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k Your Pastor 1: 가인은 어디서 아내를 찾았을까?

(편집자 주: 이글은 도은배 목사가 교인들이 제출한 질문에 대답하는 “Ask Your Pastor” 설교 시리즈1편이다.)

창세기 4:16-26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도은배 목사, 제공 도은배 목사.도은배 목사, 제공 도은배 목사.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지난주에 우리는 이 지역의 노인들을 위해 점심 식사(Senior Luncheon)를 제공하였습니다. 매달 백여 명이 함께 모여 식사하며 교제를 나누는 소중한 사역을 위해 시간을 내어 봉사해 주시는 교우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주 그 점심 봉사 시간에 제 옆에 앉아 있던 탐(Tom)에게 아내 셜리(Shirley)를 어떻게 만났는지 물어보았습니다. 탐은 12살 때 이웃집에 살던 셜리를 보고 첫눈에 반해 18살에 결혼을 했는데 60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사랑에 빠지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참으로 멋진 대답, 멋진 커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생각해 볼 질문도 이와 비슷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제게 보내주신 많은 질문 중에 오늘 제가 선택한 것은 “가인은 어떻게 아내를 만났을까?”(How did Cain meet his wife?)라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인은 아담과 이브가 낳은 첫 번째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가인이 동생인 아벨을 죽이고 하나님께 벌을 받는 장면이 창세기 4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동생을 죽인 대가로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게 된 가인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살해당할 것을 두려워합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가인을 끝까지 보호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아담의 최초 자녀인 가인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살해당할 것을 염려하는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마치 누군가가 이미 그 당시에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다고 하는 암시를 주는 것만 같습니다. 이러한 의문은 다음 장면에서 더욱 커집니다.

 “가인은 주님 앞을 떠나서, 에덴의 동쪽 놋 땅에서 살았다. 가인이 자기 아내와 동침하니, 아내가 임신하여 에녹을 낳았다.”(16-17절)

가인은 에덴을 떠나 놋이라고 하는 지역에 살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아내를 얻어 자녀를 낳았다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입니다. 이 여인은 누구였으며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25절을 보면 아담과 이브가 가인과 아벨 두 아들을 잃은 이후에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또 다른 아들 셋을 주셨다고 기록합니다. 그리고 아들인 셋이 또 에노스라고 하는 아들을 낳았다고 합니다. 아니 도대체 이런 일들이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인류 최초의 인간들이었던 가인와 셋은 어디서 아내들을 구한 것일까요? 암수가 따로 필요 없이 스스로 출산이 가능한 아메바처럼 무성생식이라도 한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답하려는 여러 가지 시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대답도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성경 역시 이 문제에 대하여 확실한 답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우리가 어떤 암시를 얻을 수 있는 구절이 있다면 5장 3-5절입니다 

5:3-5 "아담은 백서른 살에 자기의 형상 곧 자기의 모습을 닮은 아이를 낳고, 이름을 셋이라고 하였다. 아담은 셋을 낳은 뒤에, 팔백 년을 살면서 아들딸을 낳았다.”

아담이 130세에 아들인 셋을 낳았는데 그 이후로 800년을 더 살며 많은 아들과 딸들을 낳았다고 말합니다. 이 구절은 가인과 셋의 아내들의 기원에 대해서는 답을 주지는 않지만 아담과 이브가 단지 아들만을 낳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말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유추는 아담과 이브가 아들인 가인과 아벨을 낳았을 뿐만 아니라 딸들도 낳았을 것이고, 이 딸들이 가인과 셋의 아내들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이것이 가장 합리적인 생각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성경의 저자들이 아담의 아들들인 가인과 아벨, 셋의 이름을 기록하면서 딸들의 존재를 기억하는데 무관심했다고 짐작하게 됩니다. 사실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성경은 전형적인 남성 중심의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창세기에는 아담의 후손과 노아의 자손들, 그리고 아브라함의 자손들에 대한 족보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족보들은 아들들이 아들들을 낳았다는 기록들입니다. 아들에 의한, 아들을 위한, 아들의 기록인 것입니다. 고대 사회가 철저히 남성 중심의 사회였다는 사실을 이해할 때만 가인과 셋이 어디에서 아내들을 얻었는지 이해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시 말하면 남성 중심의 문화 속에 살아간 남성들에 의해 기록된 창세기는 여성들의 존재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닙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것은 불과 백여 년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모든 국가에서 여성은 직업의 기회도 적게 주어지고 임금도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받습니다. 미국에서도 여성은 남성보다 시간당 82센트를 적게 받습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가정 폭력, 성폭력, 심지어는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여성이 가족 구성원들에 의해 살해당하는 일들이 아직도 지구상에 존재합니다. 여성들은 아직도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동등한 기회를 제공받지 못합니다. 우리의 아내와 딸들이 유리 천장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성의 권리를 말하려 하면 페미니즘이라고 공격받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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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성경 역시 이러한 남성 중심의 문화와 역사관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남자와 여자를 동등하게 창조하셨습니다. 그들을 성에 따라 차별하지도 않으셨습니다. 단지 성경이 여성의 존재를 기록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가인이 어떻게 아내를 얻었느냐는 질문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인과 셋이 아내를 어디서 얻었는지 궁금하십니까?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첫 인간 아담과 이브에게 아들들뿐만 아니라 당연히 딸들도 주셨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됩니까?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다고 그들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하신다면 그 질문을 하는 사람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다고 사실이 아니라고 착각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성경보다 크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을 성경의 문자 속에 가두지 마십시오. 우리의 상상과 기대를 넘어서 과거나 지금이나 여전히 살아계시며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십시다. 하나님께서는 성경에 등장하는 위대한 남자들, 기록된 소수의 여성뿐만 아니라 이름조차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여성을 통해서도 동일하게 역사하시는 분이십니다.

저는 두 주일 전에 뜻밖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이 지역 박물관에서 특별 전시회를 하는데 저보고 와서 리본컷팅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내용을 읽어보니 이 지역에서 160년 전에 일본에 선교사로 건너간 도라 순마커(Dora Schoonmaker)라는 여성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미감리교가 일본에 파송한 최초의 여성 선교사였다고 합니다. 그녀가 세운 학교가 지금은 2만 명의 재학생들을 가진 아오야마카쿠인 대학(青山学院大学)이라는 명문 사학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여성이 우리 교회 교인이었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놀라운 일이라 지난 몇 주일 동안 수소문해 보았는데 우리 교인 중에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잊혀진 우리의 자매, 23살의 한 젊은 여성이 160년 전에 일본에 뿌린 씨앗이 이토록 놀라운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기록되지 않은, 때로는 잊혀진 수많은 여성을 통해 역사하셨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그리하실 것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남성들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에게 생명을 주시고 키워주신 여러분의 어머님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아내에게 감사하십시오. 7년을 하루 같이 아내를 사랑한 야곱처럼 여러분의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아직도 유리 천장 속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의 딸들이 아들들과 동등한 기회와 권리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십시다. 그것이 우리가 늘 기도하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위에 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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