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 전, 북한과 미국이 서로를 향하여 호전적인 발언을 주고받으며 한반도 전쟁 위기론이 팽배했을 때,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한반도 운전자론을 자신의 외교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을 때, 많은 사람은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바라봤고, 북한은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한국 정부를 비난했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많은 핵 단추를 가지고 있다고 북을 향하여 위협의 발언을 했고, 북의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이 더 큰 단추를 가지고 있다고 이에 대응했다. 마치 어린아이들의 싸움 같은 유치한 말이 오갔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가볍게 여길 수 없는 것이 이는 한반도의 8천만에 달하는 사람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불장난이 현실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일들이 불과 2년이 채 안 되는 시기에 벌어진 일들이다.
그 후로 평창 올림픽과 판문점 도보다리 남북 정상 간의 회담과 회동, 그리고 싱가포르 북미 회담으로 한반도에 훈풍이 부는 듯했지만 실패로 끝난 하노이 북미 2차 회담 이후 다시금 한반도의 평화는 요원한 것이라는 패배주의와 실망이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 있는 이민 사회에도 적지 않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로 시작되어 지난달 30일 전격적으로 성사된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정상 간의 만남과 북미 간의 3차 정상회담, 그리고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최초로 북한 땅을 밟은 역사적 사건이 있었다.
또 그동안 비무장지대를 방문한 미국 대통령은 적지 않다. 레이건, 클린턴, 부쉬, 오바마 등이 방문했는데, 그들은 남과 북의 긴장 상태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군복 점퍼나 방탄복 차림이었던 데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의 대통령과 함께 나란히 비무장지대를 방문했고, 또 군복이나 방탄복 차림이 아니라 평상복 차림으로 그곳을 방문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런 획기적인 사건, 사변적 사건, 또는 역사적 사건, 혹은 JTBC가 표현한 대로 우왕자왕하게 한 사건인,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의 회동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다양한 반응을 나타냈다.
미국 위스컨신연회의 주재 감독인 정희수 감독은 당시 한국 교회 지도들을 위한 영성훈련 교수로 한국에 머무르던 중, 이 만남에 대해 “오늘 역사적인 트럼프 대통령과 감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만남과 회의,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적인 남북미 지도자들의 회동은 대 희망의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북녘의 영토를 밟고, 판문점에서 대화와 미래의 문을 연 것은 우리 민족의 현실에 큰 희망을 준다. 미국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나든 역사적 순간을 주께서 축복하시고 더 구체적인 일들을 이루시길 간절히 기도한다.”라고 정 감독은 말했다.
오는 7월 9일-12일 방콕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포럼에 연합감리교회를 대표하여 참석하는 정희수 감독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조선기독교 연맹 지도자들과 만나고, 대화하고, 사업을 숙의하는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 판문점의 기적 같은 만남이 화해의 꽃을 피울 것을 기대한다.”라고 자신의 소망을 밝혔다.
김정호 목사(뉴욕 후러싱제일교회)는 연합감리교회에서 민주화와 통일운동, 그리고 교회 개척, 후배 목회자 양성, 교회 갱신과 부흥으로 널리 알려졌고, 이민 사회와 미 주류 사회와의 접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목사이다.
김 목사는 이번 회동에 대하여 획기적인 일이고, 미 대통령이 잠시나마 북한 땅을 밟았다는 사실은 기존 인식의 담이 무너지게하는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역사는 진보하고 있는데, 교회가 현실과 역사 인식에 있어서 뒤떨어진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한 김 목사는, “교회의 존재 목적을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 예수 운동이 아니라면 어쩌면 통일문제도 본질이 아니다.”라고 교회가 시대에 맞는 삶과 신앙과 신학의 일치와 실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장위현 목사는 뉴잉글랜드연회의 감리사이며, 연합감리교회 평화위원회 위원장이다.
그는 “대환영이다. 우리가 거의 70여년 동안 응어리진 것을 풀어가는 과정이니 시간이 필요하지만 만남이 중요하다. 기독교 정신이 서로 만나, 막힌 담을 헐고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막힌 담을 헐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담을 헐고 화해와 화평을 이루는 것이다. 만남 없이는 화해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어느 누구도 해보지 못한 것을 해냈다.”라고 이번 만남을 평가했다.
그는 미 주류 언론에서 이번 만남을 해석하는 한인이 없고, 미국 사람들 그것도 백인 일색의 입장만 나오고, “한반도 8천만 명의 평화를 누릴 권한에 대한 언급이 없다.”라며 염려를 나타냈다.
장 목사는 “판문점은 지난 66년 동안 가장 적대적인 장소였고, 긴장과 분단과 냉전의 상징인 곳이었다. 그곳이 지난 1년 사이에 새로운 가능성의 장소가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양국 간의 회담과 3개국 사이의 회동을 거룩한 만남의 순간(Communion moment)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야곱이 에서를 만나러 갈 때, 엄청난 두려움이 있었다. 마지막에 에서가 야곱을 껴안았을 때, 야곱은 자신이 하나님의 얼굴을 본 듯하다고 말했다. 거룩한 만남의 순간이었다. 새 하늘과 새 땅이 한반도에서 벌어진다. 20세기 마지막 냉전과 분단의 장소인 한반도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소망을 말했다.
권혁인 목사는 버클리열린교회의 담임이며 한인총회의 총무다.
그는 이번 양국 간의 회담과 3개국 사이의 회동은 트럼프의 쇼라고 말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문턱(threshold)을 넘었다는 말로 표현했다.
“70여년의 과정에서 한뼘도 안 되는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이번에 넘었다. 계속적으로 그 문턱을 넘어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번 회담은 싱가포르 하노이를 포함해서 한 단계를 넘어가는 과정이고, level up이 되었다”라고 의미를 주었다.
경북대학교 변지수 박사는 “저게 어디 평화를 위한 거냐고, 다 자기들 잇속 챙기느라 쇼하는 건데 순진하게 다 믿냐? 라고 하시는 분들은 세상을 잘못 알고, 잘못 사시는 게다. 잇속 챙기는 거면 어떠냐? 우리 거 챙기면 되지. 잃을 게 많은 사람은 절대 자기 앞마당에 싸움판이 벌어지는 걸 원치 않는다. 평화를 내세우는 게 아니라 평화를 원하는 거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총무인 오일영 목사는 페이스북에 “참 잘했어요! 대화와 평화보다 더 좋은 해답이 또 있을까요?”라고 썼다.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2015년 정년퇴직 후 생명과평화연구소 소장으로 연구 및 강연 활동을 하는 박충구 교수는 “군사적 대립으로 긴장이 넘치던 비무장지대에 군복이 아니라 양복을 입고 나타난 문 대통령과 트럼프의 상징적 의미를 제대로 평가하는 방송이 별로 없었다. 우리 국민만 남북 70년 적대적 관계에서 벗어나 평화와 공존으로 나가는 역사의 발걸음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있다. 그것도 우리가 전적으로 걷는 것이 아니라 럭비공 같은 트럼프를 앞세워서 걷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이 시대를 사는 지성적 크리스천이라면 탈제국주의적 노력, 탈미국적, 탈반공주의, 탈종말론적 비판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주장은 대부분 제국주의의 앞잡이, 미국인의 이해관계를 지켜주는 지식인, 반공주의적 호전론자, 그리고 누군가를 빨갱이로 모는 사냥개 노릇을 하기 쉽다. 이런 사람은 학위 가운을 걸치고 지식인 행세를 즐겨 과시하지만, 대부분 자기의식이 어떻게, 누구에게, 왜 그렇게 길들여 졌는지 스스로 파악할 능력이 없다.”
연합감리교한인총회의 총회장인 류재덕 목사는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북과 미가 서로 만났고, 서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그것이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사건이다. 교회란 믿음과 신뢰를 기초로 한다. 때로는 이용당해도 좋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장된다.”라고 말했다.
희망교회의 공동담임인 가한나 목사는 한반도에서의 새로운 움직임이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순간으로 “20세기의 아군과 적군, 보수와 진보, 흑백논리의 이분법에서 21세기에는 취약하고 불확실하며 복잡하고 모호한 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서로를 인정하면서 그렇게 천천히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딛다 보면 어느 순간, 사람의 계략과 계획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 하나님의 때가 오고, 소수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마음을 움직여 평화를 가져오는 시대가 오고, 통일도 올 것이다.”라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번 판문점 회동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남북미 정상 간의 회동이 깜짝쇼다, 사진찍기용이다, 알맹이 없는 회동이다, 리얼리티쇼의 대가인 트럼프에 놀아난 사건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없지는 않지만, 한반도에 과거와 같은 긴장과 전쟁의 위협이 확연히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정희수 감독은 “우리들의 오랜 기도를 주님이 응답하시고 비핵화와 정전이 이루어지기를 고대한다.”라고 말하고, 그리스도인들이 “북미, 남북의 순조로운 화해와 협력의 역사가 이루어지도록 더 열심히 간구하고 평화를 위해 헌신해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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