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사모’ 영성형성아카데미, ‘사랑하는 나의 딸에게’

(편집자 주: 제2사모들을 위한 영성형성 아카데미가 <사랑하는 나의 딸에게>라는 주제로 2024년 3월 4일(월)부터 8일(금)까지 애리조나주 투산에 소재한 리뎀투어리스트 수양관(Redemptorist Renewal Center)에서 열렸다. 연합감리교뉴스는 여기에 참가한 사람들의 후기를 3번에 걸쳐 소개할 예정인데, 이번 글은 김진아 사모와 박에스더 사모의 편을 싣는다.)

I.

김진아 사모, 사진 제공, 김진아 사모.김진아 사모, 사진 제공, 김진아 사모.

저는 김진아입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 지 1년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 미국 생활에 적응하기에도 버거웠던 시간에 수련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수련회 가기에 아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라, 기대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숙소에 도착했을 때, ‘사랑하는 나의 딸 진아야 어서 와, 기다렸어’라는 환영 문구를 보고서는 ‘아! 준비되지 못한 나지만, 준비된 하나님의 은혜가 있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지나고 나서 보니, 주님은 준비되지 않은 나에게도 하나님의 큰 은혜를 예비해 주신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험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하나님의 사랑받는 딸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남편의 사역을 돕느라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사모로서 성도들을 위로하고, 기도하며, 그들이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임을 느끼게 해주려고 노력했지만, 정작 저 자신이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녀임은 잊고 살았는데, 이번 수련회를 통해, 다시금 제가 하나님의 사랑받는 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성아카데미 프로그램의 한 부분인 경청 모임에서 느낀 것은, 우리가 위로라고 생각하고 하는 말들이 상대방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서로의 아픔을 그냥 들어줌으로써 오히려 어떤 말보다 더 큰 위로가 된다는 것을, 진심으로 경청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고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또 이번 영성형성아카데미에서 처음으로 센터링 침묵 기도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는 하루에 2번씩 20분간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조용히 침묵하며 기도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기도는 방언기도나 부르짖어 소리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제게 침묵 속에 하는 센터링 기도는 약간 생소했습니다.

“하나님 그동안 귀 아프셨겠다.”라며 웃기도 했지만, 센터링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교제가 좀 더 깊어짐을 느끼고, 수많은 생각이 정리되며, 하나님이 저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시는지 귀 기울여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의 후 침묵 기도와 성찰의 시간을 가진 후, 나눔을 통해 많은 사모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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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나이도, 사는 곳도, 사역하는 곳도 다르지만, ‘사모’라는 이름이 우리를 한 마음으로 묶어주었습니다. 목회 현장에서의 아픔, 어린 시절과 현재의 삶 속에서 받은 상처를 나누며, 함께 위로하고 기도하는 모습은 진정 우리가 이 땅에서 이루어가야 할 성도의 교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교재 속에 임하신 임마누엘 하나님의 마음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진심 어린 경청과 침묵 가운데 채워지는 하나님의 진심과 공감을 통한 성도의 교제에서 얻은 위로와 안식은 수련회가 끝난 후 사역지로 돌아가 누군가에게 전해줄 귀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집과 일상으로 돌아온 후, 리뎀투어리스트 수양관에서 가진 4박5일 간의 사모 영성형성아카데미를 돌아보니, 마치 어느 봄날 꿈을 꾼 것 같은 행복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혼자가 아닌 동역자 사모님들과 함께 이 길을 걸어갈 수 있어, 기쁘고, 감사하며 행복합니다.

II.

박에스더 사모, 사진 제공, 박에스더 사모.박에스더 사모, 사진 제공, 박에스더 사모.

저는 시카고 근교에 있는 올랜도팍 제일교회의 박에스더입니다.

저는 제가 받은 많은 은혜 중 하나를 나누려고 합니다.

영성형성아카데미에서 위기와 갈등을 주제로 한 강의가 끝나고 침묵의 시간을 갖던 중 갑자기 눈물이 울컥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보면 부모님이 돌아가신 줄 알 것처럼,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한없이 밀려 올라오는 슬픔, 가슴이 미어지며 사무치는 슬픔이었습니다.

이후 자기 성찰을 발표하는 시간에 발표를 하겠다고 손은 들었으나 입을 열 수 없었던 저는 그저 울기만 했습니다.

과연 어떤 위기였는지조차 스스로 이해하기 힘들었고, 쉽게 설명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다만, 당시 힘들었던 시간으로 돌아가, 그 시간 속에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감정이 순간적으로 폭발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때 당시 일로 생겨난 후유증으로 인해, 심한 기억력 감퇴라든가 사람들과의 자연스러운 대화나, 전화 통화, 심지어 옆자리에 앉는 것조차 피하게 되었다는 저의 마음을 그 자리에 함께한 사모님들과 나눴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음에도, 함께한 사모님들은 모두 함께 울어주셨고, 무엇보다 제가 겪은 위기와 상처를 깊이 공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기 성찰을 통해 깨달은 것은 저에게 생겨난 기억력 감퇴가 일종의 자기방어 기제로 작동되었다는 것과 그것이 제가 너무 힘들어 하나님께 간구했던 기도의 응답이자 은혜의 선물이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제가 그때 겪은 트라우마에 갇혀, 이 모든 것을 숨긴 채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는 것도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찰을 통해 그때의 일을 다시 떠올리게 하시되, 내 안에서가 아닌 밖에서 그때의 일을 저 스스로 다시 바라보며 분석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깊은 침묵 가운데서 하나님은 내면의 깊은 상처를 보게 하시고, 진정한 공감을 통해 제 마음 안팎을 치유해 주셨습니다.

비록 4박 5일이라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사모 영성형성아카데미는 항상 자신보다 다른 이들을 우선순위에 두고 온전히 섬기며, 수많은 상처 속에서도 반듯하게 살아내려 애쓰는 사모님들에게 숨 쉴 수 있는 터가 되어 주었습니다. 이는 치유와 영성을 회복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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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김진아 사모는 피닉스감리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박에스더 사모는 올랜도팍 제일교회를 섬기고 있다. 연합감리교뉴스에 연락 또는 문의를 원하시면, 김응선(Thomas E. Kim) 목사에게 이메일 tkim@umnews.org 또는 전화 615-742-5109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연합감리교뉴스를 받아 보기를 원하시면, 무료 주간 전자신문 두루알리미를 신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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