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에 파병되어 미군을 섬기는 한인 군목

군인이 본국의 부대에 배치되어 근무하는 것과 다른 나라에 단기 파병되어 근무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이는 미군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단기 파병은 실제 전투를 대비한 훈련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가족을 동반할 수 없고, 자기 소유의 차량도 소유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수행해야 하는 집중적인 임무들로 인한 피로함과도 계속해서 씨름해야 한다.

서울에서 남쪽으로 60여 킬로미터 떨어진 평택에 소재한 주한 미군 육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U. S. Army Garrison Humphreys)는 미8군 사령부가 주둔한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작전을 수행하는 미군들의 기지이며, 미군의 단일 해외 주둔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그 캠프 험프리스에는 지난해 10월 한국에 단기 파병되어 단기 파병된 미군들을 돌보고 섬기는 한인 군목 이두수 목사가 있다. 그는 미국 북일리노이 연회의 정회원 목사로 현재 미군 내 직급은 대위다.  

“한국으로의 단기 파병(deployment)은 한국의 주둔군 군부대로의 발령(assignment)과는 다르다. 연합감리교 목회자가 개체 교회로 파송(appointment)을 받는 것과 임시(interim) 목사로 단기간 섬기는 상황과 비슷하다.”라고 이 목사는 말하고,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내가 미군 군목으로 모국에 파병을 와 있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다.”라고 한국에 파병 와 섬기는 소감을 전했다.  

2020년 10월부터 이 목사가 소속된 여단의 군인들은 가족과 떨어져 한국 평택에 있는 미군 기지에 적응하는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도 극복해야 했다. 현재 그들은 전체 파병 기간의 절반을 마친 상태다.

이두수 목사는 한국에서의 첫날을 미군과 한국군 사이의 의사소통을 돕는 일로 시작했다.

이 목사는 젊은 군인들이 해외의 기지 내에서 지내야 하는 특수성 때문에, 군목들은 그들을 돌보기 위해 쉼 없이 일한다며 군목 사역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파병된 군인들은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며, 무기를 다루는 단체생활을 하기 때문에, 공동체로서의 신념을 굳건히 해야 한다. 따라서 군목들의 가장 소중한 사명은 인종과 국적을 초월해 때로는 자신의 개성을 강제로 박탈당하기도 하는 젊은 군인들의 영혼을 달래주는 것이다.”

이 목사는 파병 부대가 완수해야 하는 단기 임무들이 군대라는 특성상 쉬어야 하는 순간조차 끊임없이 움직이고 작전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군인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상당히 높다고 토로하며, 군인들의 육체적 피곤과 함께 영적인 침체를 염려한다고 말했다.  

군목들이 수행해야 하는 사역의 양 또한 적지 않은데, 미군의 군목 한 사람이 대대의 200-600명, 많게는 1000명까지 돌보아야 할 정도로 최소한의 인원만 파병되기 때문이다.

이두수 목사의 미 육군 3사단 소속 부대의 집무실 모습. 사진 제공, 이두수 목사, 미 육군.이두수 목사의 미 육군 3사단 소속 부대의 집무실 모습. 사진 제공, 이두수 목사, 미 육군.

이 목사는 북일리노이 연회에서 2012-2017년 사이 교회를 섬길 때 배운 “돌봄과 말씀의 나눔”은 군목에게도 가장 중요한 사역이며, 자신이 실천하는 군에서의 목회 대부분이 개체 교회 사역 시절에 얻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고 전했다.

“군목의 사역 중에 특이한 점은 개체 교회를 섬길 때는 경험하지 못한 함께하는 목회(Ministry of Presence)다. 훈련이 없는 날에는 주로 사무 업무와 상담을 하고, 훈련이 있는 날에는 부대원들과 훈련 현장에 함께하는 목회(Ministry of Presence)를 한다. 삭막한 군 생활 가운데 군인들에게 위로의 존재가 되어 주는 것은 군목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다.”라고 이 목사는 군에서의 목회가 지닌 독특함을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군목 사역의 특이점으로 인종과 종교 그리고 문화를 초월하여 군인 개개인을 섬기고 보살피는 일을 들며, 이것이 목회자로서 누릴 수 있는 엄청난 축복이자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인종과 출신 국가, 종교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군인들을 섬기는 것은 축복이요, 보상이며, 엄청난 장점이다. 내가 섬기는 군인들 전부가 기독교인은 아니며, 열심히 교회를 출석하는 기독교인도 전체 대대 인원의 10%가 채 되지 않는다. 그리스도의 종이요 사도로 부름받은 나는 다양한 종교인은 물론 무신론자까지 섬기라는 보내심을 받아 이곳에 와 있고, 이것이 군목으로 섬기는 사람이 누리는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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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무슬림 군인이 수염을 깎지 않아도 된다는 대장의 승인을 받기 위한 공문서 작성을 위해 이 목사를 찾아오기도 하고, 히잡 착용을 허락받기 위해 이 목사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불교도 군인은 기도할 곳을 찾기 위해 그의 사무실을 방문하고, 심지어 종교가 없는 군인들이 먼 길을 걸어와 힘든 훈련 중 위로가 될 만한 성경 구절을 이 목사에게 얻어 가기도 한다.

이 목사는 “개체 교회의 목회자가 어쩔 수 없이 갖게 되는 관계의 한계를 뛰어넘어 차별 없이 목회할 수 있다는 것이 군목 사역의 가장 큰 장점과 아름다움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군목으로 섬기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단기 파병된 젊은 군인들과 그들의 가족 사이에 벌어지는 크고 작은 문제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연말의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 연휴 그리고 2021년 새해 연휴까지의 기간은 단기 파병으로 인해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젊은 병사들에게는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기간이었다. 군목들은 그들이 그 힘든 시기를 잘 견딜 수 있도록 매우 민감하게 돌봐야 했다.

한국계 미군 군목으로서 이 목사는 목회 이외의 사역인 통역, 부대 대대장과 함께 한국 문화 체험(Korean Culture Awareness, 이하 KCA) 프로그램을 격주로 진행하고, 한국 문화의 이해를 높여 미군 병사들로 하여금 원활하고 적절한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증가로 지난 2월부터 잠시 KCA 프로그램이 중단되었지만, 상황이 완화되는 대로 다시 재개할 예정이다.

해외에 파견된 미군들에게 KAC프로그램 못지 않게 중요한 프로그램은 좋은이웃프로그램(Good Neighbor Program, 이하 GNP)이다. 이는 지역사회 단체와의 협력과 친선 활동 등을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여, 미군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고취하고, 미군과 한국인 사이의 우정과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개발된 프로그램이다.

이두수 목사가 소속된 대대 군인들이 야곱의 집에 전달할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했다. 사진 제공, 이두수 목사, 미 육군.이두수 목사가 소속된 대대 군인들이 야곱의 집에 전달할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했다. 사진 제공, 이두수 목사, 미 육군. 

지난 2020년 12월, 군목실의 주도하에 대대 본부에 엔젤트리를 세우고, 험프리스 기지가 있는 평택 지역의 보육원인 야곱의 집 어린이들의 나이와 성별 그리고 그곳의 아이들이 받고 싶어 하는 선물이 적힌 엔젤을 걸어 놓았다. 병사들은 엔절을 단 3일 만에 모두 가져갔고, 12월 21일 군인들은 그 선물들을  군장에 담아 야곱의 집에 전달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에 많은 군인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축복이었다.”라고 이 목사는 말했다.

미8군의 군목 사령관인 캐렌 미커 대령은 한국에서 태어난 이 목사가 파병 군인들이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고, 이곳에서 복무하는 데 큰 힘이 되는 존재라고 말하고, “이두수 목사는 병사들의 영적 건강을 돌볼 뿐만 아니라, 음악적 은사와 풍부한 목회 경험을 바탕으로 예배를 인도하고 있으며, 캠프 험프리의 크라이스트더킹 채플(Christ the King Chapel)에 꼭 필요한 존재다.”라며 이 목사의 사역을 평가했다.

이두수 목사가 소속된 대대의 참모진들이 야곱의 집에 전달하기 위해 준비한 선물 앞에 모였다. 사진 제공, 이두수 목사, 미 육군.   이두수 목사가 소속된 대대의 참모진들이 야곱의 집에 전달하기 위해 준비한 선물 앞에 모였다. 사진 제공, 이두수 목사, 미 육군.  

현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다양한 앱과 화상통화를 통해 파병된 군인들과 가족들이 소통하고 있지만, 여전히 직접적인 만남의 부재는 그들을 힘들게 한다. 이 목사 자신도 한국에 파병 온 한국계 미군 군목들과 가까이 지내며 타향살이 아닌 타향살이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서로를 위로하며 지낸다.

그는 군목으로 부름을 받은 과정을 돌아보며, 훈련소 시절 소대장이었던 브라이언 퉁 대령이 훈련생들에게 했던 말을 기억했다.

“하나님의 방법은 신비롭다. 하나님은 우리를 종종 혼란에 빠지게 하시고, 마지막에 와서야 깨닫게 하시기도 하는 하나님의 방법으로 일하신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비록 힘들고 어렵지만, 만일 우리가 하나님의 길을 성실하게 따른다면, 그 길의 끝에선 우리를 그분은 항상 웃게 만드신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거룩한 신비다.”

이두수 목사는 군목 사역이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을 섬길 수 있는 매우 의미 있고 매력적인 사역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목사는 군목으로 섬기는 연합감리교 목사의 수가 현저히 적다고 말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이 교회 밖에도 있다고 느껴진다면 주저 없이 군목에 지원할 것을 고려하라고 권면했다.

“군목으로서의 사역은 매우 역동적이며 순수한 것이다. 군목 없이 할 수 없는 영역뿐만 아니라 군목이기 때문에 창조해 낼 수 있는 다양한 목회의 기회들이 도처에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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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수 목사는 연합감리교 북일리노이 연회에서 2012년 준회원 목사가 되어 교회를 섬기다가, 2016년 정회원 목사로 안수를 받았다. 2017년 3월 예비군 군목(Selected US Army Chaplain) 사역을 시작했고, 2018년 5월부터 현역 군목(Active Duty Chaplain)으로 섬기고 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109)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읽기 원하시면,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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