주현절은 동방박사의 방문 날, 주님의 세례, 예수께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신 가나의 혼인 잔치를 기념하는 날로 지켜졌습니다. 그러나 제2차바티칸공의회(1962-1965)는 예전(liturgy) 개혁의 일환으로, 주현절(1월 6일)을 동방박사의 방문 날에 집중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결정했습니다.
두 번째는 주현절을 다시 크리스마스 절기와 연결하려는 것입니다. 제2차바티칸공의회는 초대 교회의 대부분이 주현절을 크리스마스 절기의 일부로 지켰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확인했습니다.
또, 주현절에 주님의 세례를 기념하는 대신, 이를 크리스마스 절기의 마지막 행사로 지키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가톨릭과 개신교 교회력에 크리스마스 절기를 12일이 아닌 13일로 변경하였습니다. 여기에 1992년 출간된 연합감리교 예배서가 포함되면서, 연합감리교회도 1월 6일을 주현절로 지키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는 주현절이 끝난 후 <연중시기(ordinary season)>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이 절기는 주현절 후 첫 주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 전날까지 이어집니다. 연중시기의 중심 주제는 “제자들을 부르심”과 “그리스도의 초기 사역”이며, 제2차바티칸공의회는 주현절 이후 첫 주일을 주님의 세례에 중점을 두는 날로 정하고, 주님의 세례에 강조점을 두기로 했습니다.
연합감리교회를 비롯한 전 세계의 많은 개신교 교회는 1992년에 완성된 개정성서일과표(Revised Common Lectionary)와 교회력을 따릅니다. 이 성서일과표와 교회력은 제2차바티칸공의회에서 채택된 가톨릭의 성서일과표와 교회력을 기반으로, 초교파적(ecumenical) 사용을 위해 성서 본문을 공동으로 개발했습니다.
교회력에 따른 주님의세례주일(Baptism of the Lord)은 주현절 후(예, 1st Sunday after the Epiphany) 첫 주일로, 연중시기(ordinary season)를 시작하는 날이자 이 절기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하며, 성회수요일 직전 주일인 산상변모주일은 이 절기의 마지막 날로 또 다른 이정표입니다.
주현절 후 첫 주일인 주님의세례주일과 마지막 주일인 산상변모주일은 기독교 생활의 시작과 정점을 알려주는 이정표입니다. 이 두 주간의 성서일과표는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하신 초기 공생애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복음서입니다. 이 절기 동안 교인들은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친구나 가족을 초대하여 그리스도를 소개하고, 사순절 동안 교육 과정을 통해 제자가 되도록 인도하며, 세례를 받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처럼 주님의세례주일은 2000년 전 예수의 삶과 사역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이들을 초대하여,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삶이 무엇인지 전하는 날임과 동시에 이미 세례받은 사람들도 예수의 말씀을 듣고 그리스도를 따르며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되새기며, 세례를 받을 때 했던 맹세를 되새기며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는 날입니다.
이 기사는 연합감리교뉴스 Ask The UMC의 디렉터인 테일러 버튼 에드워드(Taylor W Burton Edwards) 목사가 편집한 글입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