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와 아시아교회협의회(Christian Conference of Asia)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국가 권력을 장악한 미얀마의 현실에 깊은 우려와 슬픔을 표하고, 미얀마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위로하는 목회서신을 미얀마의 교회들과 미얀마교회협의회(MCC)에 발송했다.
목회서신에는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자유를 향한 연대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빠른 시일 내 되돌아가고, 미얀마의 시민들이 보호받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소망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현재 미얀마 군부가 일으킨 쿠데타와 관련해 국제 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간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평화에 관심을 보여왔던 세계교회협의회와 아시아교회협의회는 깊은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우리는 최근의 상황 전개가 여러분의 나라에서 폭력과 고통의 심화로 이어지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는 미얀마가 민주주의의 길로 신속하고 평화롭게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모든 미얀마 시민의 종교와 신념의 자유가 포함된 인권이 온전히 존중받고 보호받기를 호소합니다.”
서신은 이어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신”(베드로전서 1:3) 그리스도께서 이와 같은 시기에 여러분의 선지자적 증인이 되시어 여러분을 강건케 하시고, 평화와 정의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증거하는 여러분의 사역이 지원을 받아 강화되기를 우리는 기도하겠습니다.”라고 미얀마 교회의 정의와 인권 사역을 향한 지지를 천명했다.
지난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패배한 미얀마 군부는 부정선거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그러던 중 2월 2일 예정된 새 국회 개원 연기에 대한 협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2월 1일 아웅산 수 치 국가 고문(총리 격)과 윈 민 대통령을 체포하고, 집권 여당인 민주주의민족연맹(NLD) 측 고위 인사들을 구금하는 한편, 향후 1년간 국가 비상사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마얀마 군부 쿠데타는 미얀마 민주화 10년 만에 발생한 것이다.
미얀마는 북서쪽으로 방글라데시와 인도, 북동쪽으로 중국, 동쪽으로 라오스 그리고 남동쪽으로 태국이 위치한 5개 국가와 국경을 접한 나라다. 그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지역 간 민족 이동과 문화교류 및 무역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졌고, 특히 인도 불교의 영향을 받아 인구 5,350만 명 중 불교 신자가 87.9%에 이른다. 기독교는 6.2%, 무슬림은 4.3% 정도로 추정하며, 현재 외국 선교사에 의한 미얀마 국내 선교는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미얀마에는 1879년 미국 선교사들이 세운 미얀마 남부감리교회(Lower Myanmar Methodist Church)와 1885년 영국의 통치 시작 시기에 세워진 미얀마 북부감리교회(Upper Myanmar Methodist Church)로부터 이어진 2개의 감리교단이 있다. 연합감리교 세계선교부는 지난 150년 동안 미얀마 남부감리교회와 동역해왔다.
최근 몇 년 동안 로힝야 난민들을 돕는 사역을 해온 연합감리교 세계선교부는 성명을 통해, “세계선교부는 미얀마 감리교인들에게 미얀마의 민주주의 좌절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미얀마 시민의 평화와 평등한 미래를 위해 기도한다.”라고 밝혔다.
연합감리교 위스컨신 연회의 정희수 감독은 미얀마 남부감리교회의 조탄 모야 감독과 함께 2014년 8월 10일 가택 연금 상태에 있던 아웅산 수 치 여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정 감독은 대화를 나누던 중, 수 치 여사가 “감리교 선교사가 세운 감리교 고등학교에 다니던 동안 배운 찬송가와 교회가 가르쳤던 소중한 진리와 정의를 여전히 기억한다.”라고 말하며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한국 군사정부의 인권 탄압에 대한 어두운 기억을 가지고 있는 정 감독은 미얀마의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미얀마가 민주화와 사회발전을 지체하는 군사 쿠데타로 어려움을 당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오래전 아웅산 수 치 여사가 가택 연금 상태에 있을 때 그녀를 방문했던 일이 기억나서 그분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세계 교회가 미얀마 시민들과 연대하고, 군이 조속히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인권이 보호되며, 민주 사회가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한국 군사정부의 인권 탄압에 대한 어두운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간절히 미얀마의 민주적인 발전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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